文정권엔 단호히 맞서지만, 당원에겐 따뜻… 우수당원 上席 모시고 표창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이장우 전 최고위원 등 주요 전현직 당직의원들이 10일 오후 열린 한국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새해 복을 기원하며 시루떡을 썰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이장우 전 최고위원 등 주요 전현직 당직의원들이 10일 오후 열린 한국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새해 복을 기원하며 시루떡을 썰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올해 6·13 지방선거를 '자유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로 규정하며, 이를 지켜내기 위한 '국민과 함께 싸우는 야당' 전략으로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0일 충남 천안과 대전에서 각각 충남도당·세종시당 신년인사회와 대전시당 신년인사회를 갖고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선심성 공약과 지방토호형 인물을 내세워 각개전투를 벌이기보다는, 야당답게 큰 '프레임'을 설정하고 공중전으로 싸워나가는 선거전략을 펼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이 정권에서 하는 모습을 보라"며 "최근 진보좌파 진영이 주축이 된 헌법(개정)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헌법 내용을 보면 이 나라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포기하고 사회주의적 경제체제로 몰아가 나라 체제를 한 번 바꿔보겠다는 내용"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방송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포털을 장악하고 여론조작을 통해서 이 나라를 사회주의공화국으로 바꿔나가겠다고 한다"며 "좌파사회주의체제로 가는 것을 막는 게 이번 선거의 본질"이라고 단언했다.

    장소를 옮겨가며 축사를 했지만 지역맞춤형 약속은 없었다. 이는 '무엇무엇을 해주겠다'는 과거 집권여당식 선거전략으로는, 새로이 정권을 잡아 이제 막 2년차에 들어선 정부·여당을 이겨낼 수가 없으므로 아예 '프레임'을 설정해 판을 뒤바꾸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처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라는, 6·13 지방선거의 큰 뼈대를 세운 홍준표 대표는 집권 2년차를 맞아 문재인정권의 실정(失政)에 실망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우군(友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포석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앞서서는 한국당과 충남도 소상공인연합회 간의 MOU(업무협약) 체결식이 있었다.  홍준표 대표는 업무협약서 교환 직후, 참석자 전원과 함께 기립해 소상공인이 힘을 내라는 뜻에서 "파이팅" 세 번을 외쳤다.

    최저임금의 무모한 인상과 증세(增稅) 논란 등으로 인해 민심이 정권으로부터 이반하는 것을 감지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한국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주요 당직의원들이 10일 오후 열린 한국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원들의 새해 복을 기원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주요 당직의원들이 10일 오후 열린 한국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원들의 새해 복을 기원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홍준표 대표는 실제로 이날 "과거 손가락질받았던 기득권정당·웰빙정당의 구조에서 벗어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금년부터 다시 하게 된다"고 천명했다.

    이어 문재인정권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가리켜 "방금 협약한 소상공인·자영업자 700만 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며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한 줌도 안 되는 자신들의 편을 위한 정책을 펴나가는 게 이 정부의 정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정권을 향해서는 단호한 어조로 지속적인 맹비판을 날리면서도, 지난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실망하고 가슴아파했을 당원들을 향해서는 한껏 몸을 낮췄다.

    이날 충남도당과 대전시당 우수당원 표창은 홍준표 대표가 일일이 직접 표창장을 건넸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자신이 청중을 등지고, 표창받는 우수당원들이 청중을 바라보도록 해서 눈길을 끌었다.

    단상이 있는 경우, 청중을 바라보는 쪽이 상석(上席)의 위치가 된다. 이 때문에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사회자가 맨처음에 홍준표 대표가 청중을 바라보며 표창장을 수여하도록 우수당원이 청중을 등지는 자리로 안내하려 했으나, 홍준표 대표가 손짓을 여러 차례 하면서 표창받는 우수당원을 굳이 상석의 위치로 모시게끔 했다.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탄 우수당원에게는 굳이 단상 위로 올라오는 번거로움이 없도록, 홍준표 대표 본인이 직접 단상 아래로 내려가 몸을 굽히고 눈높이를 맞추며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정권에는 단호하게 맞서되, 당원들 앞에서는 한없이 몸을 낮춰 사랑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의지는 지난 잘못을 우회적으로 성찰하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단결을 당부하는 대목에서도 읽어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대표는 "세상이 우리에게 상당히 어렵게 돌아간지가 1년이 넘었다"고 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 사태를 간접적으로 가리키며 "더 이상은 우리들이 잘못을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는 자유한국당이 돼서, 대전시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 대전의 당원들이 중심이 돼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지키는 이번 6월 선거에 앞장을 서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