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반도 도시철도역, 中공안 상주·직접 관리 시도에 반발
  • ▲ 홍콩에서는 지난 1월 1일(현지시간) 中공산당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홍콩 SCMP 보도영상 캡쳐-英로이터 TV
    ▲ 홍콩에서는 지난 1월 1일(현지시간) 中공산당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홍콩 SCMP 보도영상 캡쳐-英로이터 TV


    2018년 벽두, 한국 국회에서는 헌법에서 ‘자유’를 빼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AFP통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 호주 ABC 방송 등은 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 시민 수천여 명이 中공산당의 홍콩 내정 간섭과 독재정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中공산당 정권의 억압 통치에 분노한 시위대 수천여 명이 시내를 가득 매웠다”고 전했고, 홍콩 SCMP는 “시내 중심에 있는 시민 광장에서는 분노한 시위대가 경찰을 에워싸고 몸싸움을 벌였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이 1월 1일부터 1만여 명 가까이 시내 중심가에 모여 시위를 벌인 이유는 中공산당 정권이 새해부터 홍콩 도시 철도 일부 역사에 대해 본토의 법률을 적용하려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中공산당 정권이 본토 법률을 적용하려는 도시철도 역은 광저우省 셴젠 지역과 연결되는 도시고속철도역이라고 한다. 셴젠은 중국 본토 사람들이 홍콩으로 몰래 들어올 때 거치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中공산당은 이곳과 연결되는 홍콩 도시철도역을 본토의 공안과 이민국 관할 아래 두려고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철도역이 홍콩의 유명 관광지인 ‘구룡반도’의 항만과 접해 있다는 점이다. 중국 본토와 가까운 홍콩 북쪽에서 멀리 떨어진 철도역을 단지 셴젠과 연결된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본토의 법률을 적용하겠다고 하자 홍콩 시민들이 불안과 분노에 떨며 들고 일어난 것이었다.

    홍콩 시민들은 中공산당의 이 같은 조치가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中공산당이 내건 “향후 50년 동안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관철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보고 들고 일어난 것이다.

    홍콩 SCMP와 프랑스 AFP통신 등은 “반자치령에 가까운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일국양제’를 유지하겠다는 中공산당 정권의 약속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는 보기 어려운 언론의 자유와 독립적인 사법 제도를 누려 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민주화 운동가들을 투옥하는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홍콩 시민들은 中공산당 정권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이 지적한 ‘일련의 사건’이란 中공산당이 선거에 공공연히 개입, 친중파 정치인을 행정장관으로 앉히고, 2014년 7월 ‘우산 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 등의 민주화 운동가들을 투옥하거나 가택연금하는 등의 억압을 가한 일들을 의미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아 웡’도 이날 시위에 합류했다”면서 “그는 中공산당 정권의 행태가 2018년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홍콩 시민들은 中공산당 정권의 압제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문맹인 사람에게 법치를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인지 이번 사건을 통해 알게 됐다. 홍콩은 심각한 생존의 위협에 처해 있다”는 한 시위 참석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홍콩은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자치권을 점점 빼앗겨 왔다. 中공산당은 지난 5년 사이 홍콩의 행정수반을 뽑는 선거인단 구성 규정을 고치는가 하면 홍콩 시민들로부터 언론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빼앗기 시작했다. 일부 출판사와 언론인들은 中공산당에게 납치돼 본토에서 고문을 받기도 했다. 2014년 7월 ‘우산 혁명’은 이 같은 中공산당의 억압과 직접 통치 시도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의 분노 표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홍콩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시진핑 시대의 中공산당은 홍콩을 하나의 ‘쇼케이스’로만 볼 뿐 시민들의 자유나 권리 등에 대해서는 무관심한데다 여차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때문에 향후 홍콩 시민들과 中공산당 간의 정면 충돌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