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론' 판정승했지만, 연대론과 충돌 가능성 여전손학규 "반패권, 범개혁, 중도세력 통합해야"
  • ▲ 국민의당 대선주자로 확정된 안철수 전 대표가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대선주자로 확정된 안철수 전 대표가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 공식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를 해결한 안철수 전 대표에게 이제 지지도 상승이라는 두 번째 숙제가 찾아왔다. 

    안철수 전 대표는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락연설에서 "안철수의 시간이 오니,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라며 "국민통합의 시간이 오니 패권의 시간이 가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어둠이 물러가서 해가 뜨는 것이 아니라, 해가 떠서 어둠이 물러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편 가르기를 끝장내야 미래로 갈 수 있다. 분열주의와 패권주의로는 나라를 바꿀 수 없다"며 "낡은 과거의 틀을 부숴버리고,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 되겠다"고 대선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와 친문(親문재인) 세력을 어둠과 패권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앞장서 타파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각 정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지난 한주, 이른바 '슈퍼 위크'동안 안철수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른바 '재인산성'을 넘지 못한 안희정 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일부 여론조사의 문재인 전 대표와 가상 양자대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등을 거치며 야권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야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대선승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중도보수층을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더 왼쪽으로 치우친 문재인 전 대표보다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성,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며 거침없는 안보행보를 하는 것도 '안보는 보수'를 내세웠던 본래의 정체성과도 어긋나지 않는다.

    최근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이 집권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추대하겠다고도 말해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에서는 이를 놓고 '다분한 보수표 노림수'라고 비하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이러한 제안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당이 이미 친문 패권세력에 장악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고, 줄 잘 서는 사람을 쓴다.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을 널리 찾아 쓰겠다"며 "편가르기 정권이 아니라, 실력 위주의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미국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 구축 등 시급한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반기문 전 총장보다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발언이 단순히 '반기문 특사'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적재적소에 걸맞은 인물을 기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또한 경선 기간동안 고수했던 '자강론'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 탄핵 반대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를 하지 않겠다"라며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지지율이 낮을 때도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주장했다. 단 한 번도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았다"라며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결선투표 해주실 때가 됐다.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과반 지지 넘는 대통령 만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가 후보로 확정되면서 당분간 다시 '자강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손학규 전 대표와 박주선 국회 부의장 등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아 여전히 잠재적 갈등을 남겼다는 분석이다. 

    손학규 전 대표는 승복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2주 전에 우리가 갖고있는 70%를 내주더라도 야권 통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우리는 반패권, 범개혁, 중도세력을 통합해서 특권, 세습, 파벌정치세력의 집권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