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박시환, 이홍훈 전 대법관 이름 가장 많이 나와
  • ▲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전 대법관. ⓒ 연합뉴스
    ▲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전 대법관. ⓒ 연합뉴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특검법’이 23일 공포되면서, 야당이 추천할 2명의 특검후보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검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각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찾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두 당이 원하는 인물상이 서로 달라, 야권이 특검 추천 후보자를 확정하는데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야당이 추천한 후보자를 박근혜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것인지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만약 중립성 훼손을 이유로 박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하고, 야당에 후보 추천을 다시 요구한다면, 탄핵으로 가닥을 잡은 정국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야당이 이런 사정을 고려해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를 추천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청와대도 지나치게 편향된 인사만 아니라면 야당의 추천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 추천 후보자 임명을 놓고 극심한 대립이 벌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야권에서 자천 타천으로 후보군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유력 후보자는 대략 10명 안팎이다.
    더민주는 전직 대법관 혹은 법관 출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민의당 주변에서는 호남출신 전직 검사장의 이름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는 법조인은 김지형, 박시환 전 대법관이다.

    이 둘은 대법관 재임시기가 거의 같으며,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이홍훈 전 대법관, 김영란·전수안 전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리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11년 11월까지 대법관을 지낸 김지형 전 대법관은 노동법 전문 법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법복을 벗은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이 다수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지평 고문변호사로 영입됐으며, 서울지하철 구의역 사고 당시,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박시환 전 대법관은 2011년 11월 퇴임 이후, 대부분 대형로펌 고문변호사로 영입되거나 로스쿨 원장 혹은 석좌교수로 옮기는 관행을 깨고,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전임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았다. 박 전 대법관은 법원 내, 속칭 진보성향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두 사람과 함께 또 다른 '독수리5형제' 멤버인 이홍훈 전 대법관의 이름도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쪽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이홍훈 전 대법관은 2011년 5월 퇴임 후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로 영입됐다. 최근까지 법조윤리위원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4월부터 한국신문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 3명의 전직 대법관 이외에,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한 이광범 변호사(L.K.B & Partners 대표변호사)의 이름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이광범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뒤 2011년 1월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광범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인사실장, 사법정책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 요직을 모두 거친 엘리트 법관으로, 2005년 우리법연구회를 창립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 변호사는 법관 퇴임 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특검을 맡았으며,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광우병파동 당시 MBC 피디수첩 제작진 기소를 놓고 검찰 지휘부와 갈등을 빚은 임수빈 변호사(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야권 성향으로 알려진 김상준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의 이름도 여의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각각 선호하는 ‘출신’이 다르다는 점이다.

    더민주에서는 앞서 언급한 전직 대법관 출신을 비롯해 법관 경력 변호사들의 이름이 자주 나오는 반면, 국민의당에서는 호남에 뿌리를 둔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의 이름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이 염두에 두고 있는 특검 후보군은 김지형, 박시환, 이홍훈 전 대법관 외에 문성우 전 대검차장, 명동성 전 서울중앙지검장,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후보 추천을 놓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견해차가 있어, 양당이 합의를 하는데 다소간 시일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4명의 특별검사보 및 20명에 이르는 파견검사와 관련해서도, 여러 사람의 이름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은 특별검사가 임명을 한다는 점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공개적으로 이름을 입에 올리지는 않고 있다.

    2명의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은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내주 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