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웅 연출 "원래 희비극, 원작에 충실한 작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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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덕스러운 달에 우리의 사랑을 맹세치 마세요. 당신의 가슴에 대고 우리의 사랑을 맹세해주세요."

    올해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많은 리메이크 공연이 쏟아지는 가운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는다.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름다운 시적 대사와 극적 효과를 통해 전 세계 대중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장르로 변용돼왔다.

    이번 공연은 '페리클레스', '한 여름밤의 꿈', '해롤드앤모드' 등 연극 한류를 이끄는 양정웅 연출과 '스위니토드', '베르테르', '레베카', '모차르트' 등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공간 활용으로 정평이 나있는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의기투합했다.

    양정웅 연출은 14일 오후 한남동 블루스퀘어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에서 "보통 비극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원래 희비극이다. 그간 원작의 엑기스를 가지고 각색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셰익스피어가 가지고 있는 본질의 매력, 화려한 수사 등을 잘 살려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특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명성에 버금갈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타이틀롤을 맡은 박정민(로미오 役)과 문근영(줄리엣 役)을 비롯해 손병호(로렌스 신부 役), 서이숙-배해선(유모 役), 김호영-이현균((머큐쇼 役), 양승리(티볼트 役), 김찬호(패리스 役), 김성철(벤볼리오 役) 등 10인이 캐스팅됐다.

    2010년 연극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무대에서 서는 배우 문근영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집안의 반대와 사회적 굴레를 뛰어넘어 죽음까지 불사하는 매혹적인 줄리엣으로 변신한다. 이날 "'로미오와 줄리엣'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하고 무섭다"면서 "6년 전 연극을 통해 자극이 되고 성장할 수 시간이어서 그런 기회를 꼭 다시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인 호흡을 맞추는 '로미오' 박정민에 대해 "늘 책에서 보던 손잡고 입맞추는 느낌 때문에 로미오에게 첫 눈에 반하는 것 같다"며 "박정민표 로미오의 매력은 구수함이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최고의 매력이다"고 덧붙였다.

    영화 '동주'로 2016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충무로의 블루칩 박정민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제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몰랐다 좋은 선후배들과 호흡 맞춰 즐겁고, 훌륭한 공연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전했다.

  • '로미오와 줄리엣'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하면서도 그들이 두 원수 집안의 자녀라는 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세기의 로맨스로 자리잡았다. 박정민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책속 로미오를 최대한 현실적으로 끄집어내고 싶다"고 했다.

    러브스토리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늘날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이 시대의 불가능한 사랑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두 남녀가 보여준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과,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는 불꽃같은 열정 때문일 것이다.

    이에 '로렌스 신부' 역을 맡은 손병호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400년이 됐음에도 계속 공연되고 있는 데는 보편 타당성의 논리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사랑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어디서도 빠질 수 없는 명제이다. 셰익스피어가 왜 이 시대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이번 연극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문근영은 "줄리엣이 자기의 속마음을 고백하고, 이를 로미오에게 들키는 발코니 장면이 개인적으로 아름답고 기대되는 장면이다. 그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다"라며 작품의 명장면을 꼽았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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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뉴데일리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