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共 등 주변4강 대사 연쇄 접촉 예정… 中共엔 불법조업 문제도 제기할 듯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사진)는 12일 국회에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와 접견해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사진)는 12일 국회에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와 접견해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태풍 '차바' 피해 지역 방문으로 단식 후 정치 행보를 재개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주변 4국과 접촉을 시작하는 등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2일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를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이정현 대표는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 이어가고 북핵을 고도화해가면서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북한의 핵을 억제하는데 러시아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티모닌 대사는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목격하게 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북한의 핵 활동을 반대한다는 러시아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북핵 억제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과는 달리, 북핵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는 양자 간의 이견이 노출됐다.

    티모닌 대사는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으로, 또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이 글로벌 미사일 방어체계(MD)의 일환으로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기획을 러시아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그와 같은 (사드 배치)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공개 대화 중에 외교관례와는 달리 상당히 직설적인 어투로 러시아 측의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이 전달된 것이다. 티모닌 대사도 이를 의식한 듯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우리의 외교 파트너인 한국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이라고 운을 떼기도 했다.

    이후 이정현 대표와 티모닌 대사의 접견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정현 대표는 티모닌 대사와의 비공개 접견 시간의 대부분을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러시아 측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하는데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는 티모닌 대사가 돌아간 뒤 취재진과 만나 "비가 오는데 비를 그냥 맞을 사람도 없을 것이고, 우산을 쓴다고 흉보는 사람도 좀 이상하지 않느냐"며 "북한이 핵의 비를 쏟아붓는 상황에서 그걸 막는 우산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티모닌 대사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북한의 핵을 빨리 포기하게 하는 게 순서상으로 우선"이라며 "성명이나 논평만 내면서 북핵 개발이 계속 진전되게 하고, 정작 방어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대표는 향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국 대사 △추궈훙 주한 중화인민공화국 대사 등 주변 4국 외교관들을 계속해서 연쇄 접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해 야기된 한반도 안보 상황의 불안정 뿐만 아니라 양국 간의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현 대표는 앞서 이날 인천 만석부두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실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그동안 고위급 회담에서 불법조업과 관련해 지속적인 요구를 해왔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며 직접 이 문제에 나설 뜻을 비쳤다.

    아울러 "(불법조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특히 필요하다"며 "중국이 (출항할 때) 단속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