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우상호, 박지원에게 또 의문의 1패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이 예정된 13일, 국민의당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동에 관한 훈수가 난무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모처럼 대화와 소통의 자리가 마련됐으니 국민들이 '잘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국회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뒤이어 천정배 대표도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자세 변화"라며 "대통령은 국회에 대한 지배를 포기하고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 인정하면서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평소 공개 모두발언을 자주 하지 않던 박주현 최고위원도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았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노동개혁법·경제활성화법·세월호특별법·김영란법 등의 현안을 열거하며 "여야 간의 입장차가 확연한 의제가 산적해 있다"고 운을 뗐다. 의제에 관해서는 전날 국회를 방문한 현기환 정무수석과, 이를 만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모두 신중한 자세를 취했는데, 먼저 의제를 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기획한 '소통'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아닌, 실체가 있는 만남이 돼야 한다"며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가적 난제를 청와대와 국회가 함께 풀어나가라는 국민의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외곽에서 이런저런 주문이 쏟아진 것과는 달리, 정작 청와대로 향할 당사자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러 당에서 '무슨무슨 말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나는 대통령을 모셔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께 드릴 말씀을 사전에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이것은 지켜야 할 금도이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저런 의제를 늘어놓으며 주문을 한 회의 참석자들의 모양새가 다소 이상해졌다. 아울러 청와대 회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이야기를 밝혔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멀리 광주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던 중 '의문의 1패'를 당하게 됐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아예 공개 모두발언조차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간의 회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다. 회동은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회동을 마치고 국회로 복귀한 뒤 과거의 전례에 따라 각자 회동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