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틀빅픽처스
    ▲ ⓒ리틀빅픽처스

     

     영화 ‘엽기적인 그녀2’가 전작에 이어 15년 만에 재탄생됐다. 영화의 중심이 됐던 여주인공이 전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배우 전지현 만큼의 매력으로 이야기를 색다르게 꾸밀 인물로는 빅토리아가 낙점됐다. 곽재용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조근식 감독의 예상치 못한 캐스팅은 일찍부터 세간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에서 탈피해 그가 선보일 면모는 견우(차태현 분)와의 케미로 어떻게 작용할까. 또 전지현과는 얼마나 다른 차원의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줄까.

    ‘엽기적인 그녀 2’는 평생의 운명인 줄로만 알았던 첫사랑의 엽기적인 ‘그녀’(전지현 분)가 떠난 후 ‘견우’가 실연, 백수, 돈 ‘3고’에 시달리던 중 새로운 엽기적인 ‘그녀’(빅토리아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신혼 수난기를 그린다. 영화는 1편보다 더욱 강력해지고 살벌해진 그녀를 등장시키며 견우의 인생을 또 한 번 뒤흔들어 놓는다. 

    지난 2001년 ‘엽기적인 그녀 1’에서는 이전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전무했던 캐릭터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우며 파격적인 장면들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바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그녀는 만취한 상태로 지하철에 올라 면식도 없는 아저씨의 머리 위로 토를 쏟아내 보는 이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견우와 캠퍼스 커플로 발전한 후에도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하이힐을 신기는가하면 클럽에 교복차림으로 입장하는 등 상식을 뛰어넘는 각종 기행들로 견우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당황스러움을 연신 유발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전지현이 있었다. 여배우로서 결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완벽한 캐릭터로의 몰입으로 당시 신인이었던 전지현은 금새 톱스타 반열에 들어서게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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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엽기적인 그녀 2’에서는 빅토리아가 전지현과 약간은 다른 색깔로 ‘그녀’의 엽기성을 강조한다. 엽기 코믹이라는 영화의 특색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전지현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는 차별화된 캐릭터 표현이라는 숙제를 안았지만, 빅토리아가 연기한 그녀는 꽤 안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극중 중국인인 그녀는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 한국까지 찾아올 정도로 당차고 행동력이 강하다. 그녀는 견우를 보다 훌륭한 남편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그만의 방법으로 엽기적인 내조를 펼친다. 전편의 그녀가 견우를 연인으로서 자신의 입맛대로 변화시키려 했다면, 이번 편에서 빅토리아는 아내로서 견우를 한층 나은 남자로 발전시키려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 국제결혼을 하는 과정에서 다문화적인 요소와 배경을 곳곳에 보여준다는 점은 ‘엽기적인 그녀 1’보다 더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실제 중국인인 빅토리아가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중국 시장을 겨냥, 이국적인 감각의 유머로 국내 관객들에게는 색다른 재미가 선사되리라 전망된다.

    빅토리아가 표현할 그녀에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 앞서 빅토리아는 중국에서 드라마 ‘잃어버린 성의 왕자’, ‘한동’, ‘아름다운 비밀’, ‘환성’으로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활동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출연작마다 시청률도 높아 인기와 몸값 또한 증가, 중화권에서는 일찍이 입지를 다져놓은 그다. 최근에는 저장위성TV의 ‘견진기연’에도 캐스팅된 상태다.

    다수의 리얼 예능 프로그램으로 익히 드러난 빅토리아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매력이 ‘그녀’ 캐릭터로 유쾌하게 폭발할 것임은 예측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청순가련형 여주인공도 좋지만, 기분 좋은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발랄한 여주인공을 보는 재미도 최근의 관객들은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