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vN '기억' 방송화면 캡처
    ▲ ⓒtvN '기억' 방송화면 캡처

    ‘기억’에서 배우 이성민이 전노민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22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11회에서는 박태석(이성민 분)이 이찬무(전노민 분)와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태석은 한 몽타주를 들고 이찬무를 찾아왔다. 해당 몽타주는 신재하(현욱 역)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박태석은 “아는 사람입니까? 이 자식이 동우를 죽인 범인이란 말입니다”라고 뺑소니 사건으로 사망한 아들의 사건을 들췄다. 하지만 이찬무는 “현재로선 날 만나러 왔던 인물이 범인이라는 확신은 할 수 없어”라고 반박했다.

    이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박태석은 “그 놈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압니다. 왜 왔습니까?”라며 “부도났다는 회사명도 알려주세요”라고 이찬무가 그와 만난 이유와 정보를 캐물었고, 이찬무는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라고 잡아뗐다.

    박태석은 “바로 어제 법률 자문을 구하러 왔는데 모르겠다고요?”라며 어이 없어했고, 이에 이찬무는 “박변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 그 친구도 누군가의 아들이야. 그 친구 정서도 불안하고 상황이 너무 안 좋아”라고 도리어 신재하를 무고하다는 식으로 옹호했다.

    자신이 원하던 답과는 전혀 다르게 말하는 이찬무에게 박태석은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립니까”라고 따졌지만, 이찬무는 “나도 자식 있는 아버지야. 나도 박변 심정 아니까 내가 도울게. 내 말대로 해”라고 끝까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럼에도 박태석은 “형님 마음 아는데, 내가 해결해야 합니다. 동우를 위해 한 것이 없었어요”라며 그 나름대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기억’은 본격적으로 아들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려는 박태석과 이를 덮으려는 이찬무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통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태석은 친형님처럼 믿고 따르던 이찬무를 압박하기까지 하지만, 이미 이해관계로 얽힌 이찬무는 박태석의 호소를 무시할 뿐이었다.

    이찬무의 “나도 자식 있는 아버지”라는 대사는 이기심으로 점철된 거대한 가림막과 그것이 건넨 달콤한 유혹 앞에 무너진 인간의 추악함을 단번에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박태석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이찬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결국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적 의리도 져버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 이는 단순히 이찬무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억’은 인물들 각각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속내를 넌지시 보여주며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큰 세력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처절하고 비정한 사회적 구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 과연 ‘기억’은 극중에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박태석을 더욱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한편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지키고 싶은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금, 토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