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븐시즌스 제공
    ▲ ⓒ세븐시즌스 제공

    공연장에 어둠이 깔리고 노란색의 꿀봉(블락비 응원봉)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흔들렸다. VCR 영상 후 무대 뒤 그룹 블락비의 실루엣이 비추자 BBC(블락비 팬클럽)의 함성을 더욱 커졌다. 그룹 블락비와 BBC는 1년 7개월 공백의 갈증을 150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속 시원하게 풀어냈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블락비의 단독콘서트 ‘블록버스터(BLOCKBUSTER)’가 개최됐다. 이날 블락비는 ‘몇 년 후에’부터 ‘무비스 오버(MOVIE'S OVER)’까지 총 25곡의 무대를 꾸몄다.

    가장 눈에 띈 점은 곡의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테마가 꾸며졌다는 점. 오프닝은 빛의 시계로 포문을 열어 고대이집트, 중세, 르네상스, 산업혁명, 2차 세계대전, 착륙‧아폴로, 시계 등 시간의 흐름순으로 꾸며졌다. 

  • ▲ ⓒ세븐시즌스 제공
    ▲ ⓒ세븐시즌스 제공

    이번 공연은 블락비가 체조경기장에 첫 입성했다. 멤버 유권은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하며 콘서트를 위해 그간 볼 수 없었던 음악적 면모를 선보였다. 때론 강렬하고 악동 같은 모습으로 무대를 꾸미다가도 달콤한 음색으로 팬들의 귓가를 속삭인 것.

    쉴 틈 없이 9곡의 무대를 선보인 블락비는 멤버 각자의 근황을 전했다. 피오, 유권, 비범은 지난해 유닛그룹 블락비 바스타즈로 활동한 바 있다. 특히 유권은 “일본에서 뮤지컬 두 작품을 했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뮤지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경과 태일, 지코는 각종 프로그램 출연 소식을 전하며 공백 동안 종횡무진 활동을 했음을 알렸다. 

    블락비 멤버들은 개개인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기도. 지코와 비범이 함께한 ‘유레카’, 박경과 재효가 뭉친 ‘보통연애’까지 따로 또 같이 무대를 선보인 것. 특히 박경과 재효의 ‘보통연애’ 무대에서는 재효가 여장을 해 볼거리와 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리스너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너는 나 나는 너’는 지코 뿐만 아니라 재효를 비롯한 멤버들이 함께해 유쾌한 무대를 선사했다. 홀로 꾸민 솔로무대임에도 불구하고 태일은 ‘사랑이었다’를 열창,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로 가득 채웠으며, 바스타즈는 ‘찰리채플린’ ‘노바디 벗 유(NOBODY BUT YOU)+배째’ ‘품행제로’ 무대로 분위기를 가열시켰다.

  • ▲ ⓒ세븐시즌스 제공
    ▲ ⓒ세븐시즌스 제공

    다채로운 무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곡 관련 영상과 함께 미니앨범 수록곡인 ‘워킹 인 더 레인(W. In the rain)’를 공개해 4월 중 발매되는 새 앨범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어진 ‘보기 드문 여자’ ‘잭팟(JACKPOT)’ ‘가서 전해’ 무대에선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열렬한 함성소리를 자아내 함께 떼창 하도록 만들었다. 

    공연말미, ‘닐리리맘보’ ‘난리나’ ‘베리 굿 러프(VERY GOOD ROUGH)’, ‘무비스 오버’ 무대에 앞서 블락비는 “신인시절, 꿈의 무대라고 생각했던 체조경기장에 입성해 굉장히 기분 좋은 날이다. 콘서트 이후 1년 7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다.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다른 곳에서 콘서트하는 것 보다 한국에서 할 때 더 긴장된다. 하지만 여러분의 환호에 힘입어 열심히 했다. 앞으로 시야가 보이지 않는 좌석까지 열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또 “걱정이 많았지만 꿀봉을 흔드는 여러분의 모습에 힘내서 컴백할 수 있을 것 같다. 조만간 멋있는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다짐하며 “더 이상 벌 받는 것에 두렵지 않다. 여러분들이란 ‘벌(팬 명칭)’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마지막까지 훈훈한 분위기를 더했다.

    한편 블락비는 오는 3일까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를 열며, 이후 미니앨범 발매와 함께 본격적인 컴백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