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내 확성기 방송대상은 제한적‥북한 주민대상으로 확대시점
  • ▲ 대북방송용 스피커.ⓒ뉴데일리DB
    ▲ 대북방송용 스피커.ⓒ뉴데일리DB

    지난 6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자, 우리 군은 이틀 뒤 '대북 확성기'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군은 자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한편, 13일에는 대남전단까지 살포하며 맞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북한군의 대남전단 살포는 5일째 계속되고 있다. 군에서는 현재까지 살포된 대남전단이 100만여장에 달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DMZ 확성기 방송은 소극적, 北 '내성'만 키울 수 있어" 

    북한군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도발'을 전개하고 있다.그러나 우리군의 대응은 매우 수동적이다. 이에 김정은 정권이 ‘충격과 공포’에 떨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대북방송은 매우 수동적이고 소모적이라, 북한의 '내성'만 키우는 꼴이라는 지적도 있다.그런 차원에서 다수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제는 우리 정부도 북한의 '오판'에 단독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말한다.민간차원에서 해왔던 ▲대북전단 살포는 물론, ▲민통선 안에서 드론·전단탄·무인항공기(UAV)를 사용하고, ▲고성능 전광판 설치, ▲북한 전역에 라디오와 TV 전파를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차세대 기동중계기인 '코만도 솔로(EC-130J)'를 활용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 ▲ 대북방송용 장비.ⓒ뉴데일리DB
    ▲ 대북방송용 장비.ⓒ뉴데일리DB

    현재 북한군을 괴롭히고 있는 '대북 심리전'의 경우,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3년 전방 지역에 설치된 확성기가 모두 철거 되면서 지난해 '대북방송'이 재개되기 전까지 장기간 중단돼 왔다.

    하지만 민간 차원의 대북방송은 꾸준히 전파를 송출하면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 2004년 4월 20일 탈북 군인 등이 모여 설립한 자유북한방송과 이후 개국한 열린북한방송, 북한개혁방송 등이 그들이다.

    그 중 자유북한방송은 탈북 군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대북 심리전에 가까운 콘텐츠로 북한 정권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건 "주민과 인민군이 김정은 배반"

  • ▲ EC-130J 코만도 솔로 III.ⓒ미 공군
    ▲ EC-130J 코만도 솔로 III.ⓒ미 공군


    북한이 두려워하는 건 '통치 자금'이 고갈되는 것과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되는 것이지만, 또 하나 두려워 하는 것은 전후방 주민과 인민군이 북한 통수권자인 김정은을 배반하는 일이다.

    때문에 우리군 차원에서 '코만도 솔로' 같은 장비를 이용하면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TV와 라디오 방송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 김정은 체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군 수뇌부는 이같은 '압력 수단'을 총동원할 수 있도록 신속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코만도 솔로'의 주임무는 적 통신망을 교란해 아군에 대한 대처능력을 붕괴시키는 것으로서 강력한 전자전 공격능력으로 아군과 동맹국군, 또는 특수전부대를 지원한다. 여기에 더해 EC -130H 전선지휘통제의 임무도 수행한다. 미 공군은 신형 기종인 C-130J를 바탕으로 한 'EC -130J' 코만도 솔로도 도입했다.

    '하늘의 방송국'이라고 불리는 EC -130J는 각종 주파수대역에서 정보작전 및 민사심리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코만도 솔로의 위력은 1989년 파나마 침공부터 지금까지, 실전을 통해 확실히 입증된 바 있다. 특히 파나마의 마누엘 노리에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등과 같은 독재자들을 축출하는 데 주요한 무기로 활용됐다.

    코만도 솔로를 이용한 작전중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군 투항은 심리전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이라크 국영 TV 방송 채널에서 미군이 제작한 아랍어 방송이 방영되자 통신망 마비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많은 이라크 군은 코만도 솔로 방송을 듣고 대거 투항했다.

    우리군도 공군의 C-130J 수송기를 이용해 방송중계장비를 탑재하면 한국형으로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 단, 방송수신지역이 평양 이남권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입소문'이라는 제2의 전달 매체를 이용하면 충분이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 ▲ EC-130J 코만도 솔로 내부 모습.ⓒ미 공군
    ▲ EC-130J 코만도 솔로 내부 모습.ⓒ미 공군


    북한에서는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고 대외적인 명분을 얻기 위해 대남선전활동을 드러내놓고 한다. 이것이 '북한식 심리전'의 특징으로, 북한이 핵개발과 핵실험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군의 심리전단은 대령급이다. 1991년 3월에 창설된 국군 심리전단은 2004년 6월 이후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임무를 재조정했다. 현재 국군심리전단은 2014년 4월부터 3개 중대로 재편해 총 300여 명이 근무를 하고 있지만, 다양한 심리작전을 하기엔 너무 작은 규모라 북한을 상대로 제대로 된 심리전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대통령 '심리전'지속 천명‥軍, 신속한 후속 조치 뒷받침 필요

    미국의 경우, 육군 특수작전사령부 예하 민사심리작전사령부를 두고 운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한국 내에서 대북전단 및 대북방송을 하는 민간 단체에 미국 국무부 등지에서 NED(국립 민주주의 기금), HRDF(인권과 민주주의 기금) 등의 형식으로 연합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군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심리작전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평해 왔다. 군이 주장한 효과가 증명된 만큼, 2004년 6월 대북 방송 중단으로 축소됐던 심리전 조직의 인력과 기능을 확대할 좋은 기회다.

  • ▲ 대북방송용 스피커를 지키는 우리군 병사.ⓒ뉴데일리DB
    ▲ 대북방송용 스피커를 지키는 우리군 병사.ⓒ뉴데일리DB


    박근혜 대통령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를 강조하며 앞으로 대북 심리전을 더욱 강화해 나갈 뜻을 내비친 상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전 대국민담화에서 "대북방송은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라고 밝힌 바 있다.또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대북 심리전'을 지속할 것을 시사한 만큼, 이에 따른 신속한 군의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당장,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장관, 이순진 합참의장이 머리를 맞대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