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국 앞둔 北 주재원, 자녀 말실수 걱정

    “자본주의 국가와 다를 게 없는 중국서 보고 들은 얘기를
    귀국 후 친구들에게 그대로 전했다가는 그 불똥이 부모들에 떨어지기 때문”

    RFA(자유아시아방송)  

    앵커:중국에 장기 주재하고 있던 북한 공관원이나 외화벌이 일꾼들이 귀국 후 자녀들이 말 실수를 저지를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장기간 중국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북한의 주재원들은 자녀를 중국의 학교에 보내면서도 외국인 학생은 물론 중국인 학생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말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의 공관원들과 무역일꾼들은 귀국을 앞둔 시점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를 만끽하던 자녀들의 말 실수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귀국 후 자칫 자녀들이 말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가족 모두가 큰 고역을 치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변경도시에서 북한 무역 주재원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는 조선족 소식통은 “이들 주재원들은 귀국을 앞두고 중국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귀국 후에 말 실수라도 할까 봐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와 다를 게 없는 중국에 살면서 보고 들은 얘기를 귀국 후 친구들에게 그대로 전했다가는 그 불똥이 부모들에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한당국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중국에 장기 주재하는 북한 주재원들은 상시적으로 남한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접하고 있으며 온갖 정보를 다 알게 마련”이라면서 “이런 외부세계 정보들이 주재원 자녀들에게는 귀국 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자랑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재원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귀국 후 이런 것들을 입 밖에 내지 말도록 철저히 단속하고 있지만 나이 어린 자녀들의 입단속을 완전히 보장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또다른 대북소식통은 “귀국 날이 다가오면 주재원 자녀 중에는 그 곳(북한)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철부지 아이들도 있다”면서 “이런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둥 소재의 한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는 한 소식통은 “내가 일하는 학교에도 북한 유학생들이 몇 명 있는데 남한 학생은 물론이고 중국 학생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고 북한 학생들끼리만 함께 몰려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유학생들이 철저한 감시 속에서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학교에 다니는 것을 과연 해외유학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소식통은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