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 있는 사극 한편이 올 추석 관객들을 찾아간다. 바로 조선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 가족사를 다룬 영화 '사도'다. 믿고보는 이준익감독의 신작 '사도'는 또 한번 '명품사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까?

    해당 영화는 모두가 알고 있는 '임오화변'이라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도'의 가족사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이준익 감독은 '사도'의 가족사를 현재와 과거를 교차편집으로 구성해 3대에 걸친 56년의 이야기를 2시간에 압축해서 보여준다.

    묵직한 역사를 압축적으로 빼곡히 담아낸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만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몰입도 있게 잘 표현했다.

  • 실제 역사를 다룬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현실공감'을 이토록 강렬하게 불러일으키는 건 '사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그 당시를 '팩트'에 가깝게 다루면서도 사도는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넓게는 현재를 살아가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와의 갈등'으로 볼 수 있고, 자식과 부모라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부모와 자식간의 다툼'을 연상시키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깊은 갈등.

    그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들을 보면 '가족관객'들은 '참 우리 같다'라는 말을 저절로 하게 될 것이다.

    여러 일들이 쌓여 결국엔 두 사람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뒤주'다.이는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의 갈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뒤주'는 영조가 결국 자식을 자신의 틀 안에 가둬 못까지 박아버리는 끔찍한 공간이자 사도세자에겐 아버지 영조에게 항상 느꼈던 단단한 벽으로 가장 무섭고 답답한 공간이다.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가 낮게 읆조리는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 길 한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라는 애절한 외침에서는 강렬한 진한 여운이 울려펴졌다.

  • 어쩌면 부모와 자식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뒤주'라는 불가피한 벽이 만들어 지는 건 아닐까.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은 어떤 시대에서도 다 똑같으리라.

    '사도'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사를 다루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내면적 감정과 심리를 심도 있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올 추석 가족이 한 데 모여 '사도'를 본다면 진한 여운이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