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에 연민 느끼는 언더도그마, 밴드왜건효과로 '反정부 여론' 형성
  • 2002년 9월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방문, 연설을 하려 할때 대학생 시위대가 팔레스타인과 연대 시위를 벌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왜 미국대학생들은 정서적, 역사적으로 유대 관계가 전혀 없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나섰을까?

    팔레스타인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팽배한 나라.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해 '명예 살해'하는 일이 빈번한 인권 탄압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자유와 평등, 인권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미국 대학생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체 왜 그랬을까?

    2007년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서 많은 사람이 팔레스타인 편에 서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매우 특이한 실험을 했다.

    실험 대상자들을 A팀과 B팀으로 나눈 대학 연구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설명한 글을 읽도록 했다.

    그리고 A그룹에게는 이스라엘이 작게 보이는 지도를 보여주고, B그룹에게는 이스라엘이 커 보이는 지도를 보여줬다.

    그 결과 A그룹의 다수는 이스라엘 편에 서고, B그룹의 다수는 팔레스타인 편에 서는 놀라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스라엘이 작게 느껴지는 지도를 본 A그룹은 이스라엘을 언더도그(약자)라고 생각하고 이스라엘 편에 섰고, 이스라엘이 크게 느껴지는 지도를 본 B그룹은 팔레스타인이 언더도그라고 생각하고 팔레스타인 편에 선 것이다.



  • ◆ 약자는 무조건 옳다?


    '언더도그마(underdogma)'는 어떤 문제나 사안에 대해 힘이 약한 언도도그가 무조건 옳고, 힘센 오버도그는 무조건 틀렸다고 믿는 신념이다.

    미국 보수단체 티파티 패이트리어츠(Tea Party Patriots)의 전략가인 마이클 프렐(Michael Prell)은 2011년 펴낸 '언더도그마'라는 책에서 약자(언더도그)가 강자(오버도그)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다고 확신하는 믿음을 '언더도그마'라고 정의한 뒤, 강자가 군림하는 사회에서 약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대중심리를 분석했다.

    마이클 프렐은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끄집어내 인기를 얻게 된 점을 거론하며 "상대적으로 '언더도그'가 대중친화적 속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근본적으로 약자를 선으로 간주하고, 강자를 악으로 취급하는 이분법적 생각이 사회 계층을 가르는 새로운 판단 기준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

    이른바 '동정'이나 '연민'으로도 해석되는 이같은 내재적 심리 상태는 '밴드왜건효과(band-wagon effect)'와 맞물려 소위 '마녀사냥'을 일으키는 정서적 토대가 되기도 한다.

    밴드가 거리 행진을 할때 뒤를 따르는 군중이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절대 다수가 지지하는 대상이나 이념을 추종, 안정감을 누리려는 이같은 심리는, 약자에게 연민을 느끼는 '언더도그마'와 만날때 엄청난 폭발력을 보인다.

    2008년 이명박 정권에 치명타를 안겼던 광우병(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狂牛病) 사태 당시 '오버도그'는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이었다.

    MBC 'PD 수첩'의 왜곡 방송으로 촉발된 공포 심리는 "미국 소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려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괴담을 대중이 맹신하는 계기가 됐고, 급기야 광우병 반대 촛불 집회와 정권 퇴진 운동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됐다.

    근거는 미약했지만, 온라인상에 떠도는 괴담을 의심하는 시민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미국을 절대악으로 간주하고 촛불 집회를 신성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는 상당 기간 국론 분열과 내홍에 시달리는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시민들이 내건 피켓에는 "MB 타도" "미국 물러가라" 같은 선동적인 구호들이 난무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모든 게 MB탓'이라는 유행어도 생겼다. '위정자들은 전부 악하며 국민은 언제나 피해자'라는 편견은 이때부터 고착화됐다.

    강자에 대한 왜곡된 편견은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중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메르스가 확산된 근본적인 원인을 언제나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OOO 때문"이라는 문장 속에 단어만 치환됐을 뿐, 현 정권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대중 심리는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로 보인다.


  • ◆ "모든 게 박근혜 탓"

    지난 16일 인터넷에는 이틀 전 서울대병원 메르스 치료 격리병동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장난스럽게 패러디한 게시물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제물(?)이 된 사진은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의료진과 통화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뒤로 한 장의 A4용지가 보이는 사진이었다. 이 종이에는 '살려야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네티즌들은 "이 문구과 박 대통령을 한 포커스에 담은 자체가 '과도한 설정'"이라고 판단, 이를 비꼬는 각양각색의 합성 사진을 만들었다.

    해당 문구를 '나부터 살려야한다'고 바꾼 사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바라보는 모니터 화면에 '성적' 'F학점' '성인물사이트' 등을 삽입해 이들을 되살려야한다는 사진들까지 다양한 패러디물이 올라왔다.

    문제는 이같은 저급한 합성 사진들이 유력 종합일간지에 '기사'로 실린 것이다. <국민일보>는 "박근혜 '살려야 한다' 사진 패러디 봇물"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설정 논란이 일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방문 사진이 수많은 패러디를 낳고 있다"며 시중에 떠도는 대통령의 합성 사진들을 가감없이 게재했다.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나 나올 법한 합성사진들이 버젓이 일간지 온라인 지면에 올라오자, 파장은 더욱 커졌다. '살려야한다'는 패러디 사진은 마치 열풍처럼 번졌다. 각종 게시판에 수많은 아류들이 등장하면서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웃는 분위기가 물결처럼 퍼져갔다.

    서울대병원 홍보팀이 "해당 문구는 메르스 격리 환자를 받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붙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사자가 '사실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까지 내놨지만, "대통령의 내방에 맞춰 '홍보용 사진'을 붙인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같은 심리 기저에는 강력한 '언더도그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를 '오버도그'로 받아들인 네티즌들은 모든 것을 '박근혜 대통령 탓'으로 돌리며, 비난하고 헐뜯는 데에만 열중했다. "사실과 다르다"는 이들의 해명에는 일절 귀를 닫은 채….

    살펴보니 박근혜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폄훼하는 패러디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대통령의 화법을 갖고 '창조 어법'이니 '유체이탈' 화법이니 하면서 한없이 비꼬는 저급한 게시물들이 이미 온라인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살려야한다'는 패러디물은 이같은 '대통령 디스 열풍'의 일환에 불과했다.

    패러디 열풍에 기름을 부은 건 역시 언론이었다. <한XXXX> <헤XXXX> <부XXX> <경XXX> 등 다양한 매체들이 대통령의 패러디 게시물을 기사화했다.

    온라인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이를 언론사가 기사로 만들어 퍼뜨리고 다시 이것이 온라인 패러디의 소재로 차용되는 식이었다.

    '음지'에 머물다 '언론사 지면'으로 올라온 순간부터 이들 게시물은 더이상 졸렬한 '화장실 유머'가 아니었다. '정치 풍자 패러디'라는 멋진 옷으로 갈아 입은 이들 합성 사진은 언론사를 등에 업고 마음껏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언론에 소개된 내용이라며 해당 패러디물을 거리낌없이 퍼날랐다. 게이트 키핑을 거치지 않은 저급 사진들이 공신력 있는 포토 기사로 둔갑한 순간이었다.

    이같은 '병림픽' 열풍에, 유력 종합일간지 중에선 <국민일보>가 유일하게 동참했다. 횟수만 놓고 보면 가히 선두주자격이다. <국민일보>는 '살려야한다' 패러디 외에도 '박근혜 번역기' 등을 수차례 거론하며 '대통령의 격'을 떨어뜨리는 데 앞장섰다.


  • ◆ "언론사가 SNS와 경쟁하며 '게이트 키핑' 무너져"

    영향력이 막강한 유력일간지에 '장난 같은 게시물'이 수개월째 연재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단지 합성 사진을 쭉 나열한, 책임성이 결여된 이같은 보도가 일간지에 실린 것에 대해 언론학자들은 "지극히 상업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정이 절박한 언론사들이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약자의 '언더도그마'에 편승, 네티즌의 주관적 게시물을 가감없이 퍼나르고 있다는 것.

    황근 선문대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신문사들이 SNS와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라며 "독자수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체 왜 이런 가십성 이슈들을 신문지면에 실을까요? 당연히 조회수 때문이죠. 지금은 신문사들이 SNS와 경쟁을 벌이는 것 같습니다. 기존 언론사들의 잘못이 커요.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입니다.


    황근 교수는 "지금 화제가 되고 있다고 SNS상 이슈들을 마구 차용해 쓰는 것은 언론사의 게이트 키핑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현재 국내 언론 기사들은 '인터넷 유사 언론'과 뒤죽박죽 섞여 매우 혼탁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끔 주위 외국인들이 국내 언론 기사들을 보다가 깜짝 놀라는 모습을 봤는데요. 국내 언론 기사들은 인터넷 언론과 뒤죽박죽 섞여 있거든요. 체계적인 게이트 키핑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 바로 언론사잖아요?

    특정 사안에 대해 정확도를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치는 게 편집국 내 게이트 키핑인데요. 그냥 SNS에 떠도는 게시물을 퍼 나르는 건 게이트 키핑과 전혀 무관한 일이죠. SNS 이슈들을 과도하게 차용하는 풍토가 생겨난 건, 그만큼 언론사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황 교수는 "언론이 사회 전반에 대해 비평하는 건 나름 의미기 있다고 보지만,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검증이 안된 SNS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에서 다루는 카툰은 나름대로 사회에 대한 냉철한 비평과 시각이 존재해야 합니다. 비판 자체를 뭐라고 할 수는 없죠. 언론이 사회 전반에 대해 비평하는 건 나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이나 SNS 의존도가 심하다는 겁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인터넷상에 인기가 있다고 신문이 함부로 받아서 기사를 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황 교수는 "언론사들이 인터넷상에 회자된 이슈를 기사화 할 경우엔 아주 대단한 일일 경우에만 해당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언론사들이 SNS 이슈들을 따라가기 급급하다보니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성 언론사들이 인터넷상에 회자된 이슈를 기사화 할 경우엔 아주 대단한 일일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셈입니다. 대형 신문들이 인터넷에 퍼지는 이슈나 속보들을 제대로 못 좇아 가는 경향이 있죠. 솔직히 화제가 된 이슈들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것 같습니다. 

    기존 언론사들의 이런 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상에 올려진 글들은 사회적 책임성을 고려해 올린 글이 아니예요. 그저 개인의 주관적 게시물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신문사들이 이런 글이나 그림들을 무차별적으로 차용하거나 도용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어요. 이는 기존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방기하는 겁니다.


    박진언 배재대 교수도 "SNS에 떠도는 이미지를 함부로 기사화하는 것은 언론사의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박진언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애당초 신문에 만평 코너가 있는데, 왜 자신들의 툴이 아닌, 남이 만든 창작물을 가져오느냐"며 "이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비겁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기존 신문에는 이미 만평 코너가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비판할 사안이 발생하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툴 안에서 비평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무책임하게도 SNS에 떠다니는 각종 게시물을 그대로 쓰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요. 이는 자신들이 해당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아주 무책임한 처사라 할 수 있죠.


    박 교수는 "만약 게시물이 문제시 될 경우 '우리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하다'는 해명이 나올게 뻔하다"며 "이런 게시물을 자꾸 올리는 이유는 실시간으로 달리는 네티즌의 반응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만일 특정 게시물을 보도한 게 문제시 될 경우 "우리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하다" "현재 SNS상에 화제가 되고 있어 가져온 것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해명을 늘어 놓을 겁니다.

    SNS상에 떠도는 게시물들은 네티즌의 필요에 의해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행태를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티즌 반응이 (실시간으로)댓글 형식으로 달리면서 화자로 하여금 더욱 눈길을 끄는 글과 사진을 넣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죠.




    대통령 조롱 대유행? 나꼼수의 형질변이!

    - '눈먼 자들의 도시', 메르스 바이러스처럼 스멀스멀...

                                                                    2015-06-17    오창균 기자

    

  • ▲ '눈먼 자들의 도시' 포스터. ⓒ네이버 영화
    ▲ '눈먼 자들의 도시' 포스터. ⓒ네이버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라는 영화가 있다.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신종 바이러스와 전염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갑자기 앞을 볼 수 없게 되고, 이후 인간들의 잔인한 본성이 드러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
    또한 접촉자들까지 쉽사리 실명(失明)시켜버리는 병의 특성 때문에 공포와 불안은 급속도로 확산된다.
    정부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들을 수용소에 격리시킨다.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수용소는 혼돈 그 자체다.
    총을 가진 한 남성이 급기야 왕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내부 권력을 쥔 무리들은 강간(強姦)과 약탈(掠奪)을 일삼고 힘의 논리로 수용소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다 반기를 든 수감자가 방화를 하게 된다.
    수용소가 혼란에 빠지자 환자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수용소를 빠져나간 이들은 자신들을 감시하던 군인이 모두 전염의 공포로 도시를 떠나버린 것을 알게 된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불러온 사회적 혼란과 인간의 본능을 정확하게 그려내, 영화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인간의 본능에 의해 처절하게 파괴된 사회성의 끝을 보여준다.

    영화의 끝에서 환자들은 다시 시력을 회복하게 된다.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깊은 상처가 남아 있다.
    공포와 불안이 불러온 인간의 추악한 단면은 그들의 머리 속에 영원히 각인됐을 것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곱씹어보면, 메르스(MERS) 공포에 빠져 갈 길을 잃어버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조선일보> 등 유력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광우뻥 거짓말]을 능가하는 각종 괴담과 루머가 양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메르스 사태를 키우면서 언론사의 제1의 광고주인 삼성을 타깃으로 삼았다.
    [좌파언론]이야 '이게 웬 떡이냐'면서 당장 나라가 망하길 기도하는 것처럼 책임추궁에만 여념 없다.
    <조선일보>와 [좌파언론]이 모처럼 의기상통하는 형국이다.
    TV에서도 온통 메르스 소식으로 가득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다.

    언론매체들이 이 정도니 인터넷 공간은 안 봐도 뻔할 정도다.

    "박근혜가 중동에서 낙타고기를 먹고 와서 메르스가 퍼졌다."

    "탄저균과 부정선거를 덮기 위해 정부가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를 일으켰다."

    "미군이 한국에서 인체실험을 하기 위해 메르스를 퍼뜨렸다."

    "박근혜 정부가 무능해서 국민들이 죽어나가는데 대통령은 스스로 사퇴하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덩달아 신이 났다.

    "남조선이 오늘과 같이 죽음의 공포가 떠도는 수라장으로 된 것은, 전적으로 박근혜패당의 부패무능과 반인민적통치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이다."


    이런 주장과 흡사한 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손잡고 메르스라는 난관을 극복해야 할 시기에, 누군가는 국론분열과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김씨왕조 뺨치는 비난과 앞뒤 없는 루머를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퍼뜨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유포하는 루머와 괴담이 선동(煽動)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을 파고드는 언론메체의 과잉보도와 말도 안 되는 SNS 괴담이 맞물려, 나라가 혼돈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의 부채질이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나라가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메르스 대응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메르스 대응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반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는 세력은 신이 난 모양이다.

    <박근혜 번역기>라는 황당한 프로그램이 최근 좌파진영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자의 페이스북 배경화면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패러디한 '내 말을 알아듣는 나라'다.
    여기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꼬집은 풍자(諷刺)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제작자의 페이스북을 읽어내려가 보라.
    도를 넘어선 수위에 점점 눈살이 찌푸려질 것이다.
    조롱을 떠나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댓글 범벅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는 30대 초반 남성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버젓이 올려놓은 것으로 보아, 정치성향도 짐작할 수 있다.

    제작자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유체이탈 + 메멘토 화법 번역]이라는 글을 16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제(박근혜 대통령)가 더욱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도록 지시했어야 했습니다.
    심각한 것은 빨리 국민께 알려 나갔어야 했습니다.
    정보는 공유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시장을 보고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여 '정부에서 나오는 것이 팩트다'라고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태 대응을 에둘러 비꼰 것이다.
    여기에 한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하..X까네 미친 년"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사태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시국(時局)이 시국이다.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고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모두가 격려해야 할 시기에,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또한 좌파 커뮤니티 <직썰>은 <제1회 그네문학상>을 열겠다고 했다.
    <직썰>은 <그네체>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념무상의 상태로 창안하신 마성의 화법으로 말하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뱉어내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그 해독의 난이도가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보다 높아 언어학자들도 혀를 내두른다는 궁극의 화법이다."


    나름 고도의 비유를 동원한 풍자라고 자화자찬하겠지만, 우리가 보기엔 결국 조롱과 비난으로 점철된 말 장난일 뿐이다.
    이는 저질 욕설과 저급한 풍자로 한때 인터넷을 달궜던 <나꼼수>의 또다른 형질변이다.
    <사스> 바이러스의 부모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산한 또 다른 변종이 <메르스> 바이러스다.
    <직썰> 역시 <나꼼수>가 형질변이한 이복형제일 따름이다.

    <나꼼수>는 스스로의 저질 욕설 문법을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분장했다.
    이는 [포스트 모더니즘] 출생지인 프랑스에 사는 길거리 개가 웃다가도 정색할 노릇이다.
    <직썰> 또한 스스로를 [포스트 모더니즘]이라고 호도할 지도 모르겠다.
    [포스트 모더니즘]을 창시한 철학자들은 에이즈 걸려 죽고, 높은 곳에서 뛰어 내려죽고, 동성애를 높이 평가하고, 어린 소녀들과 섹스하는 것을 법으로 막지 말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는 것만 말해두겠다.
    그래도 "우리는 포스트 모던이야!!!"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겠다.

    모두가 가볍게 웃고 넘어가야 할 해학(諧謔)을 저질 분노로 선동질 하고 있다.
    좌파는 좌파대로 정부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우파의 맡형이라고 스스로 자칭하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류언론은 중심을 잃고 자사 이기주의에 눈이 시뻘개져 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국가원수를 모독해 얻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원색적인 욕설들을 쏟아내면, 메르스가 사라지는가?

    자위(自慰)도 지나치면 병이 될 수 있다.

     

  • ▲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의료진과 가족들. ⓒSBS 방송화면
    ▲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의료진과 가족들. ⓒSBS 방송화면


     

    심지어 일부 세력은 열악한 상황에서 밤낮 없이 땀을 흘리며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소방관 가족마저 마녀사냥 하고 있다.
    그 중심에 [광우뻥 폭동] 당시 광화문에 등장환 [유모차 부대]가 있다.
    지 자식 귀하다고 남의 자식 마음에 대못 박는 부류들이다.
    과학적 상식엔 눈 멀고, 주술적 믿음엔 솔깃하는 헛똑똑들이 그들이다.

    이런 상황은 [박원순 스타일 선동에] 휘둘린 결과 일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격리대상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이후, 일부 네티즌이 "박원순 시장님처럼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병원 의료진과 가족들의 신상 정보를 SNS에 공개한 것이 단초가 됐다.

    이에 아무 증상도 없는 의료진과 소방관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있다.
    심지어는 가족 전체가 아파트 방송을 통해 이웃 기피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암흑 중세시대엔 선량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산채로 불에 태워 죽이는 [마녀사냥]이 마구잡이 자행됐다.
    [의료진-소방관 가족 왕따 현상]은 중세 유럽판 [마녀사냥]의 한국판 형질변경이다.


    메르스 공포가 불러올 경제혼란도 잠재적 복병이다.

     

    "박근혜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며 초등학생에게는 메르스가 중동감기니까 걱정하지 말란다.
    그런데 메르스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어느 간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두려움에 떨고 있어 가슴이 아픈데 두려워 말라고?"

       - 트위터 아이디: 종편아웃!(TV조선 채널A 아웃), @tgs43XXXX

     

     

    전형적 [깡통진보]식 논리다.
    그저 나라가 망하길 바라는 [저주의 굿판]이다.

    이번 메스르 사태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사스(SARS)나 세월호 때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3개월가량 지속될 경우 드는 사회적 비용이 20조 92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조원은 우리나라의 전체 SOC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도심 번화가에 위치한 상점가는 텅비었다.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병원은 공황상태에 빠져 도산 위기에 처했다.
    소상공인들은 위축된 경기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사태가 장기화될까 두려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루빨리 사회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점점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임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광우뻥 떼촛불 폭동>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광우병으로 과연 몇 명의 시민이 사망했을까?
    [메르스 공포 선동]도 [광우뻥 폭동]처럼 언젠가는 진정될 것이다.
    메르스만 문제가 아니다.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불안과 공포는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가장 큰 악재(惡材)다.  

    좌우 이념(理念)이 전염병 퇴치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당장은 메르스를 하루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경시하는 풍조가 지속될 경우, 메르스 퇴치 동력은 급격히 힘을 잃게 된다.
    또한 환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뒤돌아 웃음을 짓는 이는 따로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