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生 발목' 야당 우회 비판 "청년일자리 법안이 몇 년씩 국회서 통과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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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년일자리 창출 법안들이 몇 년씩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만큼, 해외 건설시장에서 더 많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해외건설 50주년 및 7,000억불 수주 달성 기념식'에 참석, 야당의 민생법안 발목잡기 행태를 우회 비판하며 "우리 건설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과거의 틀을 깨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의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5,400만달러)를 시작으로 한국 건설이 해외시장에 진출한지 올해로 50주년이 됐다. 지난 17일에는 삼성물산이 호주 웨스트 커넥스 도로공사(6억8,000만달러)를 수주하면서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반세기 만에 7,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행사는 이러한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지난 2013년 12월 6,000억달러 달성 이후 저유가와 중동지역의 정세불안 등 해외시장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불과 1년 반만에 해외건설 수주 7,000억달러를 달성한 것이어서 그 성과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해외건설은 양적·질적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는데 2013년(652억달러)과 2014년(660억달러), 2년 연속 650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했으며 해외건설 매출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6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세계 1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2004년 4개사에서 2013년 9개사(현대건설, 삼성ENG,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로 크게 늘었다.

    청와대는 "과거 중동에 치중됐던 해외건설 시장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으며 우리 기업 간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전략적 협업을 통해 수주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건설인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우리 건설산업이 해외진출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수많은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땀 흘리고 헌신해 오신 건설인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1965년 우리 건설업체가 해외건설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지 반세기만에 마침내 누적 수주액이 7,000억불을 돌파하였습니다.

    6.25 전쟁의 폐허와 가난을 딛고 외화를 벌기 위해 그 뜨거운 열사의 사막과 미지의 정글, 혹한의 오지로 달려간 분들의 정열과 의지가 만들어 낸 위대한 업적입니다.

    그 긴 여정은 50년의 놀랍고도 오랜 사투의 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야말로 나라를 살리는데 진정 앞장선 분들이고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을 일으킨 산 증인들이십니다.

    여러분!

    건설 산업은 우리나라 GDP의 14%를 차지하고, 20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입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 변변한 기반시설 하나 없던 가난한 나라에 국가발전의 기틀을 다지고 국민생활의 초석을 놓으면서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것도 건설 산업이었습니다.

    20세기 최대 역사로 불리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사막을 옥토로 바꾼 '리비아 대수로 공사', 세계 최고층 'UAE 부르즈 칼리파 빌딩' 등 인류 문명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성과가 우리 건설업체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마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이런 핵심 산업을 정부가 뒷받침하여 세계 속에서 더욱 강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밀 것입니다.

    지금 어려운 때 다시 한 번 나라 경제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내 주시기 바랍니다!

    건설인 여러분, 이제 우리 건설 산업은 그동안의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건설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SOC 건설이 성숙 단계에 들어서고, 인구 증가가 둔화되면서 신규 물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저유가로 해외건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국가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관성에 따른 단순 도급 위주의 사업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건설 환경과 글로벌 무한경쟁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건설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건설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거의 틀을 깨고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시장의 패러다임과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적극 도전해야 합니다.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접목시킨 제로에너지 빌딩, 자율주행 자동차가 달리는 스마트 하이웨이,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시티, 물 문제를 해결하는 해수담수화 플랜트 같은 고부가가치 공사는 아직 어느 나라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미개척 분야로 우수한 ICT 기술을 가진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건설 산업의 첨단 산업화를 위해 R&D 지원, 전문 인력 양성, 국가 간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세계 전역으로 해외건설 시장을 넓혀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중남미, 중앙아시아를 비롯해서 개도국들이 처한 문제들을 맞춤형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금융 패키지를 함께 제공하는 투자개발형 진출을 확대해 나간다면, 제2, 제3의 중동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해외진출 기업에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수주지원단을 수시로 파견해서 건설기업들과 신시장 개척에 함께 나설 것입니다.

    세 번째로, 해외 건설시장에서 더 많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좁은 국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청년 일자리 창출 법안들마저도 몇 년씩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에 해외 건설시장은 원전 플랜트라든가 스마트 시티와 같이 첨단기술과 융복합을 이루면서 전문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저는 해외 순방 때마다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해 왔습니다.

    해외시장은 청년들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도전의식으로 젊음을 걸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블루오션인 것입니다.

    정부는 인력수요 발굴, 교육훈련, 취업알선과 사후관리 등 전 단계에 걸쳐 청년들의 해외취업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으로 있습니다.

    건설업계도 청년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건설 산업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져야 합니다.

    중소 하청업체들과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법과 공정경쟁의 원칙을 준수해서 세계 속에서 같이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도 공공 발주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를 개선해서 건설업계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건설인 여러분!

    우리나라는 해외 건설시장의 7.8%를 차지하는 세계 6위의 해외건설 국가입니다.

    정부와 건설인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나간다면 "해외건설 수주 1조달러, 5대 글로벌 건설 강국"도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입니다.

    건설 산업이 한국경제 재도약의 든든한 견인차가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오늘 해외건설 50주년 및 7000억불 수주 기념식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