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긴장 통해 ‘장성급 숙청’에 따른 수뇌부 동요할 시간 없애고 ‘비대칭 전쟁’ 준비하는 듯
  • ▲ "아휴, 썅…. 내가 쏴도 저것보단 잘 쏜다." 군 면제자 김정은이 인민군을 데리고 '장군놀이'를 하는 모습. 김정은은 자신이 '군사천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하순,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아휴, 썅…. 내가 쏴도 저것보단 잘 쏜다." 군 면제자 김정은이 인민군을 데리고 '장군놀이'를 하는 모습. 김정은은 자신이 '군사천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하순,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이 모든 인민군에게 “10월까지 모든 전쟁준비를 완성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 보도했다.

    최근 김정은은 직접 해공군 연합훈련을 지휘하는 등 군부대를 찾아 각종 훈련을 독려하는 가운데 나온 이야기여서, 한반도 주변국은 이 명령이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지난 5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김정은의 ‘전쟁준비 완성’ 지시가 대대급 부대까지 내려왔다고 전했다.

    “당 창건 70돌이 되는 올해 10월까지 전쟁준비를 완성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문건으로 내려와 해당 군 지휘관들에게 하달됐다. 군 지휘관들이 지시문의 내용을 요약해서 병사들에게 알려주는 식으로 전 인민군에 김정은의 지시 내용이 전달되었다.”


    이 소식통은 “하전사(병사)들에게는 김정은의 지시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지만, 각 인민군 부대 대대에까지 ‘10월 말까지의 전투준비 일정계획을 다시 세우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모든 인민군에게 새로운 훈련 일정을 외우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인민군 정치지도원들을 총괄 감독하는 총정치국 또한 올해 10월까지 무조건 전쟁준비를 완성하겠다는 내용의 맹세문과 결의문을 내려 보내, 군부대의 노동당 조직, 청년동맹 조직들이 채택하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을 인용, “2014년 초에도 김정은이 비슷한 지시를 내렸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놈의 전쟁준비는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국경경비대 병사는 “그럼, 10월 말까지 전쟁준비 완성하면 11월에 전쟁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하며 “11월에 전쟁 일으키면 우리가 동태짝이 돼 얼어죽을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며 인민군 일선 부대 내부에서는 김정은의 ‘멍청한 지시’에 대해 불만과 비난이 팽배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이처럼 인민군에게 생뚱맞은 명령을 내린 것은 진짜 전쟁을 일으키기 보다는 인민군 내부의 동요를 다잡고, 자신의 생각에 맞춰 북한 인민군의 전쟁전략을 전면 개편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병역 면제’인 김정은은 집권한 뒤부터 인민군의 각종 훈련에 가서는 이런 저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이와 함께 군에서 30년 이상 복무한 장성급 지휘관들의 계급을 멋대로 올렸다 내리거나 총살형에 처해 북한 인민군 고위급 사이에서는 동요가 심하다는 말들이 들리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 보고되자 김정은은 장성급 지휘관들이 딴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정신없에 만드는 한편, 김정은이 혼자 생각하고 있는 ‘비대칭 전력 중심의 군사전략’에 맞게 인민군을 개편하고자 “2015년 10월까지 전쟁준비를 완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