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를 구걸해서 얻을 건 굴종뿐!

  •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화구걸이 아니라,
북한이 NLL월경과 총격전, 전단 총격 및 대통령 악성비방 등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2차 고위급 접촉이나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는 것이다.
 
어제(10월 13일) 박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를 통해 '고위급 접촉을 남북 관계 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금 핫이슈인 5·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어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5.24조치 해제의 전제 조건이었던 금강산관광객 박왕자씨 총살사건,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라는 대원칙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 동안 박근혜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및 드레스덴선언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및 발전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시동조차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정부는 조급해 하지 않고 지난 정부시절 왜곡되었던 남북관계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행태를 보면
이제 박근혜정부는 대북정책의 원칙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 같다.
지난 10월 4일 북한 김정은의 최측근 3인방이
전격 방남하고 돌아간 이후,
북한 경비정이 의도적으로 NLL을 침범하여
남북은 5년만에 해상에서 총격전을 벌였다.
이어 10월 10일에는 대북전단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고사기관총을 우리 민가를 향해 발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부당국은 북한의 명백한 군사도발이자 정전협정 위반에도 불구하고
사흘 동안 북한당국에게 경고성명이나 항의문 하나도 발표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이를 지적하는 연합뉴스 기사 ‘北총탄 떨어졌는데…정부, 사흘째 입장 발표도 없어’ (10월 12일 15시 17분 기사입력, 필자 멘트 인용, 조갑제닷컴에 발표한 필자의 글: 10월 12일 15시 12분 입력)를 접하고 부랴부랴 12일 밤 9시 50분경에서야 국방부는 대북경고문을 발표한바 있다. 

북한의 거듭된 만행에도 불구하고 보도에 의하면
대북경고문을 발표하기는 켜녕, 청와대나 통일부는 남북고위급 접촉 성사에 대한
희망을 수차례 언급한바 있다고 한다.

이는 대화 구걸에 다름 아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화구걸이 아니라,
북한이 NLL월경과 총격전, 전단 총격 및 대통령 악성비방 등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2차 고위급 접촉이나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는 비굴함을 보여주고 있다.
진실성이 전혀 없는 북한을 상대로 고위급회담이 설령 성사된다 한들 남북관계가 개선되겠는가? 

북한은  우리정부의 조급함을 이미 읽고 2차 고위급 접촉의 전제조건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이른바 최고존엄 중상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및 대북적대정책에 대한 사과 등을 내세우며 어차피 대화를 거부하고, 그 파탄책임을 우리정부에게 뒤집어 씌울 것이
명백하다. 

반문명적인 김씨집단(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게 69년 동안이나 당하고도
아직도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바로 잡겠다고 하는 자체가 한심한 발상이다. 

인류문명사의 교훈은 평화란 싸워서 지키는 것이며,
구걸하고 애원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에 대해 대화를 구걸해서 얻는 것은 굴종뿐임을 지적한다. 

정부당국은 헌법적 가치와 스스로 천명한 원칙를 훼손하면서
남북대화에 연연해야 할 것이 아니라,
초심을 지키며 당당하게 남북대화를 주도하여야 할 것이다.
 어제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관계에 있어
칼자루를 북한에 쥐어주고 우리는 다시 칼끝을 잡겠다는 '우'를 범했다.
정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