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전하며 세계 이목 끌 듯, 판문점 방문 계획까지 검토했지만..
  • ▲ 중동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통곡의 벽'에 손을 댄 채 기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중동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통곡의 벽'에 손을 댄 채 기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을 이틀 앞두고 한국땅을 밟은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8.15 광복절을 앞두고 찾은 만큼 일본 위안부 문제나 북한 인권 문제에 직접적인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3월 즉위 당시부터 남북한 화해와 한반도 평화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 그곳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빈다."

    - 작년 부활절 메시지에서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다. 한국인들을 위해 이해당사자들이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리라 믿는다."

    - 지난 1월 주 바티칸 외교사절단에 한 신년 연설에서


    [통일 대박]을 국정 기조로 잡은 현 정부도 교황 방한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청빈한 삶과 이웃사랑의 상징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한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빈 방문 이상의 의전을 준비 중인 정부는 교황의 판문점 방문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가 정상 수준을 넘는 경호를 요하는 교황인 만큼 판문점 방문 성사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워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처음 방한했을 때 우리 정부는 경호에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을 동원해 철통 같은 경호를 벌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통해 일반적 기대 이상의 통일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요한 바오로 2세가 거둔 동유럽 공산주의 붕괴를 기억하는 이들의 바람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동유럽 소비에트 체제를 해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폴란드 자유연대(솔리다리티) 출범에 종교적, 정치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폴란드 국민들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89년 폴란드가 공산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큰 기여한 점을 생각하며 동상을 제작하는 등 지금도 존경을 표시하고 있다.

     

  •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시복식 준비가 한창인 광화문 광장 ⓒ 정재훈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시복식 준비가 한창인 광화문 광장 ⓒ 정재훈 기자

    때문에 그동안의 교황과는 다르게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관심을 가져 온 한반도에 전할 메시지와 행보의 파괴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긴장감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년만에 방한하는 교황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며 "종교적. 사회적 메시지도 있겠지만, 현 정부가 그리는 통일 한국 밑그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사진=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