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習近平의 서울대 강연 문제 발언:
     '친척'과 '자주적 평화통일'

    친척은 과거 조공책봉 시대를 암시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은 북한과 국내 운동권이 사용하는 용어

    김필재  
     
    중국 공산당 지도자 시진핑(국가주석)은 4일 서울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한반도 통일문제와 관련해 “친척끼리 서로 잘 되길 바라는 것처럼 이웃끼리도 마찬가지”라며 “평화통일이 자주적으로 시행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 1. 먼저 ‘친척’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지해범 조선일보 동북아시아연구소장 겸 논설위원은
     최근 <주간조선> 기고문에서 “‘친척’이란 단어는 친구 이상의 가까운 사이를 표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조공책봉 시대 ‘형님-동생 관계’를 암시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표현에 ‘전면적’이란 수식어를 추가해 양국관계를 ‘격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수사 못지않게 실제 행동도 중요하다. 중국은 말로는 ‘전면적 전략 협력’을 외치지만 행동에서는 한국을 무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령 세월호 사건으로 한국 해경이 실종자 수색에 총동원된 틈을 타 중국 어선들이 대대적으로 불법조업을 하는 것을 중국 정부는 막지 않고 방관했다.

    우리 정부는 이런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해야 한다. 중국은 종합 국력이 미국을 추격하면서 과거 중국 중심의 봉건적 동아시아 질서에 대한 향수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이 ‘조공체제’ 같은 구시대 질서로 회귀하지 않으려면 대중외교에서 확고한 원칙을 정하고 일관된 자세를 보이며 갈등요인에 미리 대비해 나가야 한다.
       
    ▲첫째, 국가주권에 대한 침해나 간섭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원칙이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무기장비의 강화나 한·미 군사훈련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한 자위권적 선택이다. 중국이 이에 간섭하는 것은 내정간섭이 된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제어하지 못한다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간섭해선 안 된다.
     ▲둘째, 한국이 발전시켜온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언론자유와 같은 소중한 가치는 어떤 외부 압력에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북한 인권문제에서 한국 정부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셋째, 대국이 소국을 압박하는 식의 불평등한 관계나 언행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 불평등한 외교관계를 요구한다면 한국은 아시아 각국들과 연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2. 두 번째 문제점은 “평화통일이 자주적으로 시행되길 바란다”는 부분이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자주적 평화통일’이 되는데 북한과 국내 종북-좌파 운동권 세력이 사용하는 용어다.

    북한은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 혁명(NLPDR/남한 내 容共정권 수립) 달성을 위한 통일전선
    슬로건(slogan)으로 ‘自主’, ‘民主’, ‘統一’(이하 自民統)을 전술적 행동지침으로 삼고 있다.

    自民統과 관련해 북한의 對南선전선동 매체인 <반제민전>은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을 완수한다’면서 自民統의 주요 내용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지역을 강점하고 있는 美帝 점령군을 축출함으로써 식민통치체제를 청산하는 한편, 식민지 예속 정권을 '자주적 민주정권'(記者 주: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정권)으로 교체하고 그 새로운 정권이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美帝 점령군을 몰아내고 反혁명세력을 打勝(타승)함으로써 식민지예속체제, 국가보안법 체제를 청산하는 것은 곧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하는 것이다.

    자주적 민주정권의 정치강령과 전국적 통일전선의 정치강령은 동일하게 자주·민주·통일의 3대 강령”이라고 했다. 따라서 북한과 북한을 추종하는 남한 내 左傾세력이 주장하는 ‘自主’는 주한미군철수를 위한 反美자주화 투쟁을 의미한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7일자 칼럼(제목: 청와대가 시진핑에게 당했다)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대인 같은 풍모와 아름다운 아내의 ‘매력공세’를 통해 북한의 주장을 관철하는 개가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에게 김치 수출 정도 받아내고 우리는 한미동맹까진 아니겠지만 한미일 공조와 미국의 핵우산까지 잃은 것이 아닌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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