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사과문 올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미디어워치, 꼼꼼하고 철저하다" 칭찬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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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박사논문에 대해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박사논문에 대해 "표절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 화면캡쳐

     

    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가 7일
    "박사논문에 표절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한다"라고 했다.

    표 전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변명은 않겠다. 사실은 사실이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 <미디어워치> 연구진실성검증센터(센터장 황의원)가
    표창원 전 교수의 논문에 대해 "표절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히자
    이를 인정한 것이다.

    "브루스 웨스틀리와 볼프강 코스닉 등의 문헌에서
    여러 문장을 표절한 혐의를 발견했다.

    출처표시는 하되 인용표시로서의 쌍따옴표(“”)를 삭제해
    다른 이의 문장을 자기 문장으로 사칭하는 형태의 텍스트 표절이었다."

       - 미디어워치 연구진실성검증센터

    다음은 표 전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이다.

    "박사논문에 표절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1. 발단 : 일부 보수 성향 네티즌이 저도 '표절했을 가능성이 있을테니 변희재 씨에게 검증을 요청했다'며 트윗을 해 왔습니다.

    2. 전 1993년 ~ 1997년 영국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 과정을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이수했고 석사 논문 작성과정에는 런던 수도경찰청, 박사 논문 작성 과정에는 30개 이상의 영국 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수 십 명의 경찰관을 인터뷰하는 등 지도교수의 가르침에 따라 최선을 다했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대로 검증해 봐라' 며 제 논문의 제목과 찾을 수 있는 위치 등을 공개했습니다.

    3. 이후 시간이 흘렀고, 변희재 미디어와치 대표가 제 논문의 표절을 확인했다며 절 비판하는 트윗을 했고, 전 '무슨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이냐' 는 생각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공언했고 실제 변호사에게 의뢰를 했습니다.

    4. 그런데, 논문을 검증했다는 사이트에 올라 온 10군데의 표절의혹 내용을 보니, 실제 인용규칙을 어기고, 따옴표 안에 넣거나 블락 인용 형태로 처리해야 할 직접적인 인용을 출처 표시만 한 채 간접인용형태로 잘못 표기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제기된 내용 중 제가 석사 과정을 이수하지 않고 석박사 통합과정을 이수했다거나, 특정 사전을 베껴왔다는 부분 등은 사실무근인 것 등, 일부 허위이거나 과장된 주장도 있습니다.

    5. 1997년,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유학생이던 제가 쓴 논문에서 매우 부끄러운 표절 흔적을 발견하고 무척 당황스럽고 부끄럽습니다.

    6, 특히, 해당 사이트에서도 지적햇듯이, 전 유달리 학생들에게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고, 가장 높은 수준의 '표절' 기준을 제시해 레포트 작성 등에 준수하라고 요구했던 사람입니다. 고위 공직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도 강한 비판을 해오던 사람입니다.

    7. 비록, 논문의 본질은 영국 지방경찰청 대부분을 방문해 인터뷰 하고, 나름대로 독창적인 분석틀을 만들어 "크라임 와치 유케이"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의 컨텐트를 분석한 "실증 연구" 이고, 표절이 이루어진 것은 그 실증연구의 기초가 된 선행연구와 이론적 틀 등 다른 학자들의 저작물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발생했지만, 표절은 표절이고, 제가 해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행위를 '과거의 제가 행한 것'은 사실이기에 인정합니다.

    8. 그리고, 비록 지나친 이념적 편향과 색깔론 등의 문제, 그리고 자신과 다른 진영에 있는 사람들을 표적삼아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에 대해 평소 매우 비판적으로 생각해 온 사람과 그 집단이지만, 본문 내용만 300페이지가 넘는 16년 전 영어 논문을 일일이 조사해 표절부분을 찾아 낸 변희재 씨와 연구진실성센터의  꼼꼼함과 철저함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9. 변명은 않겠습니다. 사실은 사실이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입니다. 제 박사논문에 표절부분이 있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분노한 분이 계시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습니다.

    10. 다만,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제가 제 부끄러운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반대 진영에 있는 '미운 사람'에게서 일부 실수나 잘못을 찾아내어 흠집내기 하려는 의도를 부추기는 결과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5년 간 타국에서 쏟은 땀과 열정이,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던, 논문에서 발견된 일부 표절 흔적으로 인해 훼손되고 무너지는 아픔을 겪게 되면서 '마녀사냥'에 가까운 흠집잡기의 폐해를 절감하게 됩니다.

    11. 제 과거의 잘못은 인정하고 반성하겠지만, 제가 하고 있고 해야 할 역할이나 주장을 중단하거나 늦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밉습니다. (*)

    미디어워치는 표창원 전 교수의 논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표창원 씨는 다른 사람 논문의 그림설명에 있는 문장들을
    몇 줄씩 그대로 자기 논문의 본문에 옮겼으면서도
    쌍따옴표(“”) 인용이나 들여쓰기 인용을 하지 않고
    마치 자기 문장인양 위장했다.

    연속으로 된 두 문장을 훔쳐 와서는
    한 문장은 자기 논문의 본문에,
    또 한 문장은 자기 논문의 각주에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비슷한 표절 혐의가 여러 군데서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며,
    표창원 씨 행위는 아무리 출처를 밝혔더라도
    인용의 적절한 규칙을 지키지 않은
    명백한 지적 도둑질에 해당한다."

     

  • ▲ 표창원 씨가 다른 이의 논문 그림 설명에서 문장을 표절한 부분  ⓒ 미디어워치
    ▲ 표창원 씨가 다른 이의 논문 그림 설명에서 문장을 표절한 부분 ⓒ 미디어워치

     

  • ▲ 그밖에 표창원 씨가 다른 이의 논문에서 문장을 가져온 부분들   ⓒ 미디어워치
    ▲ 그밖에 표창원 씨가 다른 이의 논문에서 문장을 가져온 부분들 ⓒ 미디어워치

     

    이번에 표절 혐의가 드러난
    표 전 교수의 논문 제목은 다음과 같다.

    [The police and Crimewatch UK:
    a Study of the Police use of
    Crime Reconstruction and
    Witness Appeal Programmes in Britain]

    영국 엑시터 대학교의 경찰학(Police Studies) 박사학위 자격으로
    1997년 제출한 것이다.

    해당논문은 범죄해결과 제보요청에 대해
    영국의 범죄재연 프로그램인 <크라임워치>의 이용실태를
    연구주제로 삼고 있으며 지도교수는 마이클 러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