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칼, 주사바늘을 보고 펄펄 뛰는 성인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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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이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한 것을 놓고 잠깐의 반작용이 나온다.

    전국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고 난리를 치고
    국론(國論)이 분열된다고 서둘러 봉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회의록 공개를 계기로
    또 다른 극단(極端)으로 가려느냐면서 점잖게 꾸짖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노무현-김정일 밀담]을 공개한 것은 대단히 잘 한 일이다.
    회의록 공개를 무슨 엄청난 사건처럼 생각한다면,
    시선을 잠깐 세계로 돌려보길 바란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외교관들이 은밀하게 주고받은 비밀문서들도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공개되는 시대이다.
    미국이 수억명을 대상으로 도청-감청했다는 사실이
    전직 미국 CIA직원에 의해 폭로되는 시대이다.

    입만 열면 세계가 들썩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전직 CIA 직원의 폭로에 스타일을 구기고 국제적인 망신을 뒤집어쓰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그깟 정상회담 회의록 100쪽 짜리가 공개됐다고 무슨 대수라고?
    그것도 잔혹한 세습독재자와 나눈 잡담 쓰레기 같은 대화록이?


    회의록이 공개됐다고 국론이 분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흐름에서 뒤쳐진 지진아요 낙오자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남들은 다 [정보공개]. [투명사회], [비밀주의 청산]으로 가는데
    그들은 시대흐름에 한참 뒤쳐진 상태에서 남 탓만 한다.

    시대흐름을 역행함으로써
    패잔병이요,
    낙오자요,
    루저가 된 것은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을 왕따시켰다고 거꾸로 뒤집어 씌운다.
    그러면서 [국론분열]이라고 주장한다.

    회의록 공개를 계기로 극단을 도모한다는 주장에도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만약 누가 자기 재산을 슬쩍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는 사기꾼 모의를 하는데
    그것을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게 극단인가,
    아니면 사기꾼 역적 모의가 있었다고 널리 알리는게 극단인가?

    정상적인 판단력과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보면 아주 간단한 일이다.

    진실의 빛이 들어가면 어둠은 절대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진다.
    사라지는 어둠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른다고,
    그 잠시 동안의 그 소동을 누가 무서워할까?

    마치 지구가 멸망할 것 처럼 난리 소동을 벌이는 국회의원,
    진보입네 하며 나서는 무슨 시민단체, 혹은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이 진행되는데
    살 째기 무섭다고 침대에 안 올라가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수술칼을 들었더니,
    대검(大劍)으로 나를 죽이려 든다고 뒤집어씌우는 궤변이다.
    주사기를 들었더니,
    독극물로 암살하려 든다고 펄펄 뛴다.

    대한민국은 지금,
    이념의 환부를 도려내는 심리적 외과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이 수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 상처는 다시 숨어 들어간다.
    상처와 마주 치지 않으면, 결단코 건강해질 수 없다.

    이 상처는 누구보다 먼저 지금 펄펄 뛰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남긴다.

    그러니,
    수술칼 무섭다고,
    주사바늘 겁난다고
    소리치르며 난동부리는 성인아이(adult child)들이여,
    잠시 잠깐의 고통이 바로 살 길 임을 명심하고
    수술대에 올라,
    수술칼을 받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