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은 聖域인가?

    자유통일을 전제한 결단이 없다면 한국은 있는 카드도 써보지 못한 채
    북한과 함께 몰락해갈 것이다.

    金成昱    

  •   1.
      “북한은 대부분의 외화 부족액과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등에 필요한 특수자금을 주로 남한으로부터의 각종 현금성 수입과 무기, 마약거래 등 불법무역으로 충당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北核담당 대사(6자회담 차석 대표)를 지낸 이용준의 ‘게임의 종말’ 中)”
     

      북한의 핵무기 개량은 달러를 필요로 하고, 현재 북한의 달러박스는 개성공단 등 南北(남북)교역과 무기, 마약거래 등 불법무역이다.
     
      李 前대사는 같은 책에서 “북한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거액의 현금을 공급할 수 있는 한국이야말로 중국을 능가하는 가장 강력한 對북한 견제와 압박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
      李 前대사의 지적처럼 무기, 마약거래를 제외한 공식적 돈줄은 한국이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MB정부 5년간(2008~2012) 南北교역액은 90억9,600만 달러(9조9,601억 원)이다. 노무현 정권 5년간 56억2,400만 달러(6조1,582억 원), 김대중 정권 5년간 20억2,500달러(2조2,173억 원)였다. 김대중 정권 때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南北교역은 대부분 개성공단이 차지한다.
     
      南北교역은 한국이 ‘철저히’ 밑지는 장사다. 예컨대 2012년 북한은 南北교역을 통해 1억7,700 달러(1,923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북한의 한국에 대한 수입 개념인 반입 10.74억 달러, 수출 개념인 반출 8.97억 달러 : 출처 통일부).
     
      3.
      MB정부 5년간의 南北교역액 9조9,601억 원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예컨대 북한의 財政(재정)은 2008~2011년 연평균 40억5,000만 달러(각각 34.7, 35.9, 52.1, 57.3억 달러)였고, 2008~2012년 南北교역액 평균은 18억192만 달러였다.
     
      이 둘을 비교하면, 南北교역액 9조9,601억 원은 북한 財政의 40.4% 정도에 달했다. 북한의 財政은 사회주의 체제 특성상 국민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높다. 요컨대 북한 財政 절반 가까이 한국이 대준 셈이다.
      
      4.
      이용준 前대사의 지적처럼 한국은 북한을 제어할 가장 강력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홍수처럼 쏟아지는 대응책 가운데 개성공단 등 南北교역 중단조치는 언급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4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입을 빌어 북한 도발에 대해 “개성공단 등 對北반출 물품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막상 핵실험 이후엔 조용하다.
     
      정부·여당은 물론 주요 언론마저 南北교역 중단조치를 언급치 않는 이유는 이것이 북한에 치명적 위협이 되기 때문인지 모른다. 자칫 북한정권의 후속 도발 또는 정권 붕괴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 것일까?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오는 것을 겁내는 것일까?
     
      南北교역 중단조치는 段階別(단계별) 중단 등 다양한 수단이 포함될 수 있어 실효적이다.
    김정은 정권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런 초보적 제재도 두려워한다면, 자위적 核무장은커녕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 앞에서 굴종과 예속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자유통일을 전제한 결단이 없다면 한국은 있는 카드도 써보지 못한 채 북한과 함께 몰락해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