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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시대 여는데 우리가 모두 공동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져달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새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인 당(黨)과 협력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만든 정책에 있어서 '엇박자'를 내선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최근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의 재원문제를 두고 당 지도부에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등 사실상 공약 철회론이 공개적으로 출몰한 데 따른 불편한 심경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 만남은 대선 이후, 공식적으로 박 당선인과 당 지도부가 만난 첫 자리였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은 당의 약속이기도 하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캠프에서 함께 공약을 성안시키고, 또 전국을 돌며 이를 홍보하고 실천을 약속했던 당 지도부가 선거가 끝난 지 한 달 만에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낸 데 불쾌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공약 실천을 통해 과거 구태정치와 결별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꼴로 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정치적 자산으로 '약속·신뢰'를 크게 강조하고 있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상 당 지도부의 행태는 비판적 지지 격의 내부 비판을 뛰어 넘어 민심을 흔드는 위협적인 요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박 당선인은 국민에 대한 '도리', '신뢰' 등을 언급하며 당에 '공약 이행' 협조를 구했다.
"입법과 예산 등을 하나하나 지켜나가면서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 해야한다.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의 신뢰가 더욱 쌓여가니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또 최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 개정안에 대해서는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개편안은 청와대 경험, 상임위활동을 비롯해 국회의원 경험이 바탕이 됐다.
총선·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마련한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잘 전달해 달라.
성심껏 반영하겠다."박 당선인의 모두 발언 뒤 참석자들과 개별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밝혔다.
참석자들은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대신 박 당선인의 말에 화답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박 당선인의 '작심' 발언에 ▲ 택시법 개정안 ▲ 이동흡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언급할 분위기는 아니었단 뜻이다.
한 참석자는 "현안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정부조직법을 잘 처리해 달라고 했다. 또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협조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대선 공약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니까 잘 지켜지도록 끝까지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석자도 "당선인께서 약속을 잘 지키자고 했다"고만 전했다.낮 12시부터 오후 1시 20분까지 진행된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박 당선인을 포함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유일호 비서실장, 이정현 정무팀장, 조윤선 대변인 등이 자리했다.
당에서는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심재철·유기준 최고위원, 서병수 사무총장,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이상일 대변인과 주요 당직자, 국회 상임위원장단 등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