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자리서 공약 엇박자에 '작심 발언'"대선공약은 당의 약속…공동으로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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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회동을 위해 23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3.1.23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회동을 위해 23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3.1.23 ⓒ 연합뉴스

     

    "국민행복시대 여는데 우리가 모두 공동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져달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해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새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인 당(黨)과 협력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만든 정책에 있어서 '엇박자'를 내선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의 재원문제를 두고 당 지도부에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등 사실상 공약 철회론이 공개적으로 출몰한 데 따른 불편한 심경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 만남은 대선 이후, 공식적으로 박 당선인과 당 지도부가 만난 첫 자리였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은 당의 약속이기도 하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캠프에서 함께 공약을 성안시키고, 또 전국을 돌며 이를 홍보하고 실천을 약속했던 당 지도부가 선거가 끝난 지 한 달 만에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낸 데 불쾌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공약 실천을 통해 과거 구태정치와 결별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꼴로 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정치적 자산으로 '약속·신뢰'를 크게 강조하고 있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상 당 지도부의 행태는 비판적 지지 격의 내부 비판을 뛰어 넘어 민심을 흔드는 위협적인 요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국민에 대한 '도리', '신뢰' 등을 언급하며 당에 '공약 이행' 협조를 구했다.

    "입법과 예산 등을 하나하나 지켜나가면서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 해야한다.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의 신뢰가 더욱 쌓여가니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또 최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 개정안에 대해서는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개편안은 청와대 경험, 상임위활동을 비롯해 국회의원 경험이 바탕이 됐다.
    총선·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마련한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잘 전달해 달라.
    성심껏 반영하겠다."

    박 당선인의 모두 발언 뒤 참석자들과 개별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밝혔다.

    참석자들은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대신 박 당선인의 말에 화답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박 당선인의 '작심' 발언에 ▲ 택시법 개정안 ▲ 이동흡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언급할 분위기는 아니었단 뜻이다.

    한 참석자는 "현안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정부조직법을 잘 처리해 달라고 했다. 또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협조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대선 공약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니까 잘 지켜지도록 끝까지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석자도 "당선인께서 약속을 잘 지키자고 했다"고만 전했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 20분까지 진행된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박 당선인을 포함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유일호 비서실장, 이정현 정무팀장, 조윤선 대변인 등이 자리했다.

    당에서는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심재철·유기준 최고위원, 서병수 사무총장,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이상일 대변인과 주요 당직자, 국회 상임위원장단 등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