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억대 연봉잔치’ 공기업개혁
    왜 외면하나?


     ‘청년실업 고통’ 무관심한 ‘神의 직장’-공기업
     
    오 윤 환


    “자본주의를 무너뜨리자는 소리냐?”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은 해야겠다.
    “시장경제를 외면하고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냐?”는 비난을 들어도 꼭 해야할 말이 있다.
    대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20~30대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절박감에서다.

    “총취업자 2,358만 중 11.6%인 237만이 3인 기준 최저생계비 102만6,603원 이하인 워킹푸어”라는 좌파들의 자극적 선동.
    “공식적 ‘청년실업자’는 34만 명이지만 취업준비생·구직포기자를 합치면 141만 명.
    부사관급 이상 제대군인 57%가 미취업 상태”라는 친북좌파들의 ‘화염병’을 막기 위해서도 할 말은 꼭 해야겠다.

    서민과 중소납품업체의 비명 속에서 ‘연봉-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재벌과, 국민세금으로 호의호식하는 공기업이 그 대상이다.
     
    <한겨례>신문이 2011년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신(神)의 직장 톱 4’를 선정했다.
    모두 공기업이다. 


  • 1위는 ‘평균 연봉 1억에 법인카드도 1장씩‘ 직원에게 줘어주는 한국거래소.
    거래소는 2011년 기준 직원 1인당 급료가 1억 원을 넘어섰다.
    그 것도 모자라 초등생 학원비로 연 120만 원을 지원했고, 직원들이 불효자가 되지 않도록 ’경로효친 휴가‘ 3일을 줬고, 자기계발하라고 7일 특별 휴가도 줬다.
    연차 휴가 보상금으로는 1인당 600만 원씩, 전 직원 스마트폰 2년 약정 기간  통신비 전액 지원에 6억 원을 썼다.
    압권은 '1인당 1법인카드'.
    전 직원은 2008년 6월까지 법인카드 1장씩 받아 2년 6개월 동안 골프장, 유흥주점에서 3,030회나 긁었다.
    거래소는 자기 능력으로 뭘 창출해내는 기업이 아니다.

    ‘신의 직장 랭킹 2위’는 한국은행.
    4급(과장급) 연봉이 최고 1억1087만 원. 1급은 1억4916만 원.
    30대부터 억대 연봉을 받으며, 20년간 정년을 보장 받는다.
    직원들에게 임대주택은 무상. 그 돈이 397억 원이다.
    또 주택자금을 개인당 5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유학비용도 1인당 평균 1억 원 이상.
    퇴직자들도 호사를 누린다.

    3위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면 '빚내서 소를 잡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118조원의 빚더미에 하루 이자만 100억 원을 무는 처지지만 작년 직원 성과급으로만 1,063억 원.
    1인당 평균 1,600만 원.
    18회에 걸쳐 고위직 위주로 167명을 해외로 출장을 보내면서 1년 6억여 원을 썼다.

    4위는 틈만 나면 전력요금을 인상하는 한국전력.
    한전에 1억원이 넘는 억대 연봉 직원이 무려 758명이다.
    공기업 중 최다다.
    대통령 연봉은 1억8,941만원이다.
    그 것도 모자라 2007년부터 직원 1,957명에게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과대계상해 퇴직금 149억 원을 더 지급했다.
    계열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11개사도 퇴직금 269억 원을 더 챙겨줬다.
    정부 지침을 깔아 뭉갰다.
    한수원 11개사는 2007년부터 3년간 임직원 자녀 6,700여 명에게 대학생 학자금 435억원을 지원했다.
    정부 지침 무시다.
    억대 연봉과 신이 놀랄 후생복지도 모자라 터졌다 하면 원전 비리다.
    그 원전 비리로 작년 2월 고리 핵발전소가 가동을 멈췄다.
    뇌물을 받고 납품받은 불량부품 때문이다.

    이밖에 사업을 집행하고 남은 돈 60억8000만 원을 상여금으로 나눠준 농어촌공사,
    공적자금 1조1,518억 원을 수혈받고도 임원들에게 성과급 벼락을 내린 수협중앙회는 ‘아차상’을 받았다.

    유럽발 경제위기 직격탄을 맞은 세계 각국에서는 ‘잡 쉐어링’이 유행이다.
    근로자 임금을 동결하거나, 깍는 대신 일자리를 늘려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고통분담’이다.

    이 나라 ‘신의 직장’과 그 임직원들이 들으면 까무라칠 일이겠지.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2011년 평균 연봉은 109억원.
    2007년에는 133억원이었다.
    이어 삼성생명 48억5,000만원, SK이노베이션 46억5,000만원, 삼성화재 39억 5,000만원, 삼성 SDI가 35억4,000만원, CJ 29억 9,000만원, 현대차 29억 2,000만원, 한화케미칼 28억 1,000만원, 한화 22억 1,200만원,  현대상선 19억 4,000만원, KT 15억 1,000만원 순이다.

    기업이 낸 이익에 상응하는 연봉을 받는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특히 매출 200조원을 달성한 삼성전자는 더 준다해도 뭐라할 입장이 아니다.
    그러나 야유회 가서 혼자 불고기를 구어 먹어도 옆사람이 신경쓰이는 법이다.
    이웃들이 삼각김밥을 먹을 때 고기 굽는 냄새를, 그것도 거의 매일 풍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봉과 성과급 잔치도 적정선이 있을 법하다.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참는” 국민성으로 볼 때 재벌들의 ‘나홀로 돈벼락’은 국민들의 배를 많이 아프게 했을 것이다.    

    청년실업은 우리만의 아픔은 아니다.

    유럽은 최악이다.
    포루투갈 27%, 이태리 29%, 그리스 42%, 프랑스 22.8%, 영국 19.6%, 핀랜드 19.9%다. EU 평균 20.5%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 9.8%에 비교하면, 유럽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미국도 15.3%로 높은 편이다.

    세계 각국이 청년 일자리 마련에 몸부림치고 있다.

    <조선일보>가 최근 잡 셰어링의 모범국 네덜란드를 소개했다.

     네덜란드 트럭 제조업체 다프(DAF)는 2009년 판매량이 줄자 직원 100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었지만, 노조 반발에 부딪혔다.
    사 측은 근로시간을  20% 줄이는 대신 임금 삭감방안을 제시했다.
    근로자들은 임금 일부가 삭감됐지만, ‘해고’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네덜란드는 ‘파트타임 근로’ 천국이다.
    25세 이하 청년의 파트타임 비율이 71.9%다.
    그들은 ‘주 25시간’만 근무한다.
    나머지 시간은 직업교육과, 자기개발에 할애한다.
    파트타임 때문에 공백이 생기는 업무는 또 다른 파트타입 청년들로 메꾼다.
    그 결과가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 7.1%다.

    미국 기업들은 이중임금제(two-tire wage system)로 일자리를 확대하고 있다.
    신규 고용 근로자 임금을 적게 주는 제도다.
    GM, 크라이슬러,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 등이 2006년 노조와 이중임금체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 근로자 평균임금은 시급 27달러 수준인데 반해, 신규 채용 근로자는 14~14.6달러다.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 데이비슨 노조는 최근 7년차 이상 기존 직원 임금을 동결하는 한편, 오토바이 수요가 살아나도 신규 고용 직원들의 급여는 낮은 임금을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
    마이크 마시크 노조위원장은 “노조로서는 굴욕적이지만, 기존 직원들 일자리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역시 청년실업과의 씨름을 시작했다.

    고용노동부가 대통령직인수위에 “근로시간을 줄여 ‘잡 셰어링’ 활성화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보고한 것은 그 일환이다. 

    그러나 청년일자리 창출이 박 당선인과 정부의 과제만은 아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과, ‘나홀로 잘 나가는’ 민간기업의 동참이 있어야 한다.

     
    대선에서 20~30대는 “판을 바꾸면” “정권을 교체하면”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하는 기대에서 야당에 몰표를 던졌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진로를 타개하려는 몸부림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을 찍은 50~60대의 현실은 20~30대 보다 더 암울하다.
    자식 세대에 올인한 탓에 ‘노후’를 대비할 여력조차 없었다.
    비정규직도 언감생심이다.

    그런데도 50~60대는 여당 후보를 찍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뿌리부터 흔들려는 세력으로부터 공동체의 가치를 수호한 것이다.


     그 50~60대도 가진 자들을 주시하고 있다.
    그 50~60대도 20~30대의 주의 주장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가진자, 배부른자들이 깨우치지 못하면, 20대고 30대고 50대고 60대고 ‘한세대’가 되어, 어느 좌파신문 제목처럼  “확 디집어부러!!”라고 소리칠지 모른다. 

    그 때는 ‘신의 직장’이고 ‘억대 연봉’이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박근혜 당선인의 공기업 개혁을 국민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다.

    “집이 커서 천 간 넓이라 하더라도 잠잘 때에는 여덟 자 길이면 족한 것이고, 전답이 많아서 만경창파같이 곡식이 많기로, 하루에 두되 쌀이면 그만이다..”
       -<채근담>(菜根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