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이 움직인다! 호남이 움직여!!”

    -한화갑의 박근혜 지지에 배 아픈 나꼼수‧민주당-

    오 윤 환


    '2012 호남의 선택- 또 묻지마 투표?‘라는 글을 쓴 게 사흘 전이다.
    광주에 내걸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프래카드가 뜯어지고, 박 후보 얼굴 사진이 면도날로 예리하게 찢긴 채 발견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 역시 역대 선거와 다르지 않을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다.
    또 전북 임실에서는 박 후보 유세장을 지나는 차량들이 클랙슨을 울리는 바람에 유세가 중단되기도 했던 것이다.

  • 그러나 '2021 호남의 선택- 또 묻지마 투표?‘라는 글이 성급했다는 증거가 호남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호남에서의, 호남출신들의 박 후보 지지선언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관변단체나 친여인사들의 지지가 아니다.
    자발적이고 자생적 지지다.
    ’리틀 DJ'로 불리는 환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까지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호남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난 3일 조선대 등 광주·전남지역 대학교수 220명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선대 박영석, 박세승, 노영복, 한관수 교수 등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은 안보, 정치, 경제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선에서 일시적인 감성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한 냉철한 이성으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며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지지선언에는 조선대 111명과 광주전남 교수 109명 220명이 서명했으나 브리핑룸에 모습을 나타낸 교수 외에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광주’의 특성상 220명의 교수가 박근혜 지지선언에 ‘서명’했다는 것만로도 ‘큰 사건’이다.
    광주의 심장부 광주시의회에 당당히 등장해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 조선대 박영석, 박세승, 노영복, 한관수 교수 등 교수대표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엄청난 일이다.

    '나꼼수’의 탁현민씨가 "광주전남 대학교수 220명 박근혜 비공개 지지한답니다. 그들의 부끄러움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라며 "저는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문재인을 공개 지지합니다"라고 배배꼬인 트윗을 날린 것은 그만큼 배가 아팠다는 증거다.

    대학교수 220명이 다가 아니다.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 지역 과학자 및 교수들이 4일 새누리당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것이다.
    안 전 후보의 '진심캠프' 산하 한국과학기술비즈니스포럼 회원 10여 명이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0여 명의 포럼 회원들은 박 후보의 과학정책에 찬성하며 (박 후보를) 과학기술로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실현시킬 최적의 지도자라 생각해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자공학도 박 후보와 전공이 같기 때문에 지지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리서치뷰> 휴대전화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껑충” 뛴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리서치뷰가 <오마이뉴스>와 3일 휴대전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를 넘어선 것이다.
    직전 조사에서 박근혜 17.8%, 문재인 76.2%였으나 3일에는 박근혜 23.1%, 문재인 70.6%로 나타났다.
    박 후보가 호남에서 20% 벽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것도 <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진영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지난 4일 기자 브리핑에서 갑자기 불편한 기색으로 나타났다. 그는 “우리 진영 유력 정치인들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자유지만 김대중을 팔지 말라”며 “박 후보도 이런 식으로 이간질을 하지 말라”고 쏘아 붙였다.
    문 후보 진영의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박 후보 지지는) 김 전 대통령 뜻을 거스른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한화갑 전 대표의 박 후보 지지에 배가 몹시 쓰렸다는 얘기다.
    DJ 대통령 때 아버지 손에 의해 구속됐던  DJ 3남 홍걸의 문 후보 지지만으로는 성이 안찼다는 자복이다.

    한 전 대표는 “박근혜 지지”를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친노‘는 적개심으로 약자를 말살하는 성향을 보인다. 문재인 후보는 청와대 재직 시 인사에서 호남을 차별했다. 문 후보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쏘아 붙였다.
    뼈아픈 공격이다.

    직후 같은 동교동계 권노갑, 김옥두 씨가 한 전 대표를 씹고 나섰다.
    한광옥 전 DJ 비서실장의 박 후보 캠프 합류에 이은 한 전대표의 박 후보 지지에 심사가 뒤틀린 모습이다.

    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를 돌파한 직후 ‘CS(철수) KOREA’ 광주전남지역본부에서 광주전남 혁신포럼으로 이름을 바꾼 안 전 후보 지지단체 회원 일부가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 역시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정당선택의 폭을 넓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가 열흘만에 나타나 ‘문재인 성원’을 언급한 바로 다음날이다.

    '2012 호남의 선택- 또 묻지마 투표?‘라는 글이 성급했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안철수 진영의 송진호 범국민후보추대연합 공동본부장의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에 함께 등장한 김종호 광주전남진심허브포럼 상임고문도 "정치쇄신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을 찾았다"고 박 후보 지지를 밝혔다.
    안철수 팬클럽 '철수처럼 광주본부' 회원들도 5일 광주시의회에서 "동서화합을 위해 안철수 대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호남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대통령 후보가 바로 박근혜"라고 밝혔다.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하고 떠나자 새천년민주당 대표에 취임하면서 “이 나라 정당정치를 뿌리째 흔들려는 세력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당이다. 대선에 승리하고 1년도 안되어 분당했다. 민주당은 반개혁 정당이요 민주당원은 반개혁세력이라고 몰았다.
    끊임없이 분란과 편가르기를 일삼고 특정지역을 소외시키는 대결구도를 조장해왔다. 입만 열면 민생을 외치지만 지난 2년동안 경기는 악화되고 청년실업과 신용불량자는 늘어만 간다”고 비난했다.

    바로 그 열린당의 후예 문재인 후보가 10년전 노무현 후보가 얻었던 90% 이상의 득표를 호남에서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 박 대선후보는 5일 광주ㆍ전남 지역 유세에서 "호남의 상처와 눈물을 짊어지고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의 호남 득표가 주목된다.
    호남의 변화와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