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정치인 뺨치는 절묘한 되받아치기! 그러나 '꼼수'에 실수도 있었다!
  • <윤창중 칼럼세상>   

    안철수의 절묘한 되받아치기? 

     

  • 안철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통쾌한 기분일지 모른다. 자신의 측근이라는 변호사 금태섭이 어제 일찌감치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예고해 잔뜩 관심을 모은 가운데 극적으로 터뜨린 한방! 우박처럼 우두둑 떨어지던 안철수 ‘의혹 덩어리’들을 한방으로 날려버렸다.

    적중했다! 이런 기분일 것이다.

    완전히 허를 찌른 역공! 역시 안철수는 홍보의 귀재. 그 좋은 머리로 정치판 돌아가는 걸 재빨리 습득해 기성 정치인 뺨치는 국면전환의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뒤로 돌아서는 듯 하면서 절묘하게 되받아치는 기술, 놀랍다.

    그런 발군의 실력이기 때문에 지지도를 유지하는 것. 기자회견을 한다기에 안철수 의혹에 대해 시시콜콜 해명하거나 아니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 이런 것 정도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금태섭이 들고 나와 폭발시킨 건 뜻밖에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기획단의 공보위원 정준길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뇌물과 여자 문제를 폭로해 (안철수가) 출마하지 못하도록 죽여 버리겠다, 불출마하라고 협박했다”고 폭로.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안철수에게 따라 붙고 있는 룸살롱 출입 문제→군대 가는 날 가족에게 알렸느냐, 알리지 않았느냐?→SK 최원석 회장에 대한 탄원서 서명→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문제→재개발 아파트 ‘딱지’와 오랜 기간 전세 살았다는 발언과의 불일치→POSCO 사외이사 시절의 스톡옵션 매각 문제…종잡을 수 없이 꼬리를 물고 있는 ‘스캔들’이 이 한방에 묻히고 있구나.

    안철수, 정말 대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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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어 열린 ‘협박자’ 정준길의 해명 기자회견을 듣게 되면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게 되는 의문-안철수에게 불출마시키라고 협박하는 그 엄청난 얘기를 휴대전화 걸어 하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자가운전하던 차 안에서 한다? 서울법대 졸업하고 특수통 검사한 사람 맞아?

    대선캠프에 ‘안철수 저격수’로 발탁되니까 뭐 대단한 자리 맡은 걸로 착각해, 그야말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전화한 것 아냐? 오버한 것 아냐? 어이구 저런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만들겠다니. 솔직히 그게 더 한심해 보였다.

    서울법대 86학번 동기이기 때문에 시중에서 들은 몇 가지 얘기를 전달했을 뿐? 서울 법대?

    199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회창, 이홍구, 이한동, 이수성, 이인제 모두 서울법대 선후배들. 정치판에 들어오기 전에 친구이고 선후배이지 일단 들어 가기만하면 악마로 변신하는 게 정치권 속성인지 모르고 그런 소리 해댄 건 정말 하룻강아지!

    안철수와 금태섭이 이걸 문제 삼은 건 대단한 착상(着想)!

    정준길과 금태섭이 전화 통화한 게 4일인데, 이틀 뒤에 폭로 회견 한 걸 보면 그동안 상당히 이리저리 굴려보며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방으로 날리자!

    그리고 민주당이 흥행 회복을 노렸던 광주·전남 경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터뜨린 건 확 찬물을 끼얹어 안철수의 존재감을 과시함으로써, 말하자면 대선구도를 박근혜와 안철수로 굳혀보려는 저의!

    정준길의 협박은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이 사전 공모한 것이고, 일련의 안철수 의혹 덩어리를 보도하는 언론을 겨냥해 “‘뒤에 숨은 보이지 않는 거대 권력이 현 상황을 지휘하고 있지 않은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된다”고 언론까지 ’보이지 않는 거대 권력‘의 하수인으로 갖다 붙인 것,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기술도 닳아빠진 정치인들의 수법을 뺨치고도 남는다. 이건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모욕, 어쩌니 하며 있는 대로 확대재생산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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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머리 좋은 것만 믿다보면 제 머리에 넘어가는 것. 그게 뭔데?

    안철수와 금태섭 팀의 결정적 실수-

    ①안철수가 1999년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창기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 받는 조건으로 산은 파견 나온 벤처투자팀장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정준길이 말하더라,

    ②안철수가 서울 목동에 사는 30대 음대 출신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었다고 정준길이 말하더라고 전한 건 엄청난 전술적 실수!

    왜? 오늘만 지나도 안철수는 후회할 상황이 올 것. 사람들의 머릿 속에는 진위를 떠나 이것 두가지 말초적 의혹만 각인되는 것. 돈과 여자 문제와 관련한 의혹은 정치인이 아무리 시달려도 스스로 제 입에 올리지도 않는 법. 특히 여자 문제는.

    안철수 쪽에서 ‘네거티브 공세’라고 하는 건 정말 웃기는 억지다. 안철수에 열광하는 국민이 생긴 결정적인 심리적 배경은 무엇?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깨끗한 인간으로 투영됐기 때문. ‘깨끗함’ 이미지 말고 뭐가 있는가!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 깨끗한지 검증하는 게 왜 네거티브인가?

    안철수에 대한 검증은 지금부터 본격 착수돼야 한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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