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분쟁 노리는 日에 경고..日 언론 극렬 반발, 靑 "영토문제만큼 양보 없다!"
  • MB, 최초 독도 방문! 전직대통령들 뭐했나?

    2012년 8월 10일 오후 1시 57분.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동도 헬기장에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착륙했다.

    3분 뒤인 정각 2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헬기장에 발을 디뎠다.

    독도 경비대장의 경례를 받은 이 대통령은 함께 나온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말없이 동해바다를 지켜봤다.

    회색바지에 청색 재킷 차림으로 간편한 복장이었지만, 이 대통령의 표정과 이 순간의 분위기는 엄숙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사상 처음 우리나라 영토인 독도를 방문한 첫날이기 때문이다.

    “독도를 잘 지켜 달라.”

    약 한 시간 가량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독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이 말을 계속했다.

    독도경비대장을 비롯해 소속 전경대원 10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말이다.

    특히 '한국령'이라고 흰색 글씨로 쓰인 바위를 보고서는 아무 말도 없이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경비대원들이 만들어 놓은 태극기 앞에서는 "(이게 다)경비하는 사람들의 애국심이다"고 칭찬했다.

  • ▲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전경대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 뉴데일리
    ▲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전경대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 뉴데일리



    √ 헌정사상 처음, 역사적인 일…MB 왜 갔나?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올림픽 기간 영토분쟁을 국제 이슈로 비화시키려는 일본에 대한 ‘경고’의 의미다. 다음주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에게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깔린 셈이다.

    실제로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외교백서에 우리 영토로 표기된 독도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실리외교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도 이 문제만큼은 결코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돼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을 우려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다케시마로 표현하던 것을 ‘독도’로 제대로 표기하고, 일본해로 표시하던 것을 ‘동해’를 함께 표기하는 등 우리에게 우호적인 인식이 퍼지면서 정부가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 대통령 역시 한층 성장한 외교력을 배경으로 이번 독도 방문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일본과 ‘전면전’을 벌여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울릉도·독도를 방문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실행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

    몇 차례 독도 방문을 하려다가 ‘아직 갈 때가 아니다’는 반대론이 있었고, 여의치 않은 사정도 있어 접고 접고 하다가 지금쯤 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
     - 청와대 고위 관계자



    √ 그래서 우리 언론은 미리 보도하지 않았다


    이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우리 영토에 가는 것이 외교적으로 눈치 보일 일은 아니지만, 군사적·안보적으로는 중대한 ‘군사작전’이다.

    우리의 영해긴 하지만 바다 위를 헬기로 이동하기 때문에 적군의 공격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정세가 어지러운 북한이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일본이 문제였다.

    때문에 청와대는 독도 방문 전날인 9일 오후 3시께 이 내용을 브리핑하며 ‘엠바고(일정시점까지 보도금지)’를 요청했고,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국가 원수의 안위에 관련된 문제일 경우 직계 가족들에게도 ‘발설’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하는 시각은 오전 10시. 청와대로 다시 돌아오는 시각은 오후 6시였고, 국내 모든 언론들은 대통령이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후 이를 보도하기로 약속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전경대원들이 만든 대형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전경대원들이 만든 대형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 비겁한 日 언론..누가 정보를 일본에 흘렸을까?


    하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엠바고 요청이 있은 뒤 이날 저녁부터 주한 일본대사관 측과 서울 주재 일본 특파원들이 관계부처에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다는 게 사실이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어디선가 ‘정보’가 샌 것이다.

    결국 10일 새벽 일본의 교도통신이 첫 보도를 한 이후 일본 조간신문에 ‘이 대통령의 독도행’이 대서특필됐고, 국내 언론들도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일제히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 정보가 어디서 샜느냐를 파악하고 있지만, 문제는 좀 더 깊은 곳에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도 알리지 않았던 정보인 만큼 사실상 청와대 내부이거나 국내 언론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컸던 게 사실이다. 정부 고위 관료와 수십명에 달하는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미리 통보한 만큼 이 정보가 새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실제로 청와대 출입기자단 소속 언론 중에는 ‘아덴만 여명’ 사건처럼 주요 군사작전의 ‘엠바고’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물의를 일으킨 전례도 있었고, 청와대도 이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청와대는 국내나 일본 언론에서 엠바고를 깰 경우에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강행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사실 유출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엠바고를 요청한 것이다. 내부에서는 당초 이 대통령이 전속 카메라 기자만 대동한 채 독도를 다녀온 뒤 이를 언론에 공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 땅에 가는 걸 왜 두려워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일본 언론이 조간으로 보도할 것을 예상했지만, 굳이 외신 보도를 신경써야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땅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가는 일 아니냐.”
     - 청와대 고위관계자

     

    √ 日은 한 목소리 내는데…우리는 왜?


    결국 문제의 근원은 이를 보도한 일본 언론에 있었고, 일본의 전략에 우리 국민은 그대로 넘어가고 말았다.

    청와대 안팎에는 이번 엠바고 파기의 근원지를 일본 정부로 의심하는 시각이 강하다.

    ‘어떤 경로(?)’를 통해 알아낸 정보를 자국 언론에 흘려 우리 언론보다 먼저 보도토록 해 국민 여론을 ‘음모론’으로 분열시킨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의혹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미리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허위보도’하는 일본 언론들의 행태에서 정황을 포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이를 보도한 일본 교도통신(10일 새벽 1시)의 기사 내용이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독도에 들어간다고 한국정부가 9일 일본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측은 (이 대통령의 방문이) 실행되면 한일관계가 엉망이 된다며 중지를 요구했다고 복수의 한일관계자들이 밝혔다. 한일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9일 서울의 일본대사관에 통보했다.”

    아시히신문은 아예 이를 이 대통령의 지지율 반전의 카드로 매도했다.

    “임기 중 약 반년동안 완전한 레임덕 상태에 빠져있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광복절을 앞두고 대통령 자신이 독도를 방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올해 초부터 주변에서 강해지고 있었다.”

    이 같은 일본 언론의 반응은 엠바고를 지키고 있던 한국 언론들을 소위 ‘물(낙종)’ 먹였고, 트위터 등으로 사실무근의 분석이 국내로 전파됐다.

     

  •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한 바위에 적힌 '한국령'이라고 적힌 글귀를 어루만지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한 바위에 적힌 '한국령'이라고 적힌 글귀를 어루만지고 있다. ⓒ 뉴데일리

     

    √ 日 전략에 춤추는 좌파, 그리고 그에 부화뇌동하는 민주통합당


    일본의 한국 여론 분열 전락에 우리나라 좌파들은 그대로 동조했다.

    이날 오전 트위터 등 SNS에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두고 갖가지 음모론이 등장했다.

    선봉은 대통령 때리기에 열심인 민주통합당이 맡았다.

    “앞으로 예상되는 한일관계의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한 독도방문이라면 모르겠지만 혹여라도 국면전환용 독도 방문이라면 굉장히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김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독도를 분쟁지역화해서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려는 일본의 계략에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전시성 행보가 아니라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

    국가 대 국가의 문제에서 제 1 야당이라는 민주통합당이 자국 대통령에게 어깃장을 놓고 있는 셈이다.

    통합진보당은 말할 것도 없었다.

    “임기 내내 일본의 독도 공세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 한 번 안하다가 임기 말에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정치적 쇼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 이지안 통진당 부대변인

    이 같은 국민 여론 분열에는 좌파 매체들도 한몫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톱기사로 ‘이명박 독도방문 일본정부에 미리 통보’라는 제목의 일본 언론 보도 내용을 그대로 내보내면서, ‘음모론’을 담아냈다.

    <오마이뉴스>도 ‘사면초가 MB, 뜬금없이 독도 간 이유?’라는 제목으로 이 대통령의 독도 行을 비판했다.

    <한겨레>도 ‘MB, 올림픽축구 앞두고 지지율 높이려 독도행?’이라는 기사를 냈다.

    그러자 이를 읽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판적 의견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는 우리 땅’ 이라고 말하면, 그 땅은 어느 나라 땅이 되는 건가요?”

    “뼛속까지 친일인 이명박이 독도에 간것에 큰 의미를 두고 계신것은 아니져?…그냥 팔수있나 재고 확인하러 간겁니다…ㅋㅋㅋ”

    무작정 '사실무근의 분석'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본 언론과 여론은 독도를 두고 단합하는 가운데, 왜 우리나라만 정치와 언론과 여론이 이처럼 분열하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기 직전 헬기 창문에 나타난 독도를 가리키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기 직전 헬기 창문에 나타난 독도를 가리키고 있다. ⓒ 뉴데일리

     

    √ MB가 “독도는 우리 땅” 외칠 때…DJ는?


    이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영토주권관리를 강화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실리 외교를 추구하면서도 영토 문제만큼은 결코 틈을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발표한 역대 정부별 한국의 독도 영토주권 관리 강화 현황을 보면 현 정부의 독도 영토주권 관리 강화 건수가 역대 정부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되고 실질적인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1952~2010년 기간 한국의 독도영토주권 관리 강화 사례는 총 177건으로 이중에서 이명박 정부의 독도영토주권 관리 강화는 32.8%에 해당하는 58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전두환정부(4건), 노태우정부(7건), 김영삼정부(19건), 김대중정부(28건), 노무현정부(35건)에 비해 점점 더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독도영토관리대책단’과(2008.7), 동북아역사재단 내 독도문제 전담 ‘독도연구소’(2008.8)를 설치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도 강화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기 직전 헬기 창문에 나타난 독도를 가리키고 있다. ⓒ 뉴데일리


    반면 지난 좌파 정부에서 벌인 독도에 대한 대처를 살펴보자.

    사실 그동안 일본이 독도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게 계기에는 DJ 정부가 체결한 ‘신한일어업협정’이 있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기 직전 헬기 창문에 나타난 독도를 가리키고 있다. ⓒ 뉴데일리


    이승만 대통령의 1952년 1월18일 ‘인접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의 선언’ 이후 소위 이승만 라인은 굳건했고, 독도 문제는 일본의 외교적 위협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8년 DJ 정부가 일본과 맺은 ‘신한일어업협정(1999년 1월 발효)’은 독도 주변 수역을 ‘중간 수역’으로 만들어버렸다.

    “역사 따지기 좋아하던 김대중, 노무현은 뭐 하고 대통령하고 있을 때, 독도 한번 안 갔을까? 헬기가 없었나? 헬기 타는 걸 무서워했나? 그랬을 거라고 이해하는 게 마음 편하겠다.
     - 트위터 아이디 yunhee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