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선 체제 전환, 속속 출마선언에 치열한 신경전모바일투표 경선 룰 논란에 종북비판 ‘北’까지 나서 골머리
  • 당 지도부 선출을 끝낸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해찬 당대표 선출로 탄력을 받은 문재인 상임고문과 당대표·경기도지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전통의 손학규 상임고문, 그리고 신예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가장 눈에 띈다.

    당 지도부는 이해찬 신임 당대표를 중심으로 총선패배, 종북논란으로 분열하는 당 분위기를 통합시키기 위해 안간힘이다. 대선 후보가 누가 선출되느냐보다 당 지도부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할 수 있느냐가 정권교체의 최대 변수라는 것이 민통당 내부의 목소리다.

    그러나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다는 치명적인 딜레마에다, 종북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점점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찬 대표의 고민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 ▲ 당 지도부 선출을 끝낸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재인 상임고문,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 자료사진
    ▲ 당 지도부 선출을 끝낸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재인 상임고문,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 자료사진

    속속 출마선언..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

    새누리당에 비해 다소 늦었던 탓에 시간이 급한 민주통합당 잠룡들은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올림픽과 여름휴가 시즌 전에는 출마선언을 해야 ‘이름 알리기’에 유리하다는 것이 각 캠프의 전략이다.

    1번 번호표는 부산 사하을에서 3선을 기록한 조경태 의원이 받았다.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에서 확고한 세력을 구축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그는 11일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초선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정치경력은 나보다 아래’라는 것을 강조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12일 출판기념회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한다. 11일에는 원혜영 의원을 중심으로 강창일·김지윤·최재천·민병두 의원 등 11명의 현역 의원이 김 지사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으로 주목을 끌었다.

    현재까지 1·2위로 평가되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손학규 상임고문은 출마선언 시기를 놓고 신경전이 더 치열하다. 유력주자인 만큼 먼저 선언을 하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문 고문이 당초 이달 15·17·18일 중 하루를 택해 출마선언을 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자 손 고문 측이 갑자기 14일 출마선언을 한다고 선언했다. 손 고문이 선수를 친 셈이다. 특히 출마선언 장소도 문 고문이 당초 검토했던 광화문 광장을 손 고문이 선점함으로써 양 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김한길 최고위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김한길 최고위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

    대선 경선 룰 논란, 모바일 투표 민심 아니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있는 새누리당과는 달리 소위 ‘고만고만한(?)’ 지지율을 가진 잠룡들을 보유한 민주통합당은 대선 경선 룰 전쟁이 더 치열하다.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시행은 결정했지만, 문제는 모바일 투표의 비중이다.

    1.15 그리고 6.9 전당대회에서 70%씩 적용됐던 모바일 투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의원 순회 투표에서 8:2로 앞서던 김한길 후보가 이해찬 대표에게 모바일에서 밀렸다는 점은 ‘모바일 투표=동원 선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번 대표 경선에서도 정봉주 전 의원 팬클럽인 '미권스', 친노 단체인 '국민의 명령' 등의 조직적 참여가 1·2위 승패를 바꿨다는 분석이 많다.

    때문에 친노세력과 등을 지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 측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손 고문 측 관계자의 말이다.

     “조직의 힘이 아니라 민심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민주통합당이 강조해 마지않았던 ‘모바일투표’를 축소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촉구하는 ‘오픈프라이머리’ 요구에도 반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동원 선거’를 할 수 없도록 선거인단을 100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효율적으로 거론된다. 이해찬 대표도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선거인단 300만명을 모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꺼지지 않는 종북논란, 북한까지 가세..‘골머리’

    무엇보다 가장 큰 딜레마는 유례없이 불붙은 종북논란이다.

    임수경 의원의 막말 파문과 북한의 대남매체의 트위터 글 퍼트리기에 대한 논란이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데다, 이해찬 대표까지 ‘신(新)매카시즘’ ‘역(逆)색깔론’이라며 전면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향후 이 문제는 민주통합당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 ▲ 한국자유총연맹 이영재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앞에서 `종북의원 출입금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 한국자유총연맹 이영재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앞에서 `종북의원 출입금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조용히 논란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11일 북한까지 '사고'를 쳤다.

    “새누리당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등 대권 주자들의 친북·종북 언행을 공개할 수 있다.”

    북한의 이런 위협이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인권을 내정간섭이라고 했던 이 대표의 발언 논란이 있었지만, 북한은 여전히 남한의 정치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논리가 상당수 파괴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특히 앞으로 북한의 대남 공작이 더욱 거세진다면, 그동안 북한인권법과 탈북자 문제 그리고 햇볕정책을 지지해왔던 민주통합당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는 경향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통합당은 북한의 대남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례적으로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은 북한 당국이 대한민국의 대선정국에 섣불리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대한민국의 어떤 정치적 결정도 대한민국 국민의 민주역량을 통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것은 곧 주권사항에 해당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우원식 원내대변인도 거들었다.

    “우리 사회 안에서 종북 논쟁이 퇴행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 종북 논란을 정리해 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음은 최근 민주통합당이 종북 논란을 자초한 주요 발언들이다.

    ① 비례대표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 백요셉 씨에게

    “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② 임 의원이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계정(우리민족)에 올라와 있는 글을 퍼 나르며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

    “리명박 패당은 입다물고 자기 앞날이나 생각하는 게 상책일 것이다.”는 글을 인용하며 “새해 덕담”이라고 하고 논평을 추가.

    “막다른 궁지에 빠져들 때마다 충격적인 반공화국모략사건조작으로 숨통을 부지해오던 너절한 악습 그대로 또다시 '해킹' 나발에 매달리는 보수패당이야말로 가긍하기 짝이 없는 패륜아 집단이다”는 글에 대해서는 “(남한 정부를)대신(해) 사과드립니다.”고 부연설명을 첨부.

    ③ 이해찬 의원이 PBC라디오에서

    “북한에 인권문제는 북한 스스로 알아서 해결할 문제.”

    “북한 인권법을 가지고 우리가 그렇게 논란을 할 필요는 없다. 정치적으로 말 한다면 다른 나라의 국내 정치 문제에 깊이 주장하거나 개입하는 건 외교적인 결례다.”

    “우리 헌법에는 북한이 국가로 규정돼 있지 않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그건 우리 헌법”이라며 “북한은 세계적으로 보면 유엔에 같이 가입한 국가다. 세계적으로 국가로 인정을 한다”고 일축

    ④ 민주통합당 전.현직 보좌관들의 모임인 민동포럼 초대 회장 홍성권 전 새시대전략연구소 대외협력위원장이 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체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뭘 기여했다고 혜택을 주는가.”

    “앞으로 탈북자 받지 맙시다. 인권은 따로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