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선자대회…"朴 고맙다" 정권재창출 다짐

새누리당은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대상으로 '당선자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를 위한 정치는 끝내야 한다"며 새출발 의지를 다졌고, 당선자들도 박 위원장을 향한 고마움과 정권재창출을 향한 다짐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 정치가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하면서 국민께 실망을 드린다면 국민에게 또 다시 지지해 달라고 부탁할 자격도 없고, 정권재창출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를 위한 정치, 국민의 마음을 외면하는 정치는 이제 정말 끝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당선자들에게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만들고, 노력하는 사람이 올바른 보답을 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낙오자를 따뜻하게 배려해 함께가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뒤이어 '금배지'에 앞서 당선자들은 '약속실천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이번 총선에 임하며 약속한 공약을 꼭 이행하겠다는 뜻에서다. 이들은 옆자리에 앉은 당선자들에게 서로 배지를 달아줬다. 박 위원장도 자신의 오른편에 앉은 민병주 비례대표 후보에게 배지를 걸어줬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당선자들의 인사'였다. 인사말에 나선 당선자들 대부분은 '정권재창출'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또 박 위원장의 지원유세로 '구사일생'한 이들은 각별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민식 의원(부산 북강서갑)은 "언론에서 문재인, 문성근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 준 덕분에 제가 양쪽 문(文) 에 찡겨있었다. 박 위원장 등 많은 분들 도와줘서 어렵게 당선, 이번 대선을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상기 의원(대구 북구)은 "대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선을 다하는 게 무엇인지 대선 때 확인해 보시라"고 말했다.

이현재 당선자(경기 하남)는 "수도권이 어렵다고 하는데 박 위원장이 첫날부터 분위기를 잡아줘서 여유있게 승리했다"고 했고, 이재영 당선자도 "16년 만에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박 위원장이 안왔으면 안됐다"고 했다. 또 이강후 당선자(강원 원주을)는 "박 위원장이 3번와서 분위기가 쇄신됐다. 그 덕분에 내가 여기 서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태호 의원 (경남 김해을)은 "박근혜 위원장이 이번에 고생이 많았다. 박수 한 번 드리자"고 했다. 그는 "(의원이 된지) 1년이 안돼서 재선이 됐다. 나도 노래를 좀 하는데 판(앨범)을 낸 정두언 의원 보다 내가 사실 좀 더 잘하는 것 같다. 국민을 즐겁게 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덕흠 당선자(충북 보은·옥천·연기)는 "박 위원장이 안와서 (지역에서) 버린자식이라고 해서 좀 힘들었다"며 앓는 소리를 했고,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도 "82.5% 지지를 얻었다. 박 위원장이 한 번 다녀갔으면 90%가 됐을 것"이라고 말해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새누리당의 변화를 예고한 당선자도 눈에 띠었다. 이종훈 당선자(경기 분당갑)는 "제 장기는 노동정책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좌파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치열하게 일하겠다"고 말해 새누리당의 최근 중도 확장 방침을 강조했다.

안종범 비례대표 당선자는 "지난 20년 간 학교에서 경제와 복지를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정부, 국회 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이제 비판받는 자리에서 훨씬 엄정한 잣대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했다. 최봉홍 비례대표 당선자도 "앞으로 노사가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입법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한국 노동자들이 하나가 돼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안정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나꼼수' 멤버인 민주당 김용민 후보에 맞서 승리한 이노근 당선자(서울 노원갑)은 나꼼수 매회 접속자 수가 200만 명이 넘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를 상대할 "트위터 부대를 창설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당선자도 "연말 대선에 여러분들을 모시고 받들면서 정권재창출에 신명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는 공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에 따라 붙은 '최재오'라는 별칭을 의식한 듯 "두 달 전 경북도당위원장을 맡아서 보따리 싸서 (이제야 서울에) 올라왔더니 제 이름을 달리 바꿔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11번 당선자로 박수 속에 연단에 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제가 좋아하는 말이 '안거낙업'이다. 국민이 근심 걱정없이 살면서 생업에 기쁘게 종사하는 나라를 말하는 것인데 그 이상 가는 정치목표는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책임감과 초심으로 하나가 된다면 우리는 사랑받고 믿음을 주는 새누리당이 될 수 있고 성공적인 19대 국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 위원장을 제외한 여권 대선주자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일찍 자리를 떴다.

이재오 의원의 경우 불참했고 정몽준 전 대표도 행사 시작 초반에 자리를 떴다. 정 전 대표는 서울지역 당선자 인사 전에 행사장을 나가면서 "정쟁하지 말라고 하는데 정쟁과 정치를 어떻게 구별하나"라며 박 위원장의 인사말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또 "당선자 대회도 답답하다. 당선자가 주인공인데 시도별로 한 사람 앞에 몇십 초씩밖에 주지 않았다”면서 "당선자들을 얘기를 충분히 들었으면 좋겠는데 식순을 보면 이야기는 별로 필요 없다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