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만 검색하면 알 수 있는 사실···민주통합당 기본 검증도 하지 않아”
  •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노원갑 김용민 후보,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가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노원갑 김용민 후보,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가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성폭행 막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발단은 김구라가 그를 돕겠다며 찍은 ‘지지 동영상’이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김 후보의 경쟁자인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의 온라인 담당자는 동영상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김구라가 김용민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다.

    2분26초짜리 동영상에서 김구라는 “김용민 후보와 나의 인연 때문에 이렇게 서게 됐다”며 김 후보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를 본 인터넷 담당자는 ‘김구라’, ‘김용민’이라는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흔적을 찾았고 2004~2005년 인터넷 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한이의 플러스18’이라는 프로그램을 확인했다.
     
    이튿날인 2일 오전 이 후보 측은 새누리당 민원국을 찾아가 방송 내용을 담은 CD와 녹취록을 넘겼다. 이 자료는 곧바로 대변인실로 전달됐다.

    새누리당은 이를 토대로 여러 편으로 나누어진 방송 분량을 하나의 동영상으로 모으는 편집작업을 했다. 이후 동영상 일부를 인터넷에 공개했고 이를 계기로 그날 오후부터 동영상은 퍼져나갔다.

    다음 날인 3일 오전 장덕상 부대변인의 ‘막말, 성(性)적 저질 발언의 김용민 후보자는 사퇴해야’라는 제목의 공식 논평이 나온 후에는 트위터 등 온라인이 ‘김용민 막말’로 삽시간에 뒤덮였다.

    결국 ‘막말 방송’의 동지인 김씨가 김 후보를 비호하며 베풀려던 선의가 김 후보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는 “김 후보의 막말은 인터넷만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이는 민주통합당이 기본적인 검증조차 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했다.

    앞서 김용민 후보는 ‘김구라·한이의 플러스18’ 코너에서 “유영철을 풀어서 부시, 럼스펠트, 라이스를 아예 강간(성폭행)을 해가지고 죽이자”, “지상파 텔레비전이 밤 12시에 무조건 떡 영화(성인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하자”, “주말은 특집으로 포르노를 보여주자”,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비슷한 시기, 같은 코너에서는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 “지금 남한에 있는 주한미군들을 다 생포해 인질로 삼고 48시간 내 부시가 사퇴하지 않으면 인질을 한 명씩 장갑차로 밀어버리겠다”, “(경기도) 연천에 있는 국도에서 사흘에 1명씩 보내면(죽이면) 지가 안 그만두고 어쩌겠냐”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김구라는 6일 현재까지 김 후보의 ‘막말’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