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연 우파후보 추대’가 득이 되려면 
     
     이석연 변호사는 명분과 실리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조영환(올인코리아)   
     
     조선일보는 "20여개 보수 시민단체 인사들을 대표한 '8인 회의'가 19일 저녁 모임을 갖고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범보수 시민 후보로 추대키로 결의하고 21일 추대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20일 전했다. 소위 '8인 회의'에는 이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시변)' 대표, 김종일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 이갑선 시민사회네트워크 대표, 임헌조 선진통일연합 공동대표, 김정수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최인식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 류석춘 연세대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참여했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이 전 처장이 도와달라고 해서 돕겠다고 했다'는 뜻을 밝혔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과연 '8일 회의'는 범보수 시민세력을 대표하는 자격을 갖췄을까? 좋은 의도를 가진 '8인 회의'가 나쁜 결과에 직면하지 않을까? 그런 의문과 우려가 저절로 생긴다.
     
     아무튼, 동아일보는 "이석연 변호사가 19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지원하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민후보’로 확정됐다. 이 변호사는 무소속으로 단독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범여권이 분열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이후 결성된 보수성향의 시민사회단체 ‘8인 회의’는 이날 모임을 갖고 이 변호사를 추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8인 회의 멤버인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이 같은 결정사항을 20일 공식 발표하고 21일 추대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석연 변호사는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당후보로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도·보수 우파의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는 한나라당에 실망하여 이석연 변호사를 추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한나라당이 너무 불의하고 무능해서 이 '8인 회의'의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과 반발은 이해가 된다.
     
     벌써 범우파의 파열음도 언론이 선전한다. 이석연 변호사 측은 "시정잡배도 이런 짓은 안 한다. ‘마이 웨이’ 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 어느 쪽이 본선 경쟁력이 있고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지 (한나라당과) 경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이는 이 변호사의 지지율이 낮자 한나라당 일각에서 '이 변호사는 ‘버릴 카드’다. 입당 안 해도 상관없다"는 등의 말이 나온 것에 대한 심한 배신감 때문이라고 동아일보는 풀이했다. 조선일보는 19일 "범여권 후보 두 명이 출마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선관위 후보 등록(10월 6~7일) 직전까지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통합후보를 뽑아야 한다. 만약 그때 시민들의 지지가 다른 후보에게 있다면 대승적으로 양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을 통해 이석연 변호사의 합리적 선택도 전망되지만, 언론의 분열공작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석연 변호사는 19일 조선일보에 "10월 초까지 범보수 시민 후보로서 한나라당 후보와 떳떳하게 경쟁하겠다. 출마 입장을 밝힌 지 불과 며칠 안 된 상황에서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나의 뜻을 알려나가면 얼마든지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다. 입당을 압박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한나라당 후보로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시민사회의 여망을 무시한 구태(舊態) 정치다. 변하지 않으려는 한나라당을 시민과 범여권의 뜻을 모아 변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여당과 단일화 방안에 대해 "10월 초쯤 여론조사를 기본으로 하되 그것만으로는 안 되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참여선거인단 투표를 가미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8인 회의'를 주도한 우파 활동가들의 순진한 '이석연 후보 추대'는 대상과 강도와 시기의 측면에서 좀 어설퍼 보인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서울시장 후보를 반드시 내야 하고 (당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3일까지는 당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며 이 전 처장의 입당을 촉구했고, 당 핵심 관계자는 "외부 인사가 안 들어온다면 10월 4일로 예정된 당 후보 선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 '한나라당 경선 후 범보수 후보 단일화' 방안은 우리 쪽 후보를 뽑은 뒤 생각할 문제다. 이 전 처장을 중심으로 범보수 시민사회가 결집해 외연이 넓어지는 것은 한나라당에도 나쁠 게 없다. 이 전 처장이 10월 초쯤 한나라당 후보를 위해 양보를 해준다면 실(失)보다는 득(得)이 클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언론의 범우파 분열 선동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끼지 않을까? 이석연 변호사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범우파 분열 후보의 환생이 아닐까?
     
     이런 범보수진영의 움직임에 대해 조선닷컴의 한 네티즌(sinssy)은 "그쪽 사람들이 또, 95%로 똘똘 뭉치고 있다. 이석연이 그쪽 분이라서, 그쪽 표를 나눠주겠나. 천부당 만부당한 말씀이다. 보수,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라. 좌파 당선을 확실히 하는, 최악의 수를 두지 마라"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kyu8480)은 "입당해서 떳떳하게 경선하는 것이 기본이다. 국가를 위한 보수단체들의 행동이 부정적이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동아닷컴은 한 네티즌(njw236)은 "범여권 변호사 모임이 분열만 한다면 정말 큰 일이다. 스스로의 분수을 알고 처세하기 바란다! 개인이 아무리 똑똑해도 독불장군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석연 변수가 범우파진영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에 어떤 효과를 가질지 궁금하다. 언론계 좌익세력의 교활한 분열 선동을 과연 순진한 범보수 진영이 막아낼 수 있을까? 정치판에서는 순진함은 교활함보다 더 큰 악덕이다.
     
     소위 '8인 회의'에 참석한 우파 활동가들이 얼마나 범우파를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와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유능하지 못했던 시민활동가들이 또 다시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나대면 재수가 없어서 범우파는 패배할 것이다. 선거가 몇몇 정략가들의 꼼수에 의해 승부 난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선거는 민중의 총체적 기운이 나타나는 하늘의 계시나 심판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윤여준 같은 얕은 꼼수의 선거전략가는 선거를 망친다. 선거 전략가는 탐욕으로부터 어느 정도 초월해야 한다. 선거판마다 쫓아다니면서 범우파를 망가뜨리는 선거꾼들은 자중해야 한다. 겉과 속이 달라 하늘이 감동하지 않는 선거꾼들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또 우매하게 개입하여 설치면, 범우파는 또 교활한 좌익세력의 밥이 되지 않을까? 이제 나경원으로 범우파 후보가 대충 수렴되지 않나?
     
     그런 점에서 이석연 변호사를 범우파 후보로 추대하려는 '8인 회의'의 노력은 고맙지만, 선거판마다 나타나서 범우파를 팔아 장난치는 짓은 고맙지 않다. 소위 '8인 회의'가 과연 범우파를 대변하는가도 스스로 한번쯤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몇몇 정결하고 현실적인 정세분석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없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명분은 옳지만 실리가 없는 어설픈 정치적 게임은 오히려 범우파 진영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해코지가 된다. 과연 이석연 변호사가 범우파의 상징적 인물인지, 이석연 변호사가 범우파 진영에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소위 '8인 회의'가 범우파 시민영역을 대표하는지를 정직하고 냉혹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익 아마추어들의 서툴고 우매한 정치게임은 선거에는 귀신급인 좌익 프로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 개인 관계에는 순진함이 미덕이지만, 정치판에 순진함(naivety)은 큰 죄악이 될 수 있다.
     
     이석연 변호사는 박원순의 충실한 불쏘시개가 된 안철수의 헌신적 정치행각을 깊이 음미해야 할 것이다. 좌익세력은 좌익혁명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이익과 인생을 던질 수 있는 정치적 광신주의자들인데, 우익세력에는 그런 헌신적 광신주의자들이 거의 없다. 개인의 이익과 자유를 중시하는 우익진영에서는 안철수와 같은 자기희생적 정치꾼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이 우익진영의 큰 장점이면서 동시에 좌익세력과 싸울 때에 하나의 큰 약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좌익세력이 지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매수까지 하면서 단일화를 이뤘지만, 우익진영은 개인의 권익과 자유를 중시하는 후보자들이 사분오열 되어 패배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런 좌익의 단결과 우익의 분열이 재연되면 안 된다. 안철수 불쏘시개 역할을 흉내내며 군중을 속이려는 꼼수쟁이들이 우익진영에서 설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또 망가진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석연은 '우익세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좌익분자보다 더 헌신적이고 희생적이다'라는 사례를 남겨야 한다. 그것이 소위 범우파 진영을 빙자한 '8인 회의'가 한국정치판에 공헌하는 길일 것이다. 이석연 변호사는 범우파 진영에 공헌보다는 희생을 더 강요하는 게 아닐까? 이석연 변호사와 '8인 회의'는 이번에 "우파는 국가의 안녕과 서울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는 애국자다"는 사실을 한번 멋지게 증명하기 바란다. 개인의 권익을 너무 섬기다가 서울시를 좌익세력의 손에 넘겨주는 그런 어리석은 탐욕가의 모습을 이석연 변호사는 재연하지 말고, 이를 위해 소위 '8인 회의'도 희생의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선거는 우중을 농락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민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하늘의 심판이기도 하다. [조영환 편집인: http://www.alli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