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불상사 생기면 대통령, 정치적 책임져야” 강경 발언심상정 “손 대표가 총대 매야..민생실천? 한진중에서 시작”
  •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3차 희망버스 동참을 요구하는 좌파세력들의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피흘리는 분당정신을 기대한다’며 호소성 압력을 가했다. 24일 김진숙 지도위원 크레인 고공농성 200일을 맞아 열리는 이른바 '희망 시국회의 200'에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 의원 18명이 참석키로 한 것도 큰 부담으로 그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18일 최고위에서 손 대표는 “투쟁과 대화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겠다”며 균형 있는 투쟁론을 제시했다. ‘희망버스’ 좌파세력의 급진-강경 투쟁에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 ▲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그는 제 1 야당 대표인 점도 강조했다. “민주당의 위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하지만 절제된, 선명하지만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투쟁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한발짝 물러 나려고 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22일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현장에서 불상사가 생기면 이명박 대통령과 한진중공업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진중공업을 향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권력 투입, 불법 용역을 통한 강제진압은 결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가 이처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까닭은 좌파세력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손 대표의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측근인 차영 전 대변인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희망버스는 이명박 정권과 대화하는 손학규가 아니고 피 흘리는 손학규의 분당정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도 이날 오전 유승희 위원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시도당 위원장 등이 한진중공업 앞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 ▲ 민주당 여성위원회가 22일 부산 한진중공업을 방문, 고공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당 여성위원회가 22일 부산 한진중공업을 방문, 고공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 농성 200일을 맞는 24일 한진중공업 앞에서 열리는 ‘희망 시국회의 200’에도 정동영 천정배 조배숙 최고위원, 김진표 원내대표, 홍영표 원내대변인, 김부겸 원혜영 박선숙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18명이 참여할 예정인 것도 그에겐 큰 부담이다.

    손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은 현장에 가지 않는 대신 시국회의에서 채택할 선언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함께 잘 호흡해 달라"고 했던 역할분담론의 연장선상에서 선을 그으려는 것이다.

    야권 대통합을 함께 채워나갈 야권의 시선도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손 대표가 총대를 매야 한다”고 압박했다.

    심 고문은 “손 대표가 균형의 기준으로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민생실천 희망대장정의 첫 번째 장소가 희망버스가 돼야하지 않겠나”고 했다.

    그는 “국회 청문회를 개최해 조남호 회장을 불러 해고를 막는데 손 대표가 총대를 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당 차원에서 참석하는 것과 대표가 참석하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손 대표측은 현재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열기 위해 각종 불법 사례 수집을 지시, 조 회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것으로 희망버스 동참을 대신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듯하다.

    이도저도 아닌 손대표의 이런 어정쩡한 행보에 좌파세력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고, 손대표의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