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프로그램상 '세바퀴' 수상에 '무도'팬 격분
  • 지난 29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2010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세바퀴(세상을 바꾸는 퀴즈)'가 수상하자,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상 득표수와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며 조작 의혹을 강력히 제기해 파란이 일고 있다.

    이날 방송에선 기존의 시상식 포맷 외에도 ▲프로그램상 ▲엽기상 ▲커플상 등 3개 부문에 걸쳐 시청자가 직접 뽑은 최고의 작품과 예능인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예능프로그램인 '세바퀴'가 무한도전을 제치고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거머쥐자, 이른바 '무도팬'을 자처하는 네티즌들이 저마다 불만을 터뜨리며 MBC 측의 점수 계산 방식에 이의를 달고 나선 것.

    MBC는 이날 방송에서 "'세바퀴'가 5만7455표를 받아 5만695표를 얻은 '무한도전'을 꺾고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받게 됐다"며 네티즌 투표 집계 결과를 화면상에 공개했다.

  • ▲ '2010 MBC 방송연예대상' 인터넷 투표 홈페이지. 베스트 프로그램상 상단에 "연령 분포에 맞춰 취약 연령층에는 가산점이 부여됩니다"란 문구가 보인다.
    ▲ '2010 MBC 방송연예대상' 인터넷 투표 홈페이지. 베스트 프로그램상 상단에 "연령 분포에 맞춰 취약 연령층에는 가산점이 부여됩니다"란 문구가 보인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일부 네티즌들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투표 마감 직전 11만4000여명이 무한도전에 투표를 했고 세바퀴는 4200여명의 공감을 받는데 그쳤다"고 주장, 당시 투표 화면 캡쳐를 게시판에 게재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C로그 투표에서 무한도전은 분명 세바퀴보다 11만여표를 더 받은 상태였고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무한도전의 베스트 프로그램상 수상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는 것.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무한도전의 공감 점수(득표)는 기존 11만4000여표에서 6만여표가 줄어든 5만695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고 세바퀴의 공감 점수는 기존 점수보다 무려 5만여표가 증가한 5만7455표로 집계됐다.

    결국 시청자가 선정한 '베스트 프로그램상'의 주인공은 세바퀴가 됐고 '무한도전'은 처음으로 '세바퀴'에 MBC 간판 프로그램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당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무한도전이 받았던 6만여표의 '공감' 점수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MBC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연령 분포에 맞춰 취약 연령층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며 나이별로 공감 점수를 다르게 계산했음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MBC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투표를 할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의견만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엔 세대별 가중치를 매겨 전체 시청자들의 의견을 고르게 반영하자는 취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투표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합리적인 방식에 의해 도출된 결과"라는 게 MBC 측의 설명.

    하지만 네티즌들은 아무리 가산점을 부여한다 해도 인터넷 투표 결과와 실제 점수의 격차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고연령층에 가산점이 부여된 점은 그렇다 처도 무한도전이 받은 투표 점수가 반토막이 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투표 당시 홈페이지에 '취약 연령층에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가산점을 산출하는 정확한 근거나 데이터가 없고 계산 방법조차 공개돼 있지 않아 이같은 논란을 야기시킨 것"이라며 "MBC가 충분한 사전 설명 없이 가산점 제도를 도입, 되레 시청자의 반발만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