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타오를 가져다놓아도 개혁개방 못한다" 
     중국 거주 평양출신 간부의 증언"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자면 김정일이 빨리 없어져야" 
    김철진(자유북한방송)   
     
     26일 본방송국의 중국 심양시 통신원은 친척방문차로 중국을 찾은 한 북한주민을 필자에게 소개했다. 통신원의 소개에 따르면 그는 평양시의 모 구역에서 경제지도기관 간부로 사업하다가 퇴직. 금년 6월에 친척방문차로 중국에 온 후 3개월이 넘도록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 그는 중국으로 오기 전 평양에서 어려운 살림을 유지해가는 과정에 상당한 빚을 지고 있었다고 한다. 또 중국으로 올 때 여권을 발급해주는 보위부 외사과에 뇌물을 바치느라 빚을 졌다. 그런데 기대했던 중국의 친척은 돌아갈 여비밖에 주지 않는 상황. 그래서 그는 현재 중국에서 품팔이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 필자는 비교적 성격이 활달해 보이는 그와 전화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물음:말이 많던 당 대표자회가 드디어 28일에 열린다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요? 김정은 이가 이번에 후계자로 등장할까요?
      대답 당연히 등장하지.
     
      물음: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민심이나 준비부족을 이유로 김정은의 후계선포를 미룰 것이라는 추측도 있던데.
      대답:그것은 김정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이다. 김정일이가 어떤 사람인데. 그는 오만방자하기가 짝이 없는 사람이다. 김정일은 그것을 배짱이라고 말하지. 거기에다가 김정일은 사람을 다루는 데서 교활하고 치밀한 수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 수법은 아마 이미 전에 아들에게 전수해 줬을걸.
      물음:그렇지만 김정일이가 민심이나 여론 같은 것도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답:그것도 김정일 정권을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이다. 그것들이 민심이 두려우면 수백만을 굶겨죽였겠는가. 김정일이가 민심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자기 아들을 후계자로 내정하지도 않는다.
      물음:내일 모레 당 대표자회가 열리는데 북조선 사람들은 당 대표자회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대답:미친 짓이라고 생각하지. 숱한 사람들이 굶어죽는데, 나라를 그 꼴로 만들어놓고 무슨 당 대표자회야?! 거기에다 후계자놀음까지 헛 참.
      물음: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대답:그렇지 않구. 지금 북조선에서 김정일이가 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놈은 모자라는 놈이야.
      물음:일각에서는 이번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개혁개방을 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좀 차근차근 이야기해 주세요.
      대답:나도 중국에서 북한이 곧 개혁개방을 할 수도 있다는 여론을 들었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다. 우선 개혁개방을 하면 북한은 짧은 기간에 무너진다는 것을 김정일 이도 알고 있다. 지금 개혁개방을 하면 북한은 수습할 수 없는 무정부상태가 될 수도 있다. 지금 후진타오를 북한에 가져다놓고 대통령 시켜도 개혁개방을 못한다. 왜 그러냐면 지금 북한의 상태에서 사람들을 풀어놓으면 무정부적인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음:그렇지만 농업부문만이라도 개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답:농업부문만이라도 개혁개방을 하자는 이야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오래 전부터 흘러나온 소리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못한다. 생각해보라. 농업부문을 개혁해서 땅을 농민들에게 나누어주면 농민들은 좋다고 하겠지만 노동자들은 어떻게 하고 국가기관이나 군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농민들은 농사지은 쌀을 시장에서만 팔려고 하고. 그러면 결국 형식적인 배급제나마 없어져 노동자들은 시장에서 쌀을 사먹어야 하는 구조로 경제체제를 바꿔야하는데.
      그러면 어차피 공장기업소들도 그에 맞게 경영방식을 개혁해야 한다. 그 말은 농업부문을 개혁하려면 공업부문도 어차피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김정일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혹시 땅은 농민들에게 나누어주고 생산물은 국가에만 팔 수 있는 정책도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하자면 국가에 돈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김정일 정권에게는 그럴 돈이 없다. 개혁개방을 하자면 김정일이 빨리 없어져야 한다. 보라. 중국도 모택동이 죽으니까 개혁개방이 되지 않았는가. (조갑제닷컴)
      <김철진 /탈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