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5도에서 남북이 대결을 벌일 땐 남한이 절대적으로 열세다.”
    북한이 지난 9일 서해5도 NLL근해에 해안포 110여 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한 것과 관련, 이지역에 대한 우리 군의 전력이 북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 중장)은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정부의 투자 소홀로 이미 오래전부터 서해5도와 근해의 남북 간 군사력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 지난 6일 한국군 단독의 서해 해상기동훈련에 맞춰 백령도에서 K-9 자주포가 위용을 자랑하며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6일 한국군 단독의 서해 해상기동훈련에 맞춰 백령도에서 K-9 자주포가 위용을 자랑하며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제독은 “북한군은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 도발 때부터 우세를 점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변 군사력을 증강한 반면 우리는 이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참여정부는 2006년 12월 ‘국방개혁 2020'에서 서해5도 병력을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비판하고 “이는 수도권 방위의 핵심인 서해5도의 전략적 가치를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제독은 “다행히 현 정부가 2009년 6월 '국방개혁2020 수정안' 검토에서 감축 시행시기를 2020년 이후로 연기했지만 이로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제독은 “지난 9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 때 우리 군이 즉각 대응사격을 하지 못한 이유는 초기에 해안포의 착탄(着彈)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NLL과 MDL일대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교전수칙을 정해놓고 있다. 북한이 1발의 사격을 가한다면 우리 측은 3발 이상으로 대응하되 필요할 경우 사격지점까지 격파한다는 것. 하지만 이번의 경우 탄착지점 확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대응사격 기회를 상실했다고 김 제독은 지적했다.

    김 제독은 탄착지점을 신속히 확인할 수가 없었던 이유로 탐지장비의 문제를 들었다.
    해안 초병이 포탄의 착탄을 눈으로 관찰한 것이 유일한 자료라는 것이다.
    김 제독은 “대(對)포병레이더(AN/TPQ-36, 37)가 있어야 비행 중인 포탄을 레이더로 추적하여 발사지점과 착탄지점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1월 북한의 해안포-장사정포 NLL상 사격 후 이 對포병레이더를 서해5도에 배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소수의 장비로 북한 장산반도에서 해주 입구 대수압도까지 긴 해안선을 감시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김 제독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 해병대 초병의 철저한 경계심 덕분에 착탄위치를 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런 일이 야간에 일어난다면 착탄조차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서해5도에 배치된 해군/해병대의 표면탐색 레이더(수상표적 탐지)로는 해안포 착탄을 탐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제독은 “설사 우리 군이 즉각 사거리 40Km인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하더라도 10여 문의 K-9포로 1000여 문의 북한 해안포를 상대하는 데에는 일부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포탄이 떨어진 백령도 북방어장에 대한 출어가 제한될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해안포를 더 멀리 사격하는 날에는 서해5도 어장 대부분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럴 경우 서해5도를 왕래하는 화물선과 여객선의 안전도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제독은 “북한은 항상 서해5도를 노리고 있다”며 “서해5도에 대한 방어력 보강은 지체할 수 없는 안보현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