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여 년을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정치인, 사업가, 학자, 교육자,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내가 만난 그 많은 사람들 중에는 가난뱅이도 있었고 부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만난 그 다양한 인물들 중에 항상 기억될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은 몇 되지 않습니다.

    그런 인물들 중의 한 사람이 5·16의 주체이고 박정희 정권 하에서 총무처 장관을 지낸 바 있는 이석재 씨입니다. 그가 없이는 5·16이 없었을 것이라고 잘라서 말하는 사람들도 여럿 만났습니다. 내 눈에 비친 이석재는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의 두 눈은 언제나 빛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땅에서 장관을 지내고도, 벌어놓은 재산이 없어서 허술한 셋집에 들어 사는 이는 이 장관뿐이라고 들었습니다. 나는 군사 쿠데타에 반대한 사람이고 그 사실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내가 5·16 군사 쿠데타에 경의를 표하는 까닭은 그 혁명주체에 이석재가 끼어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서슴지 않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무슨 부탁이라도 있으면 가져오세요. 그러나 돈만은 가져오지 마세요.” - 그렇게 말한 어느 도의 도지사가 있습니다. 나는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날을 학수고대합니다. 그의 이름은 김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