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혼 버전>
    라데흐 바보라크(혼)
    Exton, 2002년 녹음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 이외 다양한 악기들로 연주되고 있다. 색소폰, 콘트라베이스, 기타 곡 등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음반은 특이하게도 혼을 통한 연주로 이뤄져 있다. 금관악기인 혼 특유의 여유와 넓은 음역이 돋보이며,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실제 홀에서 연주와 녹음이 이루어져 자연스러운 음장감과 공간의 울림을 들을 수 있다. 이 앨범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인 바보라크의 명연주가 인상적인데, 그의 연주는 단순히 첼로 모음곡의 혼 연주에 그치지 않고, 카잘스 이후 또 다른 해석을 통한 바흐의 무반주 조곡을 연주해 주고 있다. 앨범이 SACD 포맷을 의도하여 제작된 만큼 고음질의 사운드 재생과 독주 연주로는 드물게 멀티채널로 녹음되어 있어 오디오파일용 음반으로 가치가 높은 앨범이다. _장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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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2번·13번·14번·15번>
    게르하르트 오피츠(피아노)
    Hanssler, 2004·2005년 녹음
    녹음 장소 : 노이마르크트 Historischer Reitstadel
    톤마이스터 : 클라우스 히만


    본지 애독자라면 벌써 눈치 챘겠지만, 게르하르트 오피츠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2번은 오디오 기기를 시청할 때 필자가 가장 먼저 꺼내 듣는 녹음이다. 이 녹음을 들으면서 필자가 시청하는 기기의 성향과 능력의 8·90퍼센트를 확인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필자가 좋아하는 녹음이 바로 오피츠의 베토벤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오피츠가 빌헬름 켐프를 계승하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이기 때문이지만, 녹음음향의 관점에서 보면, 이 녹음이 피아노 녹음에서 살아나야 할 공간감, 스케일, 명료도, 다이내믹, 중량감, 확산감, 음영 등을 거의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DG 최고의 톤마이스터 클라우스 히만의 역량이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녹음음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음반이다. _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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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 <교향곡 5번·6번·9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안나 토모와 신토우(소프라노) 외
    DG, 1976·1977년 녹음
    녹음장소 : 베를린 필하모니에
    프로듀서 : 미셀 글로츠
    밸런스 엔지니어 : 귄터 헤르만스 

     

    카라얀이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네 번에 걸쳐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 녹음을 완성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연주로 보나 녹음으로 보나 이들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세트가 바로 1970년대 녹음이다. 강력한 다이내믹과 강철 같은 직선성을 찾는다면 1960년대 녹음이 더 좋겠지만, 1970년대 녹음에는 섬세함과 화려함을 아우르는 현악 앙상블, 강력한 직선성·폭발력·광채 등을 토해 내는 금관 섹션 등이 혼연일체를 이룬 유연한 해석과 자연스러운 음향이 담겨 있다. 이들 가운데 제5번과 제9번 교향곡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닉 특유의 중후한 저음을 이끌어 내는 첼로·콘트라베이스 섹션, 그리고 화려함·기민함·두터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고음을 이끌어 내는 바이올린 섹션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할 필요가 있다. _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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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2번>
    샹송 프랑소와(피아노)
    몬테카를로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
    루이 프레모(지휘)
    EMI, 1965년 녹음

     

    젊은 나이에 요절한 천재 피아니스트 샹송 프랑소와의 미적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앨범. 평소 베토벤이나 브람스 곡을 지루하고 답답한 음악으로 생각하며, 쇼팽, 라벨, 드뷔시 곡 등을 즐겨 연주했던 그의 최고 역작으로 특히 즉흥성을 바탕으로 한 그의 연주는 다소 성의 없는 연주로 들리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진한 낭만성이 담겨져 있다. 1965년의 오랜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오디오파일적으로도 훌륭한 녹음이다. 특히 2악장의 서정성은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다소 불분명하게 포착된 오케스트라의 녹음이 불만스럽지만 적어도 피아노의 타건감은 발군의 녹음으로 필자 최고의 애청 음반이다. 그의 녹음 중 쇼팽이나 라벨은 모두 최고 수준의 연주로 음악적 아름다움 측면에서 적극 추천하는 20세기 최고의 연주자로 평가된다. _정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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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반 클라이번(피아노)
    프리츠 라이너(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RCA, 1960·1961년 녹음
    녹음장소 : 시카고 오케스트라 홀
    프로듀서 : 리처드 모어
    밸런스 엔지니어 : 루이스 레이튼
    마스터링 엔지니어 : 마크 도나휴
    DSD 엔지니어 : 더크 소복카

     

    오디오 애호가를 위한 추천 음반을 거론하면서, 난데없이 1960년대 녹음을 거론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반 클라이번과 라이너가 협연한 슈만과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녹음을 추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아날로그 녹음의 황금기로 불리는 196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RCA의 리빙 스테레오 음향을 제대로 리마스터링한 음향을 SACD로 담아낸 음반이라는 점을 가장 높이 샀다. 이들 녹음에는 리빙 스테레오 녹음 특유의 자연스러운 공간감, 적극적인 발성, 강력한 다이내믹 레인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표정을 잃지 않는 세부 표정 등이 담겨 있다. 그리고 여기에 클라이번과 라이너가 들려주는 완성도 높은 해석은 오디오·음악 애호가 양쪽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_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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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 교향곡>
    가스통 리타이즈(오르간)
    다니엘 바렌보임(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DG, 1975년 녹음


    도이치 그라모폰의 오리지널스 앨범들은 LP 시절 최고의 명연만을 리마스터링한 명반들이다. 생상스의 오르간 협주곡은 어떤 연주보다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와 가스통 리타이즈의 오르간 연주를 최고의 명연으로 인정하는데, 리타이즈가 프랑스 출신인 만큼 생상스 곡의 해석이 탁월하다. 장엄하고 중장한 오르간의 연주는 소스기기의 대역 재생능력과 공간 재생력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3악장을 통해 오케스트라와의 조화와 스테이지 재생 능력의 검증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바렌보임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연주라는 것. 금관악기의 거리감이 명확하고 악기 하나하나의 표현이 좋으며, 뛰어난 밸런스가 일품이다. 비록 리마스터링한 앨범이지만 스테레오 전성기 시절의 고음질 녹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앨범이며, 워낙 명연이기 때문에 음질에 대한 부족함은 쉽게 잊혀진다. _장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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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크너 <교향곡 7번>, <테 데움>
    세르쥬 첼리비다케(지휘)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EMI, 1994년 녹음

     

    평소 녹음을 극도로 싫어했던 루마니아 출신 대 지휘자 세르쥬 첼리비다케가 남긴 아름다운 유산이다. 괴팍한 성격과 더불어 단원들과의 조화 문제로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의 자리를 카라얀에 빼앗기고 뮌헨 필하모닉을 정상으로 이끈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는 앨범으로, 1994년 라이브 녹음이다. 평소 느린 연주로 유명한 그의 스타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곡가로 브루크너와 브람스 등이 뽑히는데 한결같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서정적 연주는 최고의 평가가 마땅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동 곡 2악장에서 펼쳐지는 현악 합주의 세부적인 표현력은 그만이 펼칠 수 있는 예술 세계로 28분 47초 동안 꿈의 세계가 연출되며 오디오파일적으로도 상당히 우수한 앨범으로 평가된다. 동 콤비의 4번, 8번, 9번 역시 버리기 아까운 음반인데, 브루크너의 팬이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할 음반으로 추천한다. _정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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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인형>
    발레리 게르기예프(지휘)
    키로프 오케스트라
    Philips, 1998년 녹음

     

    워낙 절대적인 앙세르메의 명반이 있는 탓인지, 막상 최신 녹음에는 생각보다 연주가 많지 않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모음 중 가장 대중적이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 곡을 연주한 이 음반은 오디오적인 쾌감이 뛰어나다. 화려한 꽃의 왈츠도 좋고, 서주나 행진곡도 좋지만,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 러시아 무곡이 빠른 반응을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시스템에서 재생되면 쾌감이 극에 달한다. 오디오 시스템을 돋보이게 하는 이 음반에도 자칫 반응이 느리면, 특히 저음역이 둔하다면 콘트라베이스가 질질 끌려가듯 음이 조금씩 느리게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필자에게는 계측기와 같은 음반. 녹음 상태도 아주 좋고, 전곡을 빠짐없이 수록했기에 소장할 만한 가치 역시 뛰어난 음반이다. _신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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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그 <노르웨이 무곡> 외
    올레 크리스티안 루드(지휘)
    베르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BIS, 2002년 녹음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작곡자인 그리그는 우리에겐 페르귄트 조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국민악파인 그의 곡 중 ‘노르웨이 무곡’은 숨어 있던 진주 같은 명곡이다. 특히 이 곡은 오케스트라의 완급조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대편성곡으로 주제 테마 역시 명확하여 쉽게 곡을 이해할 수도 있다. 이 곡은 명연이 그리 많지 않은데, 노르웨이 출신의 올레 크리스티안 루드 지휘는 마치 노르웨이의 정신을 담아내듯 무곡을 통해 화려함과 격동적인 이면의 모습을 제대로 내포해 주고 있다. 베르겐 필하모닉의 조심스런 접근 역시 쉽게 음악에 빠져들게 만든다. 베르겐 필하모닉의 명연과 멀티채널 SACD 녹음을 통해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오케스트라 연주를 체험할 수 있다. _장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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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네 개의 마지막 노래>
    아냐 하르테로스(소프라노)
    파비오 루이지(지휘)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
    소니, 2007년 녹음
    녹음장소 : 드레스덴 루카스키르헤
    프로듀서 : 안드레아스 노이브론너
    밸런스 엔지니어 : 슈테판 셸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오디오 애호가가 반드시 감상해야 할 작곡가이다. 그 이유는 고전·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 가운데 가장 화려한 색채 표현, 가장 활력이 넘치는 다이내믹, 가장 정교한 세부 표정을 담아내는 관현악 작품을 쓴 작곡가가 슈트라우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슈트라우스의 스페셜리스트는 누구일까? 보통 켐페와 카라얀을 꼽지만, 필자는 최근에 등장한 음반 가운데, 2007년부터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상임 지휘자가 된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한 ‘알프스 교향곡’을 골라 보았다. 장중함과 미려함의 조화를 추구했던 카라얀의 해석에 익숙한 애호가라면, 드레스덴 특유의 투명한 세련미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루이지의 해석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녹음에서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려는 듯한 태도로 악구 하나하나에 담긴 세부 표정을 정교하면서도 투명하게 다듬어 내는 루이지의 해석은 찬란함과 투명함을 아우르는 음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 준다. _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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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피아노)
    스타니슬라프 비슬로키(지휘)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DG, 1959·1963년 녹음 


    이 앨범의 녹음 질이 썩 좋지 않다. 리마스터링이 되어 더욱 저렴한 가격에 발매 되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시스템의 완성도를 확인할 때 레퍼런스로 쓰이기에 충분하다. 이 앨범에서의 중요 포인트는 리히터의 피아노 연주와 오케스트라의 표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히터의 피아노 연주와 오케스트라의 표현이라면 전부를 이야기한 것인데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피아노의 먹먹함이 해결되면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가 산만해지고, 현악 파트의 산만함을 잠재우면 피아노 연주가 먹먹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피아노의 두께감인데, 그것까지 고려한 3박자를 맞추기가 아주 어렵다. 하지만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면 별 어려움 없이 표현 가능한 부분이다. 시스템의 완성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완벽한 재생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앨범이다. _최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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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외
    발레리 게르기예프(지휘)
    키로프 오케스트라
    Philips, 2001 녹음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지휘자인 게르기예프의 스트라빈스키 녹음이다. 그의 팬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점점 더 상업적으로 빠져드는 최근 그의 행보에는 실망감을 느끼지만 적어도 이 앨범에서 보여준 그의 실력과 오케스트라 장악력은 최고 수준이었다고 평가된다. 동 곡의 경우 몽퇴나 앙세르메 등의 구 녹음 역시 여전히 사랑 받는 명연이지만, 게르기예프의 출현 후 시대의 저편으로 사라졌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연주이다. 특히 현대 음악인 이 곡의 야수성과 다소 무질서한 오케스트라의 펼쳐짐을 게르기예프만큼 원숙한 통솔력으로 장악한 경우는 없다고 생각하며, 오디오파일적으로도 완벽한 녹음은 리스너에게 최상의 엑스터시를 선사할 것으로 확신한다. 함께 수록된 스크리아빈의 곡 역시 녹음 연주 모두 최상의 수준이다. _정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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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
    비제 <교향곡 C장조>
    브리튼 <단순 교향곡>
    오르페우스 쳄버 오케스트라
    DG, 1987년 녹음

     

    10년 전쯤 청계천 재고더미에서 건진 이 음반을 나는 항상 들고 다닌다. 5분 미만의 짧은 곡들이고, 듣기에 부담이 없다.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실내악 오케스트라 특유의 정밀한 위치 선정, 현의 화려한 투티나 경쾌한 피치카토 등 재미있는 요소들이 3개의 교향곡에 오밀조밀하게 편성되어 있다. 워낙 귀에 익어서인지, 다른 연주를 들어보면 재미가 없다. 오디오를 하면서 목표라는 것이 있는데, 나는 이 음반이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보여주면서, 각 악기의 묘사는 현악 4중주처럼 세밀하게 묘사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물론 당시의 녹음 상태로 보나, 도이치 그라모폰 특유의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최고는 아닌, 메이저 음반사다운 음색으로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요즘 초 고급기를 통해 돌려보면 가끔은 이런 기대에 충족되는 멋진 소리가 만들어 진다. _신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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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 드류(피아노)
    닐스 헤닝 외르스테드 페데르센(베이스)
    알빈 퀸(드럼)
    Timeless, 1990년 녹음

     

    케니 드류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재즈 피아니스트 이상의 그 무엇이 담겨 있는데,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케니 드류의 피아노 연주는 부드럽고 영롱하게 느껴진다. 이 앨범에서의 포인트는 피아노의 무게감과 음이 끊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무게감이란 마치 중저음의 무게감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중대역 주파수의 충실함을 말하는 것이다. 아름답게까지 느껴지는 피아노 음들은 잔향이 풍부하고 부드럽게 잘 이어진다. 여기서 혹시 잔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CD 플레이어나 시스템 성향 자체가 딴딴한 피아노 음만을 강조하는 타입이라 그럴 수 있는데 좋은 성향을 가진 플레이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경우다. _최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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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라 존스
    Blue Note, 2002년 녹음


    이 한 장의 앨범으로 노라 존스는 스타가 되었다. 레이블이 블루노트이고 그녀의 히트곡 ‘Don't Know Why’를 들어보면 재즈 같지만 사실 컨트리 음악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것을 ‘New Directions in Jazz’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 앨범에서의 포인트는 ‘Don't Know Why’를 부르는 노라존스의 보컬과 배경으로 깔리는 피아노 반주에 있다. 노라 존스의 목소리는 사실적으로 느껴져야 한다면 다소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그녀를 스피커 앞으로 불러와 음악을 듣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리얼리티가 대단히 좋다. 또한 배경으로 깔리는 피아노 역시 명징하게 느껴져야 한다. 자칫 노라 존스의 목소리에 묻히기 쉬운 부분이며 시스템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 소리는 앞서 언급한 대로 명징하게 표현되어야 하며 번지는 듯한 인상을 가져선 안 된다. _최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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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임(Naim) 오디오 샘플러
    어쿠스틱 마니아 ‘Birdland’
    알레그리 4중주단 ‘하이든 현악 4중주 5번’
    안토니오 포르치오네 ‘Gigolo’ 외

     

    휴일 오전, 늦은 잠에서 깨어 서둘러 CD를 꺼내 오디오 리뷰를 위해 서둘러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이 음반은 한마디로 구급상자 같은 음반이다. 집에서는 거의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방문 리뷰를 나설 때, 우선 이 음반부터 가방에 넣는다. 거의 모든 샘플러나 베스트 음반이 그렇듯 소장가치는 크지 않지만 활용도는 높다. 주로 나임(Naim)의 간판스타인 안토니오 포르치오네의 격정적인 스페니쉬 기타 연주가 주를 이루지만 깊이 있는 여성보컬도 있고, 알레그리 현악 4중주단의 완성도 높은 연주도 들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질이 뛰어나다. 결국 음반사의 바람대로 나중에 하나씩 구입하다 보니 어느덧 거의 가지게 되긴 했지만 그 음반들 중에서 자주 듣는 곡은 ‘샘플러’에 모두 들어 있는 것 같다. 오디오쇼에서 받은 것인데, 요즘 비슷한 구성으로 몇 개가 출시된 것 같다. _신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