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청와대에서 홍보기획관을 지낸 양정철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두고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다. 양씨는 10일 "본전도 못 뽑지 않을까" "5공식 땡전뉴스가 연상되는 상황"이라는 등 거친 표현으로 청와대의 국민과의 소통 노력을 깎아내렸다.

    양씨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나와 "진정성에 관한 한 그래도 조금 인정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망가져가면서까지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대화하는 방식을 택했는데도 고전을 많이 했다"면서 "하물며 진정성 측면에서 훨씬 박한 평가를 받는 이 대통령이 각본대로만 나간다면 본전도 못 뽑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소통 추진 배경에 대해 양씨는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나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도에 달한 절박한 상황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나름대로 풀이한 뒤 "문제점이 좀 크다고 보는데 청와대 참모들이 아마 미국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베낀 것 같다"고 폄하했다. 그는 "어느 방송사가 대통령 연설에서 자유롭겠느냐"며 "라디오 방송이 청와대가 무서워서 대통령 연설을 동시에 트는 상황이 온다면 5공식 땡전뉴스가 연상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양씨는 과거 노 전 대통령도 라디오 연설을 추진하다 중단된 사실을 지적하자 "두 차례 정도 검토한 적이 있는데 지금하고는 다른 것이 방송사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이라고 강변했다. 양씨는 노 정권에서 먼저 추진한 적이 있지않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실무자 차원에서 검토한 적은 있는데…"라면서도 "라디오 연설을 하게 되면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집필을 해야 되는데 매주 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하니 참모들도 어쩔 수가 없어서 (방송사 제안이) 성사가 안됐다"고 해명했다.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의 종합부동산세가 3만원에 불과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양씨는 "종부세를 국회의원이 정하는 게 아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양씨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내려가기 전에 보수신문들이 얼마나 턱없는 비판을 했느냐"며 "호화사저니 아방궁이니 했지만 전직 대통령이 살 수 있는 평범한 가옥"이라고 우겼다.

    양씨는 또 노 정권의 '기자실 대못질 사태'와 관련한 지적에는 "노무현 정부의 가장 핵심정책으로 시비를 받고 있는 기자실 문제하고 현재 이명박 정부의 천박한 언론정책하고 도대체 어떤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인지, 어떤 것이 우리나라 민주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인지 누구하고도 토론하고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양씨는 과거 청와대의 인사청탁을 거절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배 째 달라는 거죠? 째 드릴게요"라는 말을 한 인물로 지목받는 등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자주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