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김무성 지지율 왜 떨어졌나?

     새누리당이나 더불어 민주당이나 다 그들의 상당수 고정 지지표들의
    환멸을 샀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그 까닭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오늘(4/6) 오찬에서 만난
    자유민주 시민사회 몇몇 인사들은 새누리당의 경우를 이렇게 분석했다.

     “김무성의 대선후보 지지율 순위가 떨어진 것,
    그리고 새누리당 전체의 지지율이 떨어진 걸 어떻게 봐야 하는가?”
    “‘김무성-유승민 식 새누리당’과 ‘19대 정의화 국회’에 대해
    다수 보수층이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이 친구들 혼 좀 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누리당 전체의 지지율이 떨어진 건
    이한구 식 대처방식과 ‘진박(眞朴) 내리꽂기’도 민심을 잃었음을 반영 한다”

     필자는 간간이 이런 이야기를 들어 왔다.


  • 한나라당도 새누리당도 보수 지지층 또는
    보수주의-자유주의 시민사회 운동을 능멸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때 청와대에서 일했던 50대는
    “그 사람들은 우파 인사들을 무시 한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아예 자기들은 ‘중도실용주의’라며
    보수와 거리를 뗐다.
    박근혜 대통령이 막 들어섰을 때도
    신임 청와대 시민사회 비서관이란 사람이
    필자에게 이렇게 면전에서 말했다.
    “솔직히 말해 저는 ‘보수’라는 사람들 싫어합니다.
    그 사람들 지난번에 이명박 지지하지 않았습니까?”
    필자의 대답은 이랬다.
    “될 것 같이 보인 사람에게 표 몰아주었다가 오히려 배신당하고 박대만 받았을 뿐 아닌가요?”

     언젠가는 또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인가 하는 곳에서 어떤 한나라당인지 새누리당인지 하는 친구가
    공공연히 이렇게 떠들더라는 것이다.
    “그까짓 보수 쪽 쳐다볼 필요 없다.
    그 사람들 가면 어딜 가나? 별수 없이 우릴 찍을 터.
    그러니 우린 중도로 가야 한다”
    곁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 하나가 그 말 너무 심했다 싶었던지 넌지시 알려온 사연이다.
    그렇게 말했다는 친구 이름까지 알았지만 잊은 지 오래다.

     이런 성향은 오늘의 새누리당 원내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보수 표로 당선되었으면서도 보수를 무시하고 중도 좌(左)클릭을 하는
    ‘강남좌파’ ‘리무진 좌파’ ‘캐비어 좌파’ ‘금수저 좌파’ ‘똥창은 우파-대가리만 좌파’ 말이다.

    이들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라나 아버지 덕에 그리고 시험 잘 치러 출세가도를 달리다가
    보수정당에서 금배지를 달고선 돌연 좌파의 ‘사회적 경제체제법안’에 앞장서고,
    그들 나름의 대북 ‘햇볕 정책’을 추구하는가 하면,
    한반도의 엄중한 이념대치-“개인들의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는 체제냐, 아니면 김정은 신정(神政) 전체주의냐?”의 치열한 싸움판에 끼어들려 하질 않는다.
    자기들은 구름 위에 떠 있다는 식이고, 양쪽을 초월해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그 양자택일에서 자기들이 뭣이라고 훌훌 털고 벗어날 수 있느냔 말이다.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관념의 치기(稚氣)요 무지다. 

     이들 웰빙 족속이 지금까지 한나라당-새누리당과 우파 문화권력을 장악해왔고,
    자기들이 한국 자유민주 진영의 대표권을 쥔 양 행세해 왔다.

     

  •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그러나 ‘노 모아(no more, 더 이상 안 돼)’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새누리당에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할 수없이’ 표를 던져주곤 했던 지지층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해서는 더 이상 그렇게 끌려 다니기를 거부하고
    “내가 알 게 뭐냐?”는 식으로 뒤로 누어버렸기 때문이다.
    대구 민심, 수도권 민심을 보라.
    대구 유권자들이 지금 새누리당 하겠다는 대로 해주고 있나? 어림도 없다.
    수도권 상당수 보수층도 새누리당을 이탈해 그들의 지지율이 8%나 떨어졌다.

     이건 무얼 시사(示唆) 하는가?

    한나라당-새누리당 등 기득권 우파 정치세력, 그리고 그들과 연결된 기득권 우파 문화권력에
    더 이상 매이지 않고, 휩쓸리지 않고, 코 꿰이지 않는,
    오히려 그것들에 대해 파괴력과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독립-재야-자유-민주-공화의 시민사회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징후다.

     20대 국회 선거가 새누리당의 밝음으로 끝날지 어둠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든 20대 국회 들어서는
    여당 웰빙족과 야당 운동꾼들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국회 선진화법(식물화법)’이라는 걸 이용해 ‘국민이익-국가이익’과는 무관한
    ‘그들만의 좌지우지(左之右之)’를 즐기게 놓아둘 수는 없다.
    아니, 그렇게 엿 장사 마음대로 돼선 안 될 것이고, 안 되게 만들어야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의 대선후보 순위 추락과, ‘진박(眞朴)들의 곤경(困境)’이 결국은
    자유민주 유권자들의 분노와 환멸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 점을 웅변으로 말해준다. 자유민주 유권자들은 더 이상 그들, 기득권 우파 정치세력과 기득권 우파 문화권력의
    장기 말이 아니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