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 民心이 드러낸 것

      -문재인-김무성 동반추락?-                    


     2016년 1월 1일자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두 가지 눈여겨 봐야 할 민심 동향을 드러냈다.
    집권 4년차로 들어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계속 48%대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점(부정적 평가보다 1% 높음),
    그리고 안철수 신당(新黨)이 문재인 구당(舊黨)을 따돌리고
    제1 야당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 집권 후반기로 넘어갈수록 지지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그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걸 어떻게 보아야 할까?

    “누가 뭐래도 나는 박근혜 지지...”라는 적극적 지지층이 확고하다는 걸 말해준다.
    여기에 “다른 사람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교적 낫다”고 하는 소극적 지지층이 가세해 있을 것이다. “그중 낫다”고 하는 것은 물론 각자의 주관적 판단이겠지만, 문재인 김무성 등 여야의 대표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더 잘한다는 평을 듣지 못하고 있는 걸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안철수 신당은 호남과 서울에서 문재인 구당을 완전히 추월하고 있다.


  • 이건 가히 역사적(?)인 추세라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닐 것이다.
    왜? 그 만큼 정치사상적 의미가 심장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호남 유권자들과 수도권 ‘진보-야(野)’ 유권자들이 드디어
    ‘친노-486 운동권’에 등을 돌렸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건 중대한 민심의 변화요, 시대정신의 변곡점이라 할 만하다.

     오늘의 한국 야당은 DJ(김대중) 민주당 세력과,
    전대협으로 대표되는 386~486~586 체제변혁(變革) 세력의 합작품이었다. 후자가 전자를 숙주(宿主)로 삼아 그 식객(食客)으로
    기생(寄生)하다가 나중에 뼈다귀가 굵어지자
    원래의 주인을 내쫓고 자기들이 주인 행세를 했던 것이다.
    이념상으로는 DJ가 내걸었던 '중도개혁' 주의를,
    386~486~586의 이른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가 엎어치기를 해버린 꼴이었다.
    마치 ‘아라비아 사람과 낙타’의 우화처럼,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내쫓아 버린 모양새였다.

      굴러들어 온 돌들은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 의해 ‘범법’으로 판시(判示)돼 해산당한
    통진당과 한 통속이 돼 ‘정책연대’를 하는 등, 야당을 완전히 ‘체제 타파’ 좌익 정당으로
    변질시키려고까지 했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믿지 않는다”고 했으니,
    그간의 친노-486 패거리가 얼마나 천지분간을 못하고 날뛰었는지 그 정도를 알 만하다.
    그러나 매사 지나치면 안 된다고, 유권자들은 그런 친노-486 야당에 각급선거에서
    번번이 철퇴를 가했다.

      문재인-친노-486은 이런 유권자들의 판단에 한사코 저항했으나,
    호남 유권자들마저 그들을 폐기처분한 데 이르러서야 그들은 더 이상 비빌 언덕을 잃었다.
    1980년대 극단 변혁운동의 종말의 시작이었다.
    원외(院外)에서도 국가공권력을 쇠파이프로 때려 부수려 한 민노총 한상균이
    조계사 신도회원들에 의해 절 밖으로 내쫓기려 하자 팬츠 차림으로 안간힘을 썼다.
    이 역시 1980년대 극단 변혁운동의 추하고도 초라한 종말의 시작이었다.
    한 시대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를 생각하는 국민들은 2016년에 어떤 정치판을 창출해야 할 것인가?

    위의 조선일보 보도는 이에 대한 다수 여론의 대답을 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 대다수가 바라는 것은 자유주의-보수주의 여당과,
    온건 합리의 중도개혁 야당이 주도하는 판세라는 게 그 메시지다.
    극단적 체제변혁 좌익이 대한민국의 제1 야당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마냥 좋아만 하고 있어도 괜찮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국민은 새누리당이 얼마나 무사, 안일, 태평, 나태, 무(無)소신, 무(無)원칙에 빠져 있는지를
    너무나 잘 안다. 새누리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만 봐도 그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를 참작한다면 국민은 새누리당의 물갈이 공천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자칭 타칭 진박(眞朴) 운운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동안 싸움의 현장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 수호를 위해 실천적으로 헌신해 온
    40~50대 역군(役軍)들을 상당수 원내로 들여보내서라도,
    기회주의-웰빙 새누리당을 확실하게 환골탈태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역사는 필연이 아니라 민심의 여망과,
    그 여망에 부응하는 활동가들의 의지와 헌신의 결합이다.
    2016년에 우리 모두 또 한 차례 국민적 성취를 기록할 수 있기 바란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