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선이 분명한 정계로 개편돼야

      양당체제가 다양한 노선들을 다 담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정계는 다당체제로 개편되어야 한다.

  •   ‘친노+운동권’이 우선 중도개혁 외피를 벗어던지고 솔직하게
    “우리는 겉도 안도 좌(左)다”라고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승복할 수 없는 새정련 안의 비좌파 또는 중도개혁파가
    “우리는 거기서 떨어져 나오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이와 병행해서 집권세력도 이제는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대표, 친박, 친이 등이 “우리는 무엇이다”라고 천명해야 한다.
    지금은 집권세력 또는 새누리당의 정체성과 노선이 대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가 없다.

      각파가 그렇게 선언하면 새누리당은 아마도 찢어질 것이다.
    새누리당은 언필칭 우파라고는 하지만
    자유주의·보수주의 철학을 기준으로 모인 ‘동지’들의 결사체가 아니라,
    출세주의자들 가운데 ‘똑똑하다는’ 자들을 ‘윗분’이 발탁해서 뽑아 올린
    개인들의 ‘직장’에 불과하다.
    이들은 그래서 일관된 신념을 견지하고 추구하는 가치집단이 아니라,
    기회주의적이고 대세영합적이며 인기위주의 연기자들에 불과하다.

      따라서 새누리당 상당수는 항상 ‘오른쪽 깜박이를 켠 채 좌회전’을 하는
    알쏭달쏭한 시늉을 한다. 그리고 그런 이중적 자세를 미화하기 위해
    ‘중도실용’이니 ‘따듯한 보수’니 하는 용어들을 곧잘 만들어 쓴다.

    하지만 이 세상에 “나는 냉혈적, 비실용적 보수”라고 할 사람이 어디 있나?
    그냥 보수주의 또는 자유주의라고 하면서 그 테두리 안에서
    도덕적, 인도적으로 ‘착한 시책’들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유승민 아니면 다 ‘냉혈적 보수’인가?

      이래서 새누리당은 더 이상 “좌도 먹고 중도도 먹고 우도 먹겠다”는 식으로 사기치지 말고
    이제는 “우리는 무엇이다”라고 선명하게 내걸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 특히 ‘좌익이 아닌’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할지 말지를 결정할 게 아닌가?
    그럴 경우 새누리당도 분화될 것이고 또 분화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계는 3~4개 노선 정도로 다양화 되어야 한다.
    이건 물론 당장 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급진좌파이면서도 전통야당의 보호막 뒤에 숨는 위장술,
    반대로 새정련 친노파나 중도파로 가야 맞을 사람이 당선가능성 등 편의적 고려에서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사사건건 다르게 행동하는
    위선과 기만은 더 이상 용납돼선 안 될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