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퀠미 박사 "인간의 해골 아냐"어린 아이의 '숨구멍'과 성인의 '큰 어금니' 동시 발견
  • 페루에서 둘레가 50cm(약 20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의 두개골이 발견돼 화제 선상에 올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9일 "페루 고고학 박물관의 레나토 다빌라 리퀠미(Renato Davila Riquelme) 박사팀이 페루 남부의 안다우아이리아스(Andahuaylillas)시에서 미라로 변한 두 구의 유골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놀라운 점은 발견된 두개골의 크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개골의 둘레가 일반 사람보다 다소 큰 50㎝에 달했으며 안구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 발굴에 참여한 현지 인류학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 두개골을 발굴한 레나토 다빌라 리퀠미 박사는 "해당 두개골은 크기도 무척 클 뿐만 아니라 성인과 아이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며 "스페인·러시아 인류학자들과 공동 조사한 결과 인간의 해골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개골의 정수리에는 일반적으로 어린 아기의 정수리 부분에 있는 '숨구멍(fontanelle)'이 발견됐는데, 치열을 살펴본 결과 성인에게서만 존재하는 '큰 어금니' 2개가 발견되는 등, 보통 사람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리퀠미 박사는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종합해보면 이 유골은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인종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우측 안구에서 추출된 DNA를 토대로 보다 정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한편 데일리 메일은 "이번에 발견된 해골이 2008년 제작된 '인디아나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 등장하는 삼각모양의 크리스탈 두개골과 무척 닮았다"고 전하며 해당 두개골이 외계인의 유골일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영화 '인디아나존스'를 통해 유명세를 탄 '크리스탈 해골'은 미국 스미소니언(Smithsonian) 박물관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현대의 보석세공 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길쭉한 두개골 모양은 일부 고대 국가에서 유행한 '편두'의 흔적"이라며 "일반인의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섣불리 외계인설을 들먹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편두'란 인위적으로 어린 아이의 이마를 눌러서 납작하게 만드는 풍습으로 고대 유목민이나 마야, 이집트 등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이마 형태다.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도 "어린 아이가 태어나면 돌로 머리를 눌러 납작하게 만들기 때문에 진한(辰韓) 사람의 머리는 모두 납작(편두)하다"는 대목이 나와, 과거 신라와 가야 지방에서도 편두가 일시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