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분류 ‘레벨 4’로 체르노빌 '레벨 7'보다 훨씬 낮아韓언론, ‘노심용융’ 언급하며 공포감 조성은 '잘못'
  • 日센다이 대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원자로 외벽이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의 3호기에서도 ‘수소 폭발’이 일어났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국내 언론들의 주장대로 ‘체르노빌 사고’처럼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까? 답부터 말하자면 ‘No’다.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고 규모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정한 ‘국제원자력사고척도(INES)’에 따르면 이번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레벨 4’ 수준이다.

    INES는 사고 규모와 범위, 위험성 등을 종합해 0에서부터 8까지 나누고 있다. ‘레벨 0’은 방사능 유출과 관계없는 경미한 실수나 사고로 원자로가 정상 운전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레벨 1’은 기기고장, 조작원의 실수, 운전 절차 문제로 안전운전 요건을 벗어난 비정상적인 상태, ‘레벨 2’는 사고가 확대될 가능성은 없지만 안전계통의 재평가가 필요한 고장이 일어난 상태, ‘레벨 3’은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날 수 있거나 확대될 수 있는 안전계통의 심각한 기능 상실 상태다. 이런 ‘레벨 1’에서부터 ‘레벨 3’까지를 ‘고장’이라고 부른다.   

    ‘레벨 4’부터가 ‘방사능 유출 사고’다. ‘레벨 4’는 일반인이 연간 허용 제한치 정도의 방사능에 피폭될 수 있는, 소량의 방사성 물질 방출사고로 음식물 섭취제한을 권장한다. ‘레벨 5’는 방사능 피폭 대응 비상계획의 부분 시행이 필요한, 제한된 수준의 방사성 물질방출 사고 상황이다. ‘레벨 6’은 방사능 피폭 비상계획의 전면적인 시행이 필요한, 방사성 물질 방출 사고다. ‘레벨 7’은 한 국가를 넘어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피해를 주는, 대량의 방사성 물질 방출 사고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의 외벽폭발 사고는 1980년 프랑스 세인트 라우렌트 원전사고와 같은, ‘레벨 4’에 해당된다. 1957년 영국의 윈드스케일 원전사고와 1978년 미국의 쓰리마일 원전사고가 ‘레벨 5’였고,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노심용융 사고는 ‘레벨 7’에 해당한다.

    후쿠시마 원전 외벽폭발 사고가 ‘체르노빌 사고’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또 있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은 냉각수를 통해 연료봉을 식히는 경수로 형태인 반면 체르노빌 사고는 흑연 감속재를 사용하는 고속 증식로 형태라서 후쿠시마 원전이 더 안전하다. 두 번째 후쿠시마 원전은 현재 바닷물을 이용해 연료봉을 식히고 있는 반면 체르노빌의 경우 ‘공산당 지도부’가 감속 안전장치를 완전히 꺼버리면서 ‘노심용융(멜트다운)’을 막지 않았다. 즉 사고 유형이 다르다. 세 번째는 일본이 세계에서 원전 관리와 재난대책 노하우가 가장 뛰어난 반면 ‘체르노빌 사고’ 당시 소련 당국에게 ‘재난대책’은 ‘따위’였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이 같은 점을 모두 고려해볼 때 현재 국내 언론이 ‘후쿠시마 원전폭발’ ‘후쿠시마 원전 수소폭발’이라고 하는 것은 원전 시설을 잘 모르는 국민들이나 외신을 보는 일본인들에게 '핵폭발'처럼 비춰져 공포심만 조장할 뿐 ‘사실보도’와는 거리가 멀다. ‘후쿠시마 원전 외벽폭발’ ‘후쿠시마 원전 수소가스 폭발’이라고 표현하고, 체르노빌 원전사고와는 다르다고 보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