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위반 혐의 기소된 MC몽 2차공판 이모저모MC몽 진료한 의사들, "경찰수사 부당!" 이구동성
  • 입영 기일을 고의로 연기하고 생니를 발치, 치아저작기능점수를 떨어뜨려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가수 MC몽(31·본명 신동현)의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2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19호 법정에서 형사 5단독 임성철 판사의 심리로 열린 재판은 지난 1차 공판과는 달리 증인 심문이 예상 시간보다 길어지면서 재판장과 배석한 증인들 모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진행됐다.

    6시간 이상 재판이 이뤄진 탓인지 임성철 판사는 5~10분간 휴식을 두 차례나 요청하며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방청객 중 일부가 '숙면'을 취하는 등 지루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 증인 5인 'MC몽의 병역기피 청탁' 부인

    증인들의 진술 내역을 일일이 되짚어 보는 재판장의 심리 진행 탓도 있었지만 검찰이 증거 자료로 제시한 경찰 조사 진술 내역을 증인 대부분이 부인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이를 재차 확인하고 진술 여부를 검토하는 행태가 반복돼 증인 심문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3배 이상 길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5명의 치과 의사들은 "MC몽이 내원할 당시 치아 치료에 대한 문의만 했을 뿐 군입대 문제에 대해선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며 MC몽의 병역기피 청탁 사실이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검사 역시 진술서 내역을 부인하는 증인들이 늘어나자 점차 목소리를 높였고 "증인들의 발언이 수사기관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보이고, 발언 자체에 진실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며 "차후 증인들을 조사했던 조사관들에 대해 증인 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증인들이 일제히 "경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가함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 검찰이 MC몽의 고의 발치 및 병역기피 청탁 혐의를 입증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치과의사 겸 방송인 김형규와 검사의 관련 질의 응답.

    검사 : 당시 신동현이 군면제 기준 등을 물어 본 적이 있나요?

    김형규 : 절대로 없습니다. 경찰에서 자꾸만 군대 문제를 엮는 질문을 던졌지만 그런 말은 신동현으로부터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신동현의 치아 상태를 확인한 후 제가 '이 정도면 공익 정도 될 것 같다'는 말은 한 적이 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을 때도 계속해서 군면제쪽으로만 얘기를 몰고 가 너무 답답했는데요. 30분 정도만 조사 받으면 된다고 했는데 장장 2시간 동안 똑같은 질문만 던졌습니다. '신동현이 군 회피 목적으로 병원에 온 거 아니냐', '군면제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물어본 적은 없느냐'는 등, 비슷한 질문만 계속 던졌습니다. 당시 신동현은 46번과 47번 치아를 꼭 집어서 검사 요청을 한 적도 없고 치아저작기능점수 계산법에 대해서도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봐 달라고 요청했을 뿐입니다.

    검사 : 그런데 증인의 경찰 조사 진술 내역을 보면 피고인이 증인에게 군면제와 관련된 문의를 한 것으로 나오는데요?

    김형규 : 저는 신동현을 치료한 적도 없고 검사한 적도 없는데 2시간 동안 병원 상담실에서 강압적인 분위기 가운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 경찰의 질문과 진술서에 적힌 자신의 발언이 적절하지도 않은데, 이를 수정하지 않은 채 진술서에 서명날인을 했단 말인가요?

    김형규 : 당시 경찰 조사관이 제 답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강압적으로 답변을 유도했습니다. 이런 조사를 처음 받아 무척 당황스러웠는데 수사관이 언성을 높이고 강압적으로 진술 조사를 이끌어 정말 힘들었습니다.

    가수 김윤아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김형규는 이날 공판에서 "개인적으로 신동현을 검사한 적도 없고 아는 치과 의사를 소개시켜줬을 뿐인데 마치 제가 죄를 지은 것처럼 비쳐져서 억울하다"고 말한 뒤 "제가 법정을 나갈때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사진이 찍히는 걸 원치 않는다"며 '증인 보호 신청'을 해 눈길을 끌기도.

    이날 공판에서 4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치과의사 김모 역시 "MC몽이 내원했을 당시 통증이 심하다며 발치해 줄 것을 요구한 적이 있으나 군대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선 신동현이 군대 얘기를 꺼낸 것으로 진술했다'는 검사의 지적에 "경찰의 강압에 못이겨 억지로 서명날인을 했다"며 당시 진술 내역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부인했다.

    검사 : 경찰 조사에선 신동현이 군대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김OO : 군대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웬 조사관이 전투복을 입고 병원에 찾아왔는데 난 조사를 안 받겠다고 병원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간호원이 2차례나 울면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애원해 다시 병원에 들어가 조사를 받고 그 사람이 불러 주는대로 사인을 했습니다. 난 10분 정도 엑스레이 찍고 통증이 있는 부위에 약을 넣어준 것 밖에는 없습니다. 군대 얘기는 듣지도 못했습니다.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치과의사 반OO씨는 다른 치과 의사들이 손대지 않았던 46번 치아와 더불어 47번 치아를 발치한 사실로 관심을 모았는데 "당시 치아 2개를 발치한 것은 치료 목적이지, 환자의 강력한 요구나 청탁에 의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반씨는 "MC몽이 '오른쪽 이빨이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해 해당 부위를 살펴보니 47번은 이미 신경 치료를 받은 뒤라 통증이 적을 것으로 판단, 46번 치아에 주목하게 됐다"며 "검진 결과 해당 치아가 이전에 충치 치료를 받은 흔적을 발견했고 충전물을 제거한 뒤 치근 종지부에 충치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반씨는 "MC몽의 치통 원인이 46번 치아에 있다고 판단, 해당 치아에 대한 진료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경 치료를 받았던 47번 치아를 발치한 이유에 대해서도 반씨는 "47번 치아는 상태를 보니 상당 부분 손상이 진행된 상태에서 신경 치료를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래서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해 발치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