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격 숨기려 살릴 수 있는 병사도 숨지게 했다”2005년 연천 530GP 사망 8명 유족들, 국민재판 호소
  • “국민이 재판장이 되어 구천에서 헤매고 있을 8명의 전사자들의 넋을 풀어 달라.”
    지난 2005년 경기도 연천군 28사단에서 일어난 530GP 사건에 대해 유가족들이 국민심판을 청구하고 나섰다.

  • ▲ 530 GP 사건 유족들이 모든 의문을 정리한 ‘사상 최대 군 의문사 530GP'라는 책을 펴냈다.ⓒ뉴데일리
    ▲ 530 GP 사건 유족들이 모든 의문을 정리한 ‘사상 최대 군 의문사 530GP'라는 책을 펴냈다.ⓒ뉴데일리

    연천 530GP 사건은 2005년 6월 19일 오전 1시 450분경 경기도 연천군 중면 최전방 GP에서 일어났다. 28사단 81연대 수색중대 1소대 소총수 김동민 일병이 수류탄과 K-1 소총으로 44발을 난사해 GP장인 김종명 중위(ROTC 41기)를 포함해 모두 8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고 발표된 사건이다.
    군 당국은 사건 후 수사를 통해 김 일병이 내성적 성격으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고 일부 선임병의 욕설 및 질책 등에 대한 앙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이 “친북정권에 의해 진실이 가려졌다”며 “차단작전 중 북한군의 기습에 의해 희생된 참사”라고 진실 규명을 호소해왔다.
     
    유족들은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결론을 내리면 모든 상황적 정황과 시체에 나 있는 부상부위들이 퍼즐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데, 군이 발표한 내용을 보거나, 군의관이 실시한 시체 검안(검사) 결과를 보면 너무나 많은 자가당착들이 발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 매달렸고, 그 결과 진실이 가려졌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믿음이다.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530GP 사건을 하극상 사건으로 꾸민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유족들은 적으로부터 당한 피해를 부대 내의 하극상 사건으로 조작하기 위해 가장 순진한 김동민 일병을 희생양으로 지정했고, 가장 위험한 최전방을 지키다가 적으로부터 테러를 당해 산화한 8명의 전사자들을 순진무구한 부하 일등병을 괴롭히다 하극상의 보복을 당해 불명예스럽게 죽은 것으로 매도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유족들은 “고이 기른 자식을 국가에 바쳤던 부모들이 동네에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라며 “부모들은 억울하게 짓밟힌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유족들은 “군은 사건 당일 새벽 2시경 전군에 비상을 걸었지만 청와대가 사건 은폐를 지시하면서 군 수사기관들이 급히 GP를 장악, GP에 있던 두 장교 즉 신임 GP장과 관측장교를 밖으로 내보내고, 관측장교실에서 수사관들이 김동민과 함께 3시간에 걸쳐 김동민을 설득하여 희생양으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조작된 시나리오에 따라 현장에 흔적들을 만들고 차단작전지역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을 뒤로한 채 일부 생존 병사와 부상병들이 먼저 GP로 복귀했으나 응급치료만 했어도 생존할 수 있는 부상병을 고의적으로 숨지게 하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3중 철문을 폐쇄하고, 옥상의 외등을 껐으며 시나리오대로 흔적을 만들어내는 동안 차단작전을 나갔던 부상병과 생존병의 GP 접근을 5시간 동안 금지시켜 일부 살 수 있는 병사들까지 과다출혈로 사망케 했다는 것이 유가족들이 믿고 있는 신념이다.

    유족들은 또 “530 GP에서 김동민 일병을 괴롭혔다는 10여 명의 병사들은 처벌을 받아야 함에도 규정된 군복무기간마저 경감시켜 조기 전역을 시켜주고 무더기로 국가유공자 혜택을 준다는 것은 당시 정부가 이들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족들은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은 이 ‘전우’들이 해마다 열리는 사망자 추도식에 단 한 번도,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박영섭(고 박의원 상병 아버지), 전제용(고 전영철 상병 아버지)씨 등은 지난 20일 530 GP 사건의 모든 의문을 정리한 ‘사상 최대 군 의문사 530GP'라는 책을 펴냈다.
    유족들은 “언론조차 관심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530 GP 사건의 모든 자료를 읽고 판단해달라는 마음에서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