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 11월 10일, 이대 ECC관·아트하우스 모모<제57회 칸 국제광고제> 필름·인쇄부문 수상작 상영·전시
  • 수퍼밴드 U2의 리드싱어 보노. 뛰어난 음악 실력 외에도 각종 기부나 자선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승인한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중단 시킨 배후(?) 인물로 지목될 정도로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그렇다면 보노의 이같은 가치관이나 음악적인 영감에 영향을 끼친 인물은 없었을까. 브라질 빌보드 지는 칸 국제광고제에 출품한 광고를 통해 밥 딜런, 데이빗 보위,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루 리드, 그리고 마더 테레사가 지금의 보노를 만든 인물들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보노의 초상화 일부를 크게 확대, 보노의 얼굴을 구성하는 청·적·황·흑색의 화소들이 단순한 색깔이 아닌 각 유명인들의 얼굴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담아낸 것.

  • ▲ 제57회 칸 국제광고제 인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브라질 빌보드 지 광고. ⓒ 뉴데일리
    ▲ 제57회 칸 국제광고제 인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브라질 빌보드 지 광고. ⓒ 뉴데일리

    브라질의 'ALMAPBBDO São Paulo'가 대행·제작한 이 빌보드 지 광고는 인쇄의 원리를 응용, 음악가들의 성격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냄으로써 제57회 칸 국제광고제 인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칸 국제광고제(칸라이온스·Cannes Lions)는 클리오 광고제(Clio Awards), 뉴욕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과 함께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광고축제. 해마다 6월 셋째~넷째 주 전 세계 광고인이 남프랑스의 세계적 휴양지 칸에 모여 수만점의 각종 광고 작품을 출품하고 경연하는 '광고의 올림픽'이다.

    상기한 빌보드 지 광고처럼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은 물론 트위터를 통해 온정을 나누는 나이키의 광고까지 시대적 트랜드와 다양한 기법들을 고루 만나볼 수 있는 칸 국제광고제는 세계 최고의 권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동시에 광고업계의 거물들이 직접 수많은 워크숍과 세미나를 발제하는 초대형 행사로 유명하다.

  • ▲ 지난해 10월 28일 이화여대 잔디광장에서 열린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전야제 전경.  ⓒ뉴데일리
    ▲ 지난해 10월 28일 이화여대 잔디광장에서 열린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전야제 전경. ⓒ뉴데일리

    지난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제57회 칸 국제광고제는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2만4000건이 넘는 작품들이 출품돼 성황을 이뤘다.

    우리나라는 12개 부문에 걸쳐 170개 작품을 출품했는데 ▲PR 부문에서 네이버의 한글캠페인이 은상을, ▲옥외 부문에선 제일기획의 니콘카메라 광고 시리즈가 동상을 수상했다. ▲또한 만 28세 미만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펼쳐진 '영라이언스 필름 경쟁부문'에선 우리나라의 제일기획팀이 1위(금상)에 올랐다.

    칸 광고제에서 수상한 작품은 '칸라이온스 수상작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돌며 순회 전시되는데 국내에선 이화여대가 전시 장소로 선정, 오는 2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이 학교 ECC 다목적홀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전시될 예정이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10일까지는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필름 부문'과 '필름 크래프트' 수상작을 볼 수 있는 상영회가 열린다. 필름 부문 상영회의 러닝타임은 약 90분으로 번역된 자막을 곁들여 광고 70여편이 연속 상영된다.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는 이화여대 ECC 다목적홀에서 인쇄 부문 수상작 전시회가 무료로 열린다(문의 : 02-757-1730 / 363-5333).

    ◆'위든 앤 캐네디', 필름 부문 그랑프리 수상

  • ▲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도요타의 IQ 폰트 광고.  ⓒ 뉴데일리
    ▲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도요타의 IQ 폰트 광고. ⓒ 뉴데일리

    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는 새로운 부문이 다수 추가됐다.

    필름 부문에서 특히 기법이 뛰어난 작품을 선별하는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부문, 자선 및 공공 카테고리에서 뛰어난 작품을 선별하는 '그랑프리 포 굿(Grand Prix for Good)', 크리에이티브 정신을 올바로 살린 독립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한 올해의 '독립대행사 부문'이 신설됐다.

    또한 프로모션 기법에서 두각을 나타낸 작품을 선별하는 기존의 '프로모(Promo)' 부문이 '프로모 & 액티베이션(Promo & Activation)'으로 이름을 바꾸어 심사에서 집행 방식을 중시하게 됐다.

    2010년 필름 부문의 그랑프리는 미국의 'WIEDEN+KENNEDY Portland(위든 앤 캐네디 포틀랜드)'가 제작한 '올드 스파이스(Old Spice)'의 'THE MAN YOUR MAN COULD SMELL LIKE(당신의 남자에게서 날 수 있는 향기가 나는 남자)'가 차지했다.

    올드 스파이스는 수 년 째 매력적이지만 어쩐지 우스운 남성을 모델로 내세워 칸 국제광고제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둬오다 마침내 그랑프리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섹시하지만 재미있고 부담스럽지 않은 남성 모델을 내세워 '섹시한 동시에 재미있는 남편(혹은 남자친구)'를 원하는 여성들의 구매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또한 필름 크래프트 부문에서 은상에 해당하는 실버 라이언을 수상하기도.

  • ▲ 필름 크래프트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인 필립스(PHILIPS)의 '선물(The Gift·좌측사진)'과 필름 부문·필름 크래프트 부문에서 금·은상을 휩쓴 '조니워커(Johnny Walker)'의 '전 세계를 걸은 남자(The Man who walked around the World·우측사진).  ⓒ 뉴데일리
    ▲ 필름 크래프트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인 필립스(PHILIPS)의 '선물(The Gift·좌측사진)'과 필름 부문·필름 크래프트 부문에서 금·은상을 휩쓴 '조니워커(Johnny Walker)'의 '전 세계를 걸은 남자(The Man who walked around the World·우측사진). ⓒ 뉴데일리

    올해 신설된 필름 크래프트 부문의 그랑프리 수상작은 런던 RSA FILMS(알에스에이 필름)가 제작한 필립스(PHILIPS)의 '선물(The Gift)'. 필립스는 작년 필름 부문에 이어 그랑프리 연속 2회 수상이라는 드문 기록을 세우게 됐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인터넷 필름과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인터넷 필름이나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은 직접적인 구매 촉진보다는 장기적인 '소비자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최근 많은 기업들이 채용하고 있다. 인터넷 필름인 '조니워커(Johnny Walker)'의 '전 세계를 걸은 남자(The Man who walked around the World)는 필름 부문에서 금상, 필름 크래프트 부문에서 은상을 받아 주목 받았다.

  • ▲ 옥외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디젤의 청바지 광고.  ⓒ 뉴데일리
    ▲ 옥외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디젤의 청바지 광고. ⓒ 뉴데일리

    ◆빌보드, 인쇄 부문 그랑프리 영예

    빌보드 지는 음악가들의 모습을 확대한 오프셋 인쇄물처럼 표현하는 동시에 그 음악가들의 성격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기법으로 올해 인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대행사는 브라질의 ALMAPBBDO São Paulo.

    옥외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작품은 엉뚱하고 어리석은 짓을 벌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은 디젤의 청바지 광고(대행사 : Anomaly New York). 우리나라에서는 제일기획이 니콘의 광고 시리즈로 동상을 차지했다.

    티타늄과 통합 부문은 최근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고 복합적 캠페인이 중시되면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티타늄 그랑프리는 전 직원들이 트위터를 이용해 고객의 질문에 즉각 대답해주는 '베스트 바이(Best buy)'의 캠페인이 수상했으며, 통합 그랑프리는 자전거 경주도로에 사람들이 트위터 등으로 통해 보낸 암환자 친지들의 기원을 새겨 넣은 나이키의 캠페인에게 돌아갔다. 대행사는 'CRISPIN PORTER + BOGUSKY Boulder(크리스핀 포터 앤 보거스키 보울더)'.

  • ▲ 옥외부문 동상을 수상한 제일기획의 니콘DSLR 카메라 광고.  ⓒ 뉴데일리
    ▲ 옥외부문 동상을 수상한 제일기획의 니콘DSLR 카메라 광고. ⓒ 뉴데일리

    ◆NHN, PR 부문 은상… 국내 '영 라이언즈' 팀 금상 수상

    한편 우리나라의 NHN은 대행한 네이버의 '한글 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이 PR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PR 부문은 올해로 도입한 지 2년이 된 신설 부문이다.

    디자인 부문에서는 뛰어난 회전력을 자랑하기 위해 직접 소형자동차로 글자를 그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폰트를 디자인·보급한 도요타의 IQ 폰트(대행사 : HAPPINESS BRUSSELS·해피니스 브루셀즈), 미디어 부문에서는 일반인들이 사진 릴레이에 참여하게 한 캐논의 EOS 포토체인 캠페인(대행사 : LEO BURNETT SYDNEY·레오 버넷 시드니)이 각각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 ▲ PR부문 은상을 획득한 네이버 캠페인 광고.  ⓒ 뉴데일리
    ▲ PR부문 은상을 획득한 네이버 캠페인 광고. ⓒ 뉴데일리
     
  • ▲ '프로모 & 액티베이션' 부문과 PR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게토레이의 '리플레이(Replay)'.  ⓒ 뉴데일리
    ▲ '프로모 & 액티베이션' 부문과 PR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게토레이의 '리플레이(Replay)'. ⓒ 뉴데일리

    또한 수십 년 전 동점으로 끝났던 유명한 풋볼 시합을 당시 선수들을 다시 불러 모아 재경기를 함으로써 놀라운 매체 커버리지를 달성한 게토레이의 '리플레이(Replay)' 캠페인(대행사 : TBWA\CHIAT\DAY Los Angeles)은 '프로모 & 액티베이션' 부문과 PR 부문에서 동시에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사이버 부문 그랑프리는 DDB STOCKHOLM(디디비 스톡홀름)이 대행한 폭스바겐의 '재미 이론(Fun Theory)'이 차지.

    올해는 특히 우리나라의 영 라이언즈 팀(이성하, 김진형 - 제일기획)이 필름 부문에서 각국 대표들을 물리치고 1등에 해당하는 금상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영 라이언즈 경연대회는 각국의 젊은이들이 대표로 참가, 광고제 기간 동안 제한된 시간 안에 작품을 제작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