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언론장악에 맞서 싸울 것"
  •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이종현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연일 MBC 비판 입장을 내놓고 있다. 23일 전북을 방문해 호남민심을 공략하는 와중에서도 MBC를 비난하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문 전 대표 캠프는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MBC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향해 국민이 원하는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가"라며 "'공영방송' MBC의 전파 사유화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맹공을 가했다.

    이날 MBC가 메인뉴스에서 "문 전 대표가 언론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한 재반격인 셈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최소한의 반론도 없이 특정 정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비난성 보도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재인 '전파'를 사유화해 스스로 권력이 된 MBC가 '공영방송 흔들기'라고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캠프는 또 "MBC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권력을 향해 국민이 원하는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가. MBC는 '유력 주자'라고 비판한 문 후보에게 따져 물은 것처럼 권력자에게도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해본 적이 있느냐"고 거듭 비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이날 호남을 방문해 오는 25~26일 시작되는 호남 지역 ARS 투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호남 지역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의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도 이날 전북 전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소재 탄소산업·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등 3대 신산업 집중 육성, 미래성장동력 육성 등의 전북공약을 발표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로 조기에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싶다"고 주장하며 MBC 비판 논평을 내는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전 대표가 의도적으로 공영방송 때리기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가 MBC를 언론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하며 공영방송과 대립각을 세우는 게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얘기다. 총대를 메고 적폐세력과 맞서싸우고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피아 구분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 효과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전 대표가 공영방송 비판 이슈를 주도하며 '전두환 표창' 발언 등의 각종 논란 국면도 전환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당분간 'MBC 때리기' 발언을 이어가며 언론 개혁 이슈를 주도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언론 장악 시도를 규탄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조짐이 엿보인다는 점은 문 전 대표로서는 부담이다.  

    이날 KBS공영노조는 "이처럼 편협 되고 초법적인 발상으로 위험한 언론관을 드러낸 문 전 대표가 과연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의문스럽다"며 "참여정부시절, 언론사 기자실을 폐쇄하며 언론에 '대못'을 박은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문 전 대표가 적폐를 내세우며 언론사를 장악하려 한다면 우리는 MBC 사원들과도 연대해 '언론탄압 정치인' 문 후보와 과감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당 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으로 활동했던 노무현 정권시절 기자실에 대못을 박고 언론을 편 가르며 노골적인 친노 어용방송을 만들었던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방송장악 시도가 또다시 현실화 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