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 ‘처형’ 비난 ‘인권단체’·종교단체 향해 “나라가 이 지경인 것 알아야” 반박
  • ▲ 지난 5월 '타임'지 아시아판 커버 모델이 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그는 "우리 국민들이 살아서 낙원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내가 죽어서 지옥불에 구워지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ANC 뉴스 관련보도 유튜브 채널 화면캡쳐
    ▲ 지난 5월 '타임'지 아시아판 커버 모델이 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그는 "우리 국민들이 살아서 낙원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내가 죽어서 지옥불에 구워지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ANC 뉴스 관련보도 유튜브 채널 화면캡쳐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서 ‘징벌자’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그의 지지율이 90%를 넘어섰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 비결은 바로 마약사범을 필두로 한 ‘강력 범죄자’에 대한 잔혹한 응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시작된 ‘마약사범 사냥’을 통해 석달 사이에 1,000여 명이 처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의 ‘인권단체’와 가톨릭 단체들은 두테르테를 비난하고 있지만, 그의 정책은 당장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15일 현지 언론을 인용, “필리핀 정부가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범죄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자평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정부 발표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7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범죄는 5만 817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8% 감소했으며, 특히 살인·강간·강도·절도 등 강력 범죄는 1만 1,800여 건으로 31%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7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지 마약범죄 용의자 592명이 경찰 단속 과정에서 현장사살 됐고, 8,332명이 검거됐으며, 마약범죄 용의자 55만 4,243명이 당국에 자수했다고 한다.

    이 같은 ‘두테르테 효과’에 대해 마틴 안타나르 필리핀 대통령궁 공보실장은 “범죄 소탕을 위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책은 단순한 선거공약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시드로 라페냐 필리핀 마약단속국장은 “자수한 마약사범들이 향후 6개월 동안 마약 투약을 중단하면, 1,645kg의 마약 수요가 줄어들고, 마약 조직들 수입 또한 82억 2,000만 페소(한화 약 1,950억 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 정책이 이처럼 단기간 내에 큰 효과를 거두면서, 지난 25년 동안 범죄에 시달려 왔던 필리핀 국민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난하며 “초법적 단속을 중단하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와 필리핀 대학생 단체,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의 국제인권단체, 가톨릭 단체 등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를 수도 마닐라 일대에서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력 범죄자라 하더라도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인권을 존중받고, 사법당국은 법적 절차에 따라 범죄 용의자를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이런 주장을 단 한 문장으로 반박했다.

    “필리핀 국민들 모두가 지금 우리나라가 어떤 꼴인지 깨닫는 게 무척 중요하다. 국민들이 그것을 알게 하는 게 내 임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8월 6일 마약조직 및 범죄조직과 결탁한 부패 공무원과 부패 경찰 150여 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에 대한 경호, 무기소지 허가 철회 등을 발표하면서 “인권? 그건 내 알바 아니다. 중요한 건 국민들 안전”이라고 말할 때 함께 했던 말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공무원마저 마약 조직범죄에 연루되니까 국민 가운데 60만 명에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범죄조직과 연루된 공무원, 경찰 등이 나라를 망가뜨리는 반역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이들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의 ‘초법적 범죄조직 소탕’에 세계의 소위 ‘인권단체들’은 맹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일부 나라에서는 자국 정치인보다 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한국에도 두테르테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계속 많이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를 지지하는 의견이 나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사회도 필리핀처럼 범죄자, 가해자들의 인권과 권리만 보호받을 뿐 피해자의 인권과 권리는 아예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