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표창, 51년 고지전투 참여한 89세 이순득 씨
  • ▲ 병무청은 2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가진 가운데 이날 수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병무청은 2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가진 가운데 이날 수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모두 3대가 충실하게 병역을 마친 가문을 시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상은 고지전투에 참여해 심각한 부상을 입고도 군에 남고자한 이순득씨(89)가 차지했다. 이씨를 포함한 2대, 3대 자손 16명은 총 596개월동안 군복무를 마쳤다. 

    병무청은 2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선정된 병역명문가는 3,431 가문이며 총 16,885명이 해당한다. 올해는 전국에서 총 560 가문이 선정됐고 총 20 가문이 대통령 표창 등을 받는다.

    '병역명문가'란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 3대인 본인과 형제 등이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가문을 뜻한다. 가족 중 군인이 아닌 신분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거나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한 사람도 포함된다. 3대에 남성이 없는 경우에는 여성 1명 이상이 현역으로 복무를 마친 경우 병역명문가에 해당한다.

    최근 병무청에서는 고위공직자 자녀의 병역기피를 단속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병역기피자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병역기피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가족 모두가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가족을 시상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병역명문가 선정기준은 병역이행 총 가족 수, 병 의무 복무자 수, 총 복무기간 등이다. 지난 3월 1일부터 교수 등 외부인사로 구성된 표창심사심의위원회에서 병역명문가와 표창 수상자를 선정했다.

  • ▲ 2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순득씨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2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순득씨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대통령 표창)은 이순득(89세) 씨가 수상했다. 금상(국무총리 표창)은 이준상(74세) 씨, 김정기(59세) 씨 가문 등 총 20가문이 표창을 수여받았다.

    대상을 받은 이순득씨는 1951년 2월 횡성고지 전투에 참가했다. 당시 중공군의 공세로 팔과 좌측 다리에 관통상을 입었다고 한다. 심각한 부상에도 수차례 의병전역을 거부하며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자 했다. 이후 상부의 특명으로 어쩔 수 없이 전역할 수 밖에 없었다.

    이순득 씨의 후손인 2대 이재석씨를 포함한 6명과 3대 9명까지 총 16명이 596개월 동안 복무해 대상을 차지했다.

    금상에는 이준상(74세), 김정기(59세) 씨의 두 가문이 선정됐다. 이준상(74세) 씨 가문은 1대 고(故) 이인하씨가 군법무관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 전역 후에는 어려운 사람에게 무료 변론을 하는 변호사로서 활동했다. 2대 이준상 씨는 군의관으로 월남전 참전 후 교수로 38년 간 후학을 양성해 사회지도층으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가문이다.

    또다른 금상 수상자인 김정기(59세) 씨 가문은 1대 고(故) 김교붕 씨 등 총 12명의 가족이 현역으로 307개월 복무했다. 1대 김교붕 씨는 외아들임에도 스스로 자원입대 하는 등 사회의 본보기가 됐다.

    병역명문가 시상식은 3대 모두가 명예롭게 병역을 마친 가문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으로 매년 시행하고 있다.

  •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13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병역을 충실히 이행한 사람이 존경 받는데 이 시상식이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를 지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다한 병역명문가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군악대의 모듬북 공연과 과천시립 소년소녀합창단 퍼포먼스, 팝페라 혼성 6인조 축하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