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일손부족 이중고 시달리는 산업현장 고려? 아무래도 아쉬워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으로 조선족 이민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으로 조선족 이민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 등 산적한 현안을 앞에 두고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김 대표가 난데없는 '무리수'를 두자 여당이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29일 저출산 대책특별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 "우리는 이민을 통한 문화 쇼크를 줄일 좋은 길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초저출산은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고 가장 우선돼야 할 정책"이라며 " 정부에서 10여 년 동안 무려 8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현재 1.21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온 일본도 최저 출산율이 1.28인데 한국은 아직 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조선족' 발언은 단순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고임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시장까지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조선족으로 메꾸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그의 '조선족' 발언은 아무래도 아쉽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여야 모두 저출산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으로 '결혼하기 좋고 아이 낳기 좋은 환경 조성'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이 들어온다고 해서 결혼하기 좋은 환경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이제는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저출산 극복대책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라며 "무엇보다 자녀의 성장주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출산 친화적 사회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획기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조선족 이민' 대안과는 결이 다른 발언인 셈이다. 

    게다가 다른나라라면 모르겠으되, 우리나라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발언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그의 발언은 야당엔 좋은 먹잇감이 됐다. '조선족' 발언에 야당은 강한 반발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확인하는 것 같아 기가 막히다"며 "김 대표의 주장은 저출산 대책이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저출산 대책의 기본"이라며 "청년세대가 포기한 희망을 다시 키울 수 있도록 주거대책, 일자리대책, 보육 및 교육대책을 바로잡는 것이 저출산 대책의 방향"이라고 일갈했다.

    더민주 여성위원장인 서영교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서영교 의원은 "여성에 대한 비하이자 우리 국민에 대한 비하"라면서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는 이에 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다분히 김무성 대표를 겨냥하고 있지만, 발언을 종합해보면 원유철 원내대표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은 문제인식과 대안제시를 하고 있다. 결국, 여야 모두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 지점은 같은데 엉뚱하게도 '조선족'에서 논쟁의 불이 붙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새누리당에서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저출산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에 대해서 다 설명했는데, 이와 무관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며 "두 달간의 특위 활동의 결과물을 깎아 먹는 결과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